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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설명

제목
[궁궐의 현판과 주련-창덕궁_주합루 권역 2]
등록일
2010-10-11
주관부서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3643







8-h-5 서향각書香閣

 

위치와 연혁 : 주합루 서쪽에 동향(東向)한 건물이다. 주합루나 봉모당에 봉안된 임금의 초상화·글·글씨 등을 포쇄(曝?), 즉 햇볕에 말리던 곳이다. 매년 4개월에 한 번씩 포쇄하여 봉모당에 안치하였다.

 

뜻풀이 : ‘서향(書香)’은 ‘책의 향기’라는 뜻이다. 책에서 나는 고유의 냄새를 향기라고 미화한 것이다. 서책을 말리던 곳이기 때문에 ‘책의 향기가 있는 집’이라는 뜻으로 ‘서향각’이라고 하였다.



 

제작 정보 : 편액은 정조 때의 명필로 알려진 조윤형(曺允亨, 1725~1799년) 1)의 글씨이다.






8-j-5 서향각書香閣의 편액

 

위치와 연혁 : 만천명월주인옹자서(萬川明月主人翁自序)는 정조가 1798(무오)년 자신의 호를 ‘만천명월주인옹(萬川明月主人翁)’이라 정하고 그 내력을 서문형식으로 지은 것이다. 이듬해 11월 정범조(丁範祖, 1723~1801년), 성대중(成大中, 1732~1812년) 등 조신(朝臣) 수십 사람에게 각각 글씨를 쓰게 하고, 궁중의 각처에 걸어 달(임금)이 모든 시냇물(신하)에 비추는 이치를 실제 구현해 보려고 하였다.<원전 1> 당시에 걸었던 현판은 대부분 54행으로 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대부분 없어지고 현재는 존덕정(尊德亭)과 서향각 안에 하나씩 걸려 있다. 똑같은 글이므로 존덕정에서는 생략하고 여기에서만 다룬다.



 

뜻풀이 : 어제 「만천명월의 주인이 스스로 지은 글」
온 시냇물에 비친 밝은 달의 주인 노인이 말한다.
태극(太極)이 있고 나서 음양(陰陽)이 있으므로 복희씨(伏羲氏)의 점사는 음양으로써 이치를 밝혔고, 음양이 있고 나서 오행(五行)이 있으므로 우 임금의 홍범은 오행으로써 치도(治道)를 밝혀 놓았다.

물과 달의 형상을 보고서 태극, 음양, 오행의 이치와 꼭 같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달은 하나인데 물의 종류는 일만 가지가 된다. 물이 달빛을 받으면 앞 시내에도 달이요, 뒤 시내에도 달이 있게 되니, 달의 개수는 시내의 수와 같아 시내가 만 개라면 달도 역시 만 개가 된다. 그러나 하늘에 있는 달은 본디 하나일 뿐이다.

천지(天地)의 도는 바르게 보여 주는 것이고, 일월(日月)의 도는 바르게 밝은것이다. 만물이 서로 보는 것은 남방의 괘이므로, 남면(南面)을 하여 정치를 듣고 밝음을 향하여 다스리니, 내가 이렇게 함으로써 세상을 다스릴 좋은 계책을 얻은 바가 있었다.

그리하여 무(武)를 숭상하던 분위기를 문화적인 것으로 바꾸고, 관부(官府)를 뜰이나 거리처럼 환하게 하였으며, 현자(賢者)는 높이고 척신(戚臣)은 낮추며,환관(宦官)과 궁첩(宮妾)은 멀리하고 어진 사대부를 가까이 하였다. 세상에서 이른바 사대부(士大夫)라는 이들이 반드시 사람마다 어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흑백(黑白)을 어지럽히고 남북(南北)을 뒤집는 심부름꾼이나 마부의 무리들과 똑같이 보아선 안 될 것이다.

