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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문화재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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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현대적 감각과 전통적 미감의 유쾌한 동행 황두현 작가
작성일
2021-03-26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195

현대적 감각과 전통적 미감의 유쾌한 동행 황두현 작가 젊은 세대들에게는 외면 받기 일쑤였던 전통문화를 매개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하게 진행되는 전통의 현대적 재해석은 박제된 시간이 아니라 현재성을 가진 살아있는 문화로서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그런 움직임 중 단청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황두현 작가는 친숙한 소재에 단청을 입혀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전통 문화와 정서인 단청의 현대적 변신

누구에게나 태어나면서 주어지는 삶의 몫이 있다.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단청 화가로 활동하는 황두현 작가도 예외는 아니다. 절에서 자라 자연스럽게 불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황두현 작가는 익숙하게 접하다 보니 그 안에 담긴 매력에 젖어 들게 되었다. 망설임 없이 불교미술을 전공하면서 당시에는 필수코스나 다름 없었던 문화재 수리기술자와 기능자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고 현장에서 일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스스로에게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걷는다는 생각으로 성실하게 작업에 몰두하던 황두현 작가는 누구보다 단청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현장에서 작업하는 순간순간 단청을 마주할 때마다 고운 색채의 조화와 문양에 감탄하며 즐거운 작업을 한 덕분에 실력 역시 일취월장 했다.


작업에 익숙해지고 어느 정도 숙련된 기술을 가지게 되자 황두현 작가의 눈에는 새로운 것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문화재를 수리하고 탱화 그리는 것 등이 대부분인 작업을 통해서 점점 더 강하게 단청의 색감과 문양에 매혹되었고, 그 독특한 아름다움을 새롭게 표현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것이다. 온통 단청의 색과 문양에 녹아들어 작업하는 사이 그 안에서 자기만의 관심거리를 찾는 경지에 이르렀다.


“처음부터 대단한 것을 기획하지는 않았습니다. 단청이나 불화에 종교적인 요소가 개입되는 순간 부처의 성스러움에 색이나 문양이 가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색과 문양 자체가 돋보이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단청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첫 작품이 사슴벌레였습니다. 평소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던 사슴벌레를 다양한 색채로 작업하는 과정을 통해 단청의 색과 문양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황두현 작가가 시도한 전통과 현대의 유쾌한 만남의 시작이었다. 전통기법을 고수하는 사람들은 고정관념이 있어서 새로운 시도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관념에 갇혀 작업하지 않은 덕분에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황두현 작가는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단청 작업을 하면서 대중의 관심과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며 현대적 감성을 입혀 갔다.


01.불화기법연구 7, 53x45cm, 면에 채색, 2017-0031 02.자신만의 단청 작업에 대해 설명하는 황두현작가

현대적 해석으로 폭을 넓힌 단청의 영역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통문화에 대해 어렵고 멀리 있으며, 고리타분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황두현 작가가 집중한 부분은 바로 이것이었다. 대중이 가지고 있는 전통문화에 대한 편협한 이미지를 걷어버리고 싶었던 것. 전통문화처럼 과학적이고 세련된 예술품은 없다고 호언하는 황두현 작가는 단청이나 불화는 조화를 추구하고 결핍을 채워주는 과학적인 그림이라고 강조한다. 이런 장점들을 알릴 수 있는 작품을 통해 감동을 전하는 작업을 하고 싶었던 황두현 작가는 ‘현대적 재해석’이라는 시도에 열정을 쏟아냈다.


우리 단청의 역사적 가치를 확인하고 다양한 해석을 통해 현대적으로 재창조하는 방향을 정확히 잡고 싶었던 그에게 작업은 흥미롭기만 했다. 작가 스스로 즐거운 작업이지만 작품을 공유하는 사람들에게도 재미있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요소를 제공할 수 있어야 비로소 생명력을 얻는다고 생각한 황두현 작가는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접목했다. 그런 고민을 고스란히 녹여내 탄생시킨 작품들이 바로 티포트나 수도꼭지, 전기주전자, 운동화 등 생활용품을 비롯해 사슴벌레나 나비 등 익숙한 곤충, 그리고 인기 장난감인 레고 등에 단청의 문양과 색채를 담은 것들이다.


익숙한 소재를 활용한 덕분에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었고, 유쾌한 상상력이 더해져 공감과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으며, 전통 단청의 영역을 무한대로 넓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이처럼 획기적인 단청 작품은 단숨에 황두현 작가를 전통문화를 재창조하는 예술가로 우뚝 서게 했다. “작품을 세상에 내놓은 순간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대중의 관심은 전시로 이어졌고 본격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저만의 철학을 분명히 담은 작가정신을 바로 세우는 시간을 가졌고 고민을 거듭하면서 작품에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운명처럼 늘 함께했던 단청에 대한 애정과 열정은 결국 그를 작가로 이끌었다.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것에 두었던 관심을 작품에 투영해 마침내 황두현 작가만의 뚜렷한 작품세계를 완성하게 되었다. 현대적 감각과 전통적 미감이 한껏 어울린 유쾌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황두현 작가만의 작품은 전통문화에 미래가치를 불어넣는 힘을 부여했다.

03.Dharma Figure 1, 150x100, 면에 채색, 2019 04.불화기법연구 2, 73x100cm, 종이에 채색, 2016-0011

완벽한 색의 균형을 표현하는 단청, 그 영원한 생명력

황두현 작가는 전통을 고수하는 사람과 새로운 시도를 통해 전통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는 사람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한다. 현대인들이 전통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문화 역시 처음 도입됐을 당시에는 새로운 창작이자 시도였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지금의 새로운 시도가 후세까지 잘 이어진다면 그것이 또한 전통의 가치를 입게 되기에 그의 작업도 다음 세대에 잘 전해져 전통으로 전승될 수 있기를 바란다. 새로운 작업을 할 때마다 전통 기법과 새로운 양식을 어느 지점에서 조화롭게 접목할지에 대해 고민한다는 황두현 작가는 표현보다는 소재나 기획이 작업의 중요한 방향이 될 거라고 한다.


“단청은 사람이 색을 이용해서 표현할 수 있는 수많은 기법중에서 면적과 색상의 대비라는 충돌 속에서 완벽한 균형을 이룬 매력적인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색과 면을 어울리게 표현하기가 쉽지 않은데 단청은 그 자체로 강력한 아름다움의 표현입니다. 재생산이나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기법을 제대로 배워서 이 시대에 어울리는 현재의 전통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전통에는 현재가 녹아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파격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에 맞는 것을 작품으로 고민해서 표현하고자 합니다.”


현재와 공존하고 현대인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작품을 탄생시킨다면 시간이 지나도 생명력을 가지고 전해져 결국 전통이 될 거라는 황두현 작가는 무작정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아닌 매력적으로 현대화하는 방법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작업을 통해 소통하고 더 나아가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단청 작업으로 모두의 공감 속에 보존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황두현 작가. 기존의 전통이라는 형식이나 양식이 굉장히 완벽해서 이것을 매력적으로 바꾸는 것이 몹시 어렵다는 그는 새로운 길을 걸으며 전통의 현대적 변화를 추구하고자 한다.



글. 김영임 사진. 한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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