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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국의 산천을 누비던 탐험가 스웨덴 동물학자 스텐 베리만
작성일
2017-07-28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2062

한국의 산천을 누비던 탐험가 스웨덴 동물학자 스텐 베리만 - 시베리아를 거쳐 약 13일 만에 경성역에 도착한 스텐 베리만(1895~1975). 1935년 동물 수집을 위해 한국에 도착한 그는 2년여간 머물며 동물뿐만 아니라 당시 한국의 시대상과 자연, 풍속 등을 자세히 기록했다. 그가 집필한「 한국의 야생동물지」에는 한국에서 겪은 소소한 일상과 직접 찍은 100여 장의 사진이 함께 담겨 있다. 01_ 소쩍새 02_ 장터에서 만난 사람 03_ 하늘다람쥐 04_ 파랑새 05_ 매사냥 06_ 스텐 베리만과 한국인이 함께 나간 사냥

스웨덴 국왕 지시, 한국 동물 수집 위한 기차행

1895년 스웨덴 작은 마을 란세테르에서 태어난 스텐 베리만은 동물학을 공부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모험을 꿈꿨고, 실제로 탐험가가 된 후 그가 쓴 이야기들은 30여 개국에 번역될 정도로 관심을 받기도 했다. 스웨덴 국립자연사박물관과 일본의 야마시나 조류연구소 등에서도 동물 연구에 대한 그의 업적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스텐 베리만이 한국행을 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바로 구스타프 국왕이 스웨덴 왕립자연사박물관에 한국관 개설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1926년 경북 경주시 서봉총 발굴에 참여했던 구스타프 국왕은 이를 계기로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이러한 연유로 한국에서 동물을 수집해 올 사람이 필요했고 왕실은 스텐 베리만에게 그 임무를 맡긴 것이다.

국왕의 후원을 받아 고국을 떠난 스텐 베리만은 육로로 시베리아 횡단 열차 등을 갈아타며 경성역에 도착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유령처럼 하얀 옷을 입었다. 경성역(현 서울역)은 넓은 포장도로와 은행 상점들이 있었고, 주변에는 동양건물들이 아름답게 자리 잡고 있다. 번영했던 왕조의 모습도 남아 있으며 종로는 늘 사람들로 붐볐다”라고 당시 모습을 묘사했다.

백두산에서 제주에 이르기까지 2년 동안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이곳저곳을 탐방했지만 그는 주로 한반도의 북쪽 지역에 머물며 동물 수집 활동을 이어갔다. 함경북도 주을 지역을 거점으로 스웨덴 자연사 박물관에 기증할 새와 동물을 찾아 나섰다.

신비롭고 사랑스러운 한국의 자연과 풍속

그가 한국의 북부 지방을 선택한 이유는 덜 알려진 지역이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의 순박한 모습과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면서도 멧새, 황조롱이, 소쩍새 등을 촬영해 꼼꼼히 기록했다. 무엇보다 스텐 베리만이 한국행을 오르면서 가장 꿈꿨던 곳은 ‘백두산’이었다. 하지만 마적들로 인해 입산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1935년 7월, 일본군과 경찰의 호위를 받는 백두산 원정대가 결성됐고, 거기에 스텐 베리만도 포함됐다. 정상에 올라 천지를 바라보며 “신성한 땅을 보는 이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라고 감탄하며 자신의 여러 저서에 백두산에 대한 찬사를 남기기도 했다.

그 후 스텐 베리만은 매사냥과 하늘다람쥐에 푹 빠지게 됐다. 한국인이 사냥에 참매를 이용하는 것을 보고 몹시 참여하고 싶은 마음에 열흘간 매사냥꾼과 친해지도록 부단 애를 썼다. 1935년 12월 8일 전통적인 참매 사냥에 나선 그는 날카롭게 꿩을 낚아채는 매의 모습을 자세히 묘사했다. 자신이 찍은 여러 사진 중에서도 매사냥 사진을 가장 아끼는 편이었다. 당시 함경북도에는 이렇게 훈련된 매가 150여 마리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의 책자에도 등장하는 하늘다람쥐는 한국에서 알게 된 가장 기분 좋은 동물이라 언급하며 손수 스웨덴으로 데려갈 정도로 아꼈다. 하늘다람쥐의 커다란 눈과 귀여운 생김새는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워낙 체험하는 것을 좋아했던 스텐 베리만은 청진항 근해에서 정어리 잡이도 나선 바 있다. 자신을 서양괴물이라 놀리는 뱃사람들의 농담에 악의가 없다며 유쾌하게 웃을 줄 알던 넉넉함이 그가 남긴 글과 사진에 묻어난다. 일제 식민지배로 인해 땅을 빼앗기고 굶주린 시대였지만 그 속에서도 희망차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상이 그가 기록한 흥겨운 5일장과 봉산탈춤의 연희, 항구의 활기참 속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혼례와 장례, 민간의료까지 그가 남긴 기록을 통해 우리는 그 시절의 희망을 또 한번 느껴볼 수 있다.

 

글‧최은서 자료‧EBS 다큐 프라임 <스텐베리만의 기억> 3부작 사진‧『한국의 야생동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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