내가 많은 사람을 겪어 보았는데 아침에 들어왔다 저녁에 나가고, 무리 지어 따르며 드나드는 중에, 생김새와 얼굴빛이 다르고 눈과 마음이 제각기 다르다. 트인 자가 있으면 막힌 자도 있고, 강한 자와 유약한 자, 바보 같은 자와 어리석은 자, 좁은 자와 얄팍한 자, 용맹한 자와 비겁한 자, 밝은 자와 약은 자, 진취적인 자와 굳세고 깨끗한 자, 모난 자와 원만한 자, 트이고 통달한 자, 간결하면서중후한 자, 말이 어눌한 자, 말재주가 좋은 자, 준엄하고 뻣뻣한 자, 바깥으로만도는 자, 명예를 좋아하는 자, 실제에 힘쓰는 자 등등 종류별로 나누어 보면 수백수천 가지가 된다.

내가 처음에는 그들 모두를 내 마음으로 미루어 헤아려 보고, 나의 뜻으로 믿어도 보고, 풍운(風雲: 밝은 임금과 어진 신하의 비유)의 즈음에 지휘하기도 하고,노비(爐?: 용광로와 풀무) 속에서 단련시켜 보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을 인도하여 일으키고, 떨치어 일어나게 하며, 깨우쳐 바로잡고, 휘어서 다듬으며,바르고 곧게 하였다. 이것은 마치 맹주(盟主)가 규장(珪璋) 2)으로 제후(諸侯)들을 회합하여, 수응(酬應)하며 오르고 내리는 예절에 지치는 것과 같았는데, 이또한 20여 년이 되었다.


 

요즈음 다행히도 달과 물속의 달의 관계가 태극, 음양, 오행의 이치와 꼭 같음을 깨닫게 되었고, 또 사람을 그 사람의 능력에 따라 활용하는 방법에도 터득한바가 있었다. 그리하여 대들보와 기둥은 용도에 따라 쓰고, 오리와 학은 제 성품대로 살게 하고, 사물은 각기 사물의 이치대로 맡기고, 사물이 다가오면 그에따라 순리로 응하였다. 이에 그 단점은 버리고 장점을 취하며, 그 선한 것은 드러내고 나쁜 것은 숨겨 주고, 그 착한 사람에겐 자리를 주고 착하지 못한 사람은 물리치며, 그 그릇이 큰 자는 진출시키고 협소한 자는 포용해 주었으며, 그뜻을 숭상하고 그 기예를 뒤로 하여 그 양단(兩端)을 잡고 거기에서 중(中)을 취하였다. 그리하여 하늘에 구천(九天)의 문이 열려 툭 트이고 훤하듯이 하여 어느 누구라도 머리를 들어 시원스레 볼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런 후에 트인 자는 크고도 주밀하게 대하고, 막힌 자는 여유와 너그러움으로 대하며, 강한 자는 부드러움으로, 유약한 자는 강함으로, 어리석은 자는 밝음으로, 어리숙한 자는 조리로, 소견이 좁은 자는 텅비고 넓음으로, 얄팍한 자는 깊고 침착함으로 대한다. 용감한 자에게는 방패와 도끼의 춤을 쓰고, 겁 많은 자에게는 창과 갑옷의 위용을 쓰며, 총명한 자는 심원(深遠)함으로, 교활한 자는 강직함으로 대한다. 술로 취하게 하는 것은 진취적인 자[狂]를 대하는 방법이고, 좋은 술을 마시게 함은 고집스러운 자[?]를 대하는 방법이며, 둥근 수레바퀴는 모난 자를 대하는 방법이고, 모난 옥돌은 원만한 자를 대하는 방법이다. 트이어 활달한 자에게는 나의 깊숙한 구석을 보여 주고, 대범하고 묵중한 자에게는 나의 온화한 방울 소리를 들려 주며, 말에 어눌한 자는 행동에 민첩하도록 경계시키고, 말재주에 능한 자는 숨겨 간직하도록 깨우쳐 준다. 깐깐하고 뻣뻣한 자는 산과 늪처럼 깊은 덕으로 포용하고, 멀리 외따로 도는 자는 이불과 장막으로 안정시키며, 명예를 좋아하는 자는 내실에 힘쓰도록 권유하고, 실속에 힘쓰는 자는 달관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

이는 마치 중니(仲尼: 공자)의 제자가 3천 명이었으되 물으면 메아리처럼 답하고,봄철의 조화를 맡은 조물주가 모든 생물을 낳되 놓는대로 생겨나는 것과 같다.

