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 지정예고
- 제목
- 영광 불갑산 불갑사 일원 명승 지정 반대
- 작성자
- 모정환
- 작성일
- 2024-01-19
- 조회수
- 171
안녕하십니까 저는 함평 출신 전라남도 도의원 모정환입니다.
저는 오늘 함평군 해보면 금계리에 있는 함평 최고봉 모악산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원래는 아늑한 산의 형상이 어머니와 같아서 '산들의 어머니'라는 뜻으로 모악산이라고 불렀는데, 백제시대에 불교의 '불(佛)'자와 육십갑자의 으뜸인 '갑(甲)'자를 딴 불갑사라는 사찰이 지어지면서 산 이름도 불갑산으로 불리게 되었다.”
위 내용은 불갑산이라 불리는 최고봉 연실봉 표지석 내용과 백과사전에서 표현하고 있는 불갑산에 대한 설명입니다.
모르는 사람들이 읽으면 불갑산이라는 지칭은 백제시대 때부터 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갑산은 불갑사가 지어진 백제시대 때부터 명명되지 않았고 최근에 와서야 불리게 된 것입니다.
1530년에 발간된 신증동국여지승람 함평, 영광 편을 다 살펴봐도 불갑산 지명은 나오지 않습니다. 두 지역 모두 모악산이라는 지명으로 나옵니다.
이를 비롯해 규장각에 소장된 1750년대 초 해동지도, 비변사인방안지도, 관동지도와 1861년 대동여지도, 18세기 말 조선팔도지도, 19세기 철종연간동여도 등 무수한 고지도에도 모악산으로 표기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모악산이라고 불린 기록은 근현대사까지 이어지다 일제강점기 이후 지도와 신문 등 사료에서 영광에 불광산이라는 지명이 보이게 됩니다.
그 당시 신문 내용을 발췌하면 “조선 전라남도 수렵계의 명포수인 오노씨와 아라카와씨가 작년(1914년) 12월 25일 전라남도 영광군 ‘불광산’에서 사냥을 하던 중, 같은 날 오전에 맷돼지(신장7척, 무게70관) 한 마리를 잡고 오후 3시에 다시 호랑이 (신장13척, 무게40관)한마리를 잡아, 호랑의 모피는 뼈와 함께 목포의 다카하시씨가 300엔에 매수하였다. ”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국토지리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1910년에서 1915년에 이르는 기간에 한반도 지도 제작을 완료하였다고 합니다.
일본은 일제강점기 우리 말과 글을 못 쓰게 한 것은 물론이고 사람 이름마저 일본식으로 바꾸도록 강요하였습니다. 아울러 우리 땅의 고유 명칭까지 일본식으로 변경함으로써 민족 정기를 말살하고 우리의 정체성을 없애려 하였습니다.
이른바 ‘창지개명(創地改名)’을 한 것입니다.
일제가 시행한 지명 개편의 목적은 수탈을 수월히 하는 데 있었으며, 그 과정 속에서 창지개명을 통해 우리나라 지명의 역사성과 그 지역적 근간을 뿌리째 흔들어 놓았습니다.
창지개명 된 지명은 아직 전국 곳곳에 남아 있으며, 모악산이 불광산이라고 바뀌게 된 것 또한 그 흔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정부가 들어서면서 불갑산은 국토정보지리원에 언제 등재되었는가? 놀랍게도 최근입니다.
2003년 영광군에 의해 지금의 불갑산이 등재되었습니다.
주소지도 영광군 불갑면 모악리 산 2-3번지입니다.
불갑산은 최고봉 지명이 아니기에 해발 352m 지점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최고봉 516m와는 거리가 멉니다.
이는 모악산의 최고봉이 함평 해보면 금계리 산 50-1번지의 주소지이기에 영광군에서 이러한 조치를 하였다고 봅니다.
문제는 불갑사 사찰이 영광군에 있기에 불갑산을 영광군에 있는 산으로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불갑산을 도립공원으로 지명하는 바람에 대다수가 불갑산이 영광 산으로만 인식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이곳 불갑산 도립공원은 지정할 때 명명부터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영광군 불갑산 도립공원 공원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서를 보면 불갑산 명칭의 유래를 단 한마디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약 함평군이 도립공원 지정을 반대했다 하더라도 불갑사가 본래 모악산에 위치해 있었으므로 도립공원 이름은 당연히 ‘모악산도립공원’이 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도 불갑사 일주문 앞 선돌에는 불갑산의 불갑사가 아닌 ‘모악산 불갑사법계’ 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 등 불갑사가 모악산에 근본을 두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자료는 수없이 많습니다.
불갑사 홈페이지 사찰소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불교대표방송인 BTN 등 너무나 많은 자료에서 불갑사가 모악산에 뿌리를 두고 세워진 절이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 모악산의 명칭 문제를 둘러싸고 함평군과 영광군 간 갈등을 겪고 있으며, 행정소송 중에 있습니다.
저 또한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이 갈등이 해결되고 원래의 지명을 회복해 더 큰 혼돈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말 함평군민들이 함평 최고봉 516m에 모악산 정상이라는 표지석을 세웠습니다. 불갑산 도립공원에 와서 최정상에 올라서면 함평군 최고봉 모악산 정상이라고 써진 표지석을 만나게 됩니다.
명승은 우리나라에서 역사적·학술적·경관적으로 큰 가치가 있어 지정하는 문화재입니다. 이런 중요한 국가자산 지정에 있어 현재 그곳의 지명이 올바른 지명인지조차 문제가 되는 곳을 명승으로 지정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명승 지정은 최소한 모악산 지명에 대한 지역적 문제가 정리된 후, 소송이 끝난 이후에 이루어져야 될 것이며
또한, 명승으로 지정되더라도 일제에 의해 창지개명된 전력이 있는 지명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이 늘 불러왔던 지명으로 등록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영광 불갑산 불갑사 일원 명승 지정에 대해 고려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