착한 말을 듣고 착한 덕행을 봄에 이르러서는 강하(江河)를 터놓은 듯하였던 순임금 3)처럼 하고, 밝은 덕으로 백성을 교화화기를 생각함에 있어서는 서방을 다스린 문왕(文王) 4)처럼 한다. 한 치의 장점도 남에게 양보하지 않으니, 만 가지 좋은 일이 모두 나에게 돌아온다. 사물마다 다 태극이 있으니 그 본성을 거스르지 말고, 그 본성을 보존하여 모두 내 소유가 되게 한다. 태극으로부터 미루어 나가면 나뉘어 만 가지 사물이 되고, 만 가지 사물로부터 추구해 오면 도리어 한 가지 이치로 돌아온다.

태극이란 상수(象數)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그 이치는 이미 갖추어져 있음을 일컫는 것이고, 그 형기(形器)가 이미 나타나 있으나 그 이치가 아직 조짐이 없음을 가리킨다. 태극이 양의(兩儀)를 낳음에는 태극은 본디 태극이고, 양의가 사상(四象)을 낳음에는 양의가 태극이 되고, 사상이 팔괘(八卦)를 낳음에는 사상이 태극이 된다.

사상 위에 각각 1획(?)이 생겨나 다섯 획이 되고, 획에는 기우(奇偶: 홀수 짝수)가 있어 그것이 곱해져 24번에 이르면 1천 6백 77만여 개에 달하는데, 그것은 모두 36분(分)과 64승(乘)에 근본한 것으로, 그 수는 우리 백성의 수에 맞먹는다. 그러므로 거기에 경계를 지어 국한하지 말고, 멀고 가까움을 따지지 말아 총괄하여 나의 아량과 분수 안에 돌아오게 하고 거기에 바른 표준을 세운다. 그 표준에 의거하여 왕도(王道)를 행하며, 그것을 떳떳한 길과 바른 교훈으로 삼아 모든 백성들에게 골고루 시행하면 오사(五事)의 덕에 대한 감응으로 오복(五福)이 두루 갖추어질 것이다. 네 안색을 편안하게 하고 내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어찌 참으로 깊고 원대하지 않겠는가?

공자께서 『주역』의 「계사전(繫辭傳)」을 지으면서 맨 머리에 태극의 이치를 들어 후인을 가르쳤고, 또 『춘추』를 지어 드디어 대일통(大一統) 5)의 뜻을 밝히니, 구주(九州)의 모든 나라가 한 왕(王)에 통속되고 백 갈래 천 갈래의 물이 한바다로 돌아가고, 천 가지 만 가지 아름다운 것들이 하나의 태극에 모였다. 땅은 하늘 가운데 있으면서 한계가 있으나, 하늘은 땅의 바깥까지 포괄하면서 끝이 없다. 공중을 나는 날짐승과 냇물에 사는 물고기, 꿈틀거리는 벌레, 앎이 없는 초목에 있어서도 또한 각각 영췌(榮悴: 왕성하고 시듦)가 있어서 서로 업신 여기거나 침탈할 수 없다. 그리하여 그 큰 것을 말하면 천하로도 능히 실을 수없고, 그 작은 것을 말하면 천하가 능히 더 쪼갤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참찬위육(參贊位育) 6)의 일이면서 성인이 능히 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내가 바라는 바는 성인을 배우는 것이다. 물에 있는 달에 비유하면 달은 본디 밝은 것이지만, 그것이 아래로 환히 비칠 때에는 물을 얻어서 그 빛을 발한다. 용문(龍門)의 물은 넓고 빠르며, 안탕(雁宕)의 물은 맑고 여울지며, 염계(濂溪)의물은 검으면서 푸르고, 무이(武夷)의 물은 콸콸 소리내며 흐르고, 양자강의 물은 차갑고, 탕천(湯泉)의 물은 따뜻하다. 강물은 바닷물로 인해 짜고, 경수(涇水)는 위수(渭水) 때문에 흐려진다.

달이 와서 비침도 각기 그 형태에 따라서 달라진다. 물이 흐르면 달도 함께 흐르고, 물이 멎으면 달도 함께 멎고, 물이 거슬러 올라가면 달도 함께 거슬러 올라가고, 물이 소용돌이치면 달도 함께 소용돌이친다. 그 물의 큰 근본을 총괄하여 말한다면 달의 정기(精氣)이다. 그래서 나는 물이 세상 사람들이라면 비추어서 나타내는 것은 사람의 형상이며, 달이 태극이고 태극이 바로 나임을 알았다. 이것이 바로 옛사람이 일만 냇물의 밝은 달빛[萬川明月]으로써 비유하여 태극의 신묘한 작용의 뜻을 붙인 것이 아니겠는가?


 

달이 비출 수 있는 데는 반드시 비춘다하여 혹시라도 태극의 영역을 엿보아 헤아리려는 자가 있다면, 나는 또 그것이 부질없이 수고롭기만 하고 도움이 되지않으니 물속에 있는 달을 건지려하는 것과 다르지 않음을 안다.

드디어 한가로이 거처하는 처소에 ‘만천명월주인옹’이라고 써서 걸고 스스로 호를 삼는다.

때는 무오년(1798, 정조22년) 12월 3일.


 

원문: 「御製 萬川明月主人翁自序」

萬川明月主人翁曰, 有太極而後有陰陽, 故羲繇以陰陽而明理, 有陰陽而後有五行, 故禹範以五行而?治. 觀乎水與月之象, 而悟契於太極陰陽五行之理焉. 月一也, 水之類萬也. 以水而受月, 前川月也, 後川亦月也, 月之數與川同, 川之有萬, 月亦如之. 若其在天之月, 則固一而已矣. 夫天地之道, 貞觀也,日月之道, 貞明也. 萬物相見, 南方之卦也, 南面而聽, 嚮明而治, 予因以有得於馭世之長策. 革車變爲冠裳, 城府洞如庭衢, 而右賢而左戚, 遠宦官宮妾, 而近賢士大夫. 世所稱士大夫者, 雖未必人人皆賢,其與便嬖僕御之伍, 幻?晳而倒南北者, 不可以比而同之. 予之所閱人者多矣, 朝而入, 暮而出, ??逐逐, 若去若來, 形與色異, 目與心殊, 通者塞者, ?者柔者, 癡者愚者, 狹者淺者, 勇者怯者, 明者?者, 狂者?者, 方者圓者, 疏以達者, 簡以重者, ?於言者, 巧於給者, ?而亢者, 遠而外者, 好名者, 務實者, 區分類別, 千百其種. 始予推之以吾心, 信之以吾意, 指顧於風雲之際, 陶鎔於爐?之中, 倡以起之, 振以作之, 規以正之, 矯以錯之, 匡之直之, 有若盟主珪璋以會諸侯, 而疲於應酬登降之節者, 且二十有餘年耳. 近幸悟契於太極陰陽五行之理, 而又有貫穿於人其人之術, ?楹備於用, 鳧鶴遂其生, 物各付物, 物來順應, 而於是乎棄其短而取其長, 揚其善而庇其惡, 宅其臧而殿其否, 進其大而容其小,尙其志而後其藝, 執其兩端而用其中焉. 天開九?, 廓如豁如, 使人人者, 皆有以仰首而快覩. 然後洪放密察以待通者, 優游寬假以待塞者, 柔以待?者, ?以待柔者, 明亮以待癡者, 辯博以待愚者, 虛曠以待狹者, 深?以待淺者, 干戚之舞以待勇者, 戈甲之容以待怯者, 沕沕以待明者, 侃侃以待?者, 醉之以酒, 所以待狂者也, 飮之以醇, 所以待?者也, 車輪所以待乎方者也, 圭角所以待乎圓者也, 疏以達者, 示我堂奧, 簡以重者, 奏我和?, ?於言者, 戒以敏行, 巧於給者, ?以退藏, ?而亢者, 包之以山藪, 遠而外者, 奠之以??, 好名者, 勸以務實, 務實者, 勸以達識. 如仲尼之徒三千, 而?之則響, 春工之化?生, 而著之則成, 以至聞言見行, 則大舜之沛然若決江河也, 予懷明德, 則文王之照臨于西土也. 寸長不讓於人, 萬善都歸於我, 物物太極, 罔?其性, 性性存存, 皆爲我有. 自太極而推往, 則分而爲萬物, 自萬物而究來, 則還復爲一理. 太極者, 象數未形, 而其理已具之稱, 形器已具, 而其理无?之目. 太極生兩儀, 則太極固太極也, 兩儀生四象, 則兩儀爲太極, 四象生八卦, 則四象爲太極. 四象之上, 各生一?, 至于五?, ?而有奇偶, 累至二十有四, 則爲一千六百七十有七萬餘?, 一皆本之於三十六分六十四乘, 而可以當吾蒼生之數矣. 不以界限, 不以遐邇, 攬而歸之於雅量己分之內, 而建其有極. 會極歸極, 王道是遵, 是?是訓, 用敷錫厥庶民, 而肅乂哲謀之應, 五福備具, 而康而色, 予則受之,豈不誠淵乎遠哉. 夫子著易繫, 首揭太極, 以詔來人, 又作春秋, 而遂明大一統之義, 九州萬國, 統於一王, 千流百派, 歸於一海, 千紫萬紅, 合於一太極. 地處天中而有限, 天包地外而無窮, 飛者之於空也,潛者之於川也, 蠢動之自?也, 草木之無知也, 亦各榮悴, 不相凌奪. 語其大則天下莫能載, 語其小則天下莫能破, 是蓋參贊位育之功, 爲聖人之能事也. 予所願者, 學聖人也, 譬諸在水之月, 月固天然而明也, 及夫赫然而臨下, 得之水而放之光也. 龍門之水洪而?, ?宕之水淸而?, 濂溪之水紺而碧, 武夷之水?而?, 揚子之水寒, 湯泉之水溫, 河以海鹹, 涇以渭濁, 而月之來照, 各隨其形. 水之流者, 月與之流, 水之渟者, 月與之渟, 水之溯者, 月與之溯, 水之?者, 月與之?, 摠其水之大本, 則月之精也. 吾知其水者, 世之人也, 照而著之者, 人之象也, 月者太極也, 太極者吾也. 是豈非昔人所以喩之以萬川之明月, 而寓之以太極之神用者耶. 以其容光之必照, 而?有窺測乎太極之圈者, 吾又知其徒勞而無益, 不以異於水中之撈月也. 遂書諸燕居之所曰萬川明月主人翁以自號. 時戊午十有二月之哉生明.






8-h-6 친잠권민親蠶勸民

 

위치와 연혁 : 서향각의 안쪽에 걸려 있는 현판이다. 1777(정조 1)년에 양잠소를 설치하여 왕비가 아녀자들의 모범이 되고자 누에를 쳤기 때문에 붙인 것이다.

이 때는 상시적 기능은 아니었던 듯하다. 일반적으로 1911년에 총독부가 서향각을 누에 치는 양잠소로 만들어서 그 기능이 변질되었다고 알려져 있지만, 편액에 걸린 내용을 보면 융희 3년 기유년 첫 여름부터라고 되어 있으므로 1909년부터 본격적인 양잠 기능을 하였다고 보인다.


 

뜻풀이 : ‘친잠권민(親蠶勸民)’은 ‘친히 누에를 쳐서 백성들을 권장한다’는 뜻이다.


                   

 

제작 정보 : 현판 글씨는 순정효황후가 쓴 것으로 전한다.






8-h-7 어친잠실御親蠶室
 

                         


위치와 연혁 :
서향각의 앞면 오른쪽 기둥에 세로로 걸려 있는 현판이다.

 

뜻풀이 : ‘어친잠실(御親蠶室)’은 ‘왕족이 친히 누에를 치는 방’이라는 뜻이다. 왕족은 정황으로 보아 왕비를 가리킨다.

 

제작 정보 : 현판의 재질이나 서체로 보아 옛날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고 현대에 안내판 형식으로 붙인 듯하다.






8-h-8 희우정喜雨亭

 

 

위치와 연혁 : 서향각 북쪽의 작은 정자이다. 1645(인조 23)년에 건립할 당시는 취향정(醉香亭)이라고 하는 초당이었으나 1690(숙종 16)년 여름에 오래도록 가뭄이 들어 대신을 보내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는데 바로 비가 내려서 숙종이 이를 기뻐한 나머지 지붕을 기와로 바꾸고 이름도 희우정으로 고쳤다.<원전 2>

이 곳 희우정에서 부용지의 연꽃을 감상하는 ‘희우상련(喜雨賞蓮)’은 상림십경 중의 하나이다.



 

뜻풀이 : ‘희우(喜雨)’는 ‘기쁜 비가 내렸다’는 뜻이다. 자세한 내용은 성정각 권역의 5-h-3 희우루를 참조.






8-h-9 제월광풍관霽月光風觀

 

위치와 연혁 : 주합루 동북쪽 언덕 위에 있는 정자이다. 이 건물의 본 이름은 ‘천석정(千石亭)’이며 ‘제월광풍관’은 건물 누각에 건 현판이다. 제월광풍관은 학자들이 독서를 즐기던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순조의 아들인 효명세자가 학문을 연마하던 장소이기도 하다.


 

뜻풀이 : ‘제월광풍(霽月光風)’은 ‘비 갠 뒤의 밝은 달빛과 맑은 바람’이라는 뜻으로 흔히 ‘광풍제월(光風霽月)’이라고 더 많이 일컬어진다. 이는 마음결이 명쾌하고 집착이 없으며 시원하고 깨끗한 인품을 형용하는 말로도 쓰이는데 북송(北宋)의 유명한 문인이자 서가(書家)인 황정견(黃庭堅, 1045~1105년) 7)이 성리학자인 염계(濂溪) 주돈이(周敦?, 1017~1073년) 8)를 존경하여 일컬은 데에서 더욱 유명해진 말이다. 황정견은 「염계시서(濂溪詩序)」에서 “용릉의 주무숙은 인품이 몹시 높고 가슴 속이 시원하고 깨끗하여 광풍제월과 같다.”고 하였다.<원전 3> 광풍제월이라는 말은 훌륭한 인품을 나타낼 때 쓰이기도 하지만, 세상이 잘 다스려진 상태를 말하기도 한다.

‘관(觀)’은 누각이라는 뜻이며 흔히 누관(樓觀)이라고 하여 전망이 좋은 곳에 위치한 누각을 의미한다.



 

제작 정보 : 일부 해설서에서 ‘지금은 천석정이 없다’고 하거나 기존의 천석정자리에 다시 광풍제월관을 지었다고 설명하여 서로 별개의 건물인 것처럼 본것은 잘못인 듯하다. 『동국여지비고』에 “천석정이 그 동쪽에 있으며, 작은 누각이 있는데 제월광풍루(霽月光風樓)라고 현판을 걸었다.”라고 하였다.






8-h-10 사정기비四井記碑

 

위치와 연혁 : 부용지 서쪽에 술성각(述盛閣)이 있던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비석이다. 세조 때 팠다는 네 개의 샘을 기념하기 위해 세웠다. 본래 부용지 주변으로는 우물들이 있었는데, 이 우물들은 세조 때 조성된 것이었다. 즉, 세조는 자신의 조카인 영순군(永順君) 등 네 사람의 왕자를 시켜 창덕궁 안에 우물을 찾도록 명하였다. 이에 명을 받든 왕자들이 부용지 자리에서 4개의 우물을 찾아내자, 크게 기뻐한 세조는 마니정(摩尼井)·파려정(??井)·유리정(琉璃井)·옥정(玉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 후에 여러 차례 병란(兵亂)을 겪으면서 우물 두 개는 없어지고 두개만 남았는데 숙종이 1690(숙종 16)년에 이 두 우물을 정비하고 세조때의 사실과 숙종 때의 정비 사실을 기념하여 비를 세웠는데, 이것이 바로 사정기비이다. 현재는 나머지 두 개의 우물마저 없어져 대략 어디쯤인지도 알 수 없다. 비석의 기문(記文)은 숙종이 지은 것이다.



 

뜻풀이 : ‘네 개의 샘을 기념하기 위한 비석’이라는 뜻이다.

 

제작 정보 : 비석의 머리에 쓴 전서는 ‘御製閱武亭房四井記(어제열무정방사정기)’라고 되어 있는데, ‘房(방)’자가 우측에 해서(楷書)로 된 제목에는 ‘傍(방)’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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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윤형은 자는 치행(穉行), 호는 송하옹(松下翁). 1766(영조 44)년 벼슬길에 올라, 여러 관직을 두루지내고 1797(정조21)년 지돈녕부사(知敦寧府事)가 되었다. 그림과 글씨에 뛰어났으며 특히 초서와 예서로 이름을 날렸다.

2) 규장은 옥으로 만든 의식용 기물. 제후가 천자를 뵐때에 규(珪)를 들고 들어가고, 알현한 뒤에는 장(璋)을 잡는다.

3) 『맹자』 「진심(盡心)」 장에 나오는 말로, 순임금은 남의 착한 말을 듣고 착한 행실을 보면 마음속에서 그 이치가 환히 밝아 마치 강하가 터져 세찬 물줄기를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것과 같았다고 한다.

4) 주나라 문왕이 서방의 제후가 되어서 인정을 베푸니, 현자가 모여들고 백성이 잘 교화되어 그의 아들 무왕이 천자가 되는 기초를 닦았다.

5) 대일통은 크게 통일됨을 뜻한다. 공후(公侯)로부터 서민, 산천초목으로부터 곤충에 이르기까지 모두 천자에게 통솔된다는 의미이다.

6) 참찬위육은 천지가 제자리를 찾고 만물이 육성되는데 참여하여 돕는다는 말.

7) 황정견은 자는 노직(魯直), 호는 산곡(山谷)이다. 기이하고 파격적인 시를 써 송나라때 시단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시집으로『산곡시내외집(山谷詩內外集)』이 있다.

8) 주돈이는 자 무숙(茂叔). 호 염계(濂溪). 우주의 생성과 인륜의 근원을 논한「태극도설」과연꽃을 고고한 군자의 기품에 빗대어 예찬한 수필 「애련설」로 유명하다.

 

 

<원전 1> 『홍재전서』 권173 「일득록(日得錄)」13, <人物三>, “予以萬川明月主人翁自號, 其義詳於自序, 而命朝臣數十人各書以進, 刻揭于燕寢諸處, 卽其點?揮染之間, 其人之?模意象, 可以?想, 此眞所謂萬川明月也.”

<원전 2> 『궁궐지』 「창덕궁\희우정」. “舊名醉香亭, 仁廟乙酉所?草堂, 肅宗十六年庚午旱,禱雨得雨, 改醉香亭曰喜雨, 親製亭名, 以瓦易之.”

<원전 3> 황정견, 「염계시서(濂溪詩序)」. “?陵周茂叔, 人品甚高, 胸中灑落, 如光風霽月.”* 안휘준 외, 「동궐도 읽기」(문화재청 창덕궁관리소, 2005), 1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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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재청에서 발간한 [궁궐의 현판과 주련 2] 에서 발췌한 내용 입니다.
* 이글의 저작권은 문화재청에 있습니다.
* 사진과 글의 무단 전재나 복사를 금합니다.
* 문의_문화재청 대변인실 (042-481-4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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