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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최고층을 자랑하는 고려 석탑
작성일
2017-05-08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17492

최고층을 자랑하는 고려 석탑 - 국보문화유물 제144호 보현사팔각십삼층석탑 고려시대에 이룬 불교의 비약적인 성장으로 사찰과 석탑의 수는 급격하게 증가했다. 당시 호족연합체란 고려의 정치‧사회적 상황으로 인해 고려시대의 석탑은 고구려, 백제, 신라의 석탑이 갖고 있던 각각의 특징을 살리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그중에서도 현존하는 석탑 중 최고층을 자랑하고 안정성과 상승감이 돋보이는, 고구려계 석탑 보현사팔각십삼층석탑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삼국의 지역성을 띄었던 고려의 석탑

고려시대 불교는 나라의 근본인 국시(國是)로 자리 잡으며 다른 시대에 비해 더욱 비약적으로 발전해, 대중화에 이르렀다. 특히 왕건의 『훈요십조』에 반영된 도참사상(圖讖思想: 앞날의 길흉에 대한 예언을 믿는 사상)은 불교 대중화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고려는 개국 직후 수도인 개경을 중심으로 법왕사·왕륜사·자운사·내제석사·사나사·천선사·신흥사·문수사·원통사·지장사 등 10대 사찰을 창건했으며, 당시 도성 내에만 70개의 절이 존재했다. 이는 불교에 대한 고려왕실의 절대적 믿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찰 증가에 따라 석탑 또한 수적인 면에서 앞 시대를 능가했으며, 고려만의 특색이 담긴 석탑 문화를 발전시키는 기반이 됐다. 고려시대 석탑은 통일신라시대 말, 즉 9세기 석탑에서 시작한 다양한 계층 참여가 본격적으로 이뤄져 지방적 특성을 띄게 된다. 지방적 특성이란 고구려·백제·신라 각각의 지역성을 그대로 살렸다는 의미이다. 고려의 석탑에 삼국시대 양식을 그대로 재현했던 것은 정신적·문화적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지역민의 염원을 표출하기 위해서였다. 호족연합체로 출범한 고려시대의 정치·사회적 상황이 독특한 석탑 문화의 배경이 된 것이다. 따라서 고려시대의 석탑은 지역적인 기반을 중심으로 고구려계 석탑·백제계 석탑·신라계 석탑·고려식 석탑·특수 양식 등 5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본고의 주제인 보현사팔각십삼층석탑은 바로 고구려계 석탑의 일환으로 건립됐다.

고구려의 수도였던 평양을 중심으로 세운 고구려계 석탑은 무리를 이루고 있으며 모두 팔각형의 평면을 하고 있다. 팔각형 평면은 특정 부위에 그치지 않고 기단부에서 탑신부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재에 적용되어 있다. 5층·7층·9층 등 다양하게 조성돼‘팔각다층석탑’이라 불리고 있다.

현존하는 고려시대 팔각다층석탑으로는 영명사팔각오층석탑(평남 평양), 광법사팔각오층석탑(평남 평양), 율리사지팔각오층석탑(원위치는 평남 평양, 현재는 일본 동경), 보현사팔각십삼층석탑(평북 향산) 등이 있는데, 월정사 팔각구층석탑(강원 평창)을 제외하면 모두 북한 지역에 있어 안타깝게도 실물을 볼 수 없다.

고구려계 석탑, 보현사팔각십삼층석탑

보현사팔각십삼층석탑은 평안북도 향산군 북신현면 향암리에 위치한 보현사에 있으며, 높이는 8.6m 규모이다. 석탑은 기단으로부터 탑신에 이르기까지 팔각 평면을 유지하고 있고, 3단으로 구축된 기대 상면에 불좌형 기단을 놓은 후 13층의 탑신을 올렸다. 보현사는 968년(고려 광종 19년)에 창건된 사찰이며, 이곳에 위치한 팔각십삼층석탑은 전체적인 양식으로 보아 고려시대 후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적층식으로 구축된 3단 기대는 전체 팔각의 형상을 하고 있으며, 각 단의 측면에는 직사각형의 액(額)을 새기고 그 안에 안상(眼象)을 표현했다. 기단은 상·중·하대의 3단으로 구성되어 있어 마치 팔각형의 불상대좌를 보는 듯하다. 하대석 하면에는 직사각형의 구획 내에 안상을 3개씩 배치했으며, 상면에는 연꽃을 새겼다. 중대석의 각 면에는 원형의 기둥과 사각형 방곽(方廓)을 조각했고, 상면에 놓인 상대석은 하대석과 마찬가지로 연꽃으로 꾸몄다.

탑신석은 매 층 탑신과 옥개석(지붕돌)이 각각 일석으로 조성돼 안정적인 것은 물론 상승감이 돋보인다. 탑신석 각 면 모서리에 원형 기둥을 모각하고, 옥개석 하면에는 받침을 만들었다. 전체적으로 부채꼴 형상을 하고 있다. 탑의 옥개석 위에 빗물이 흘러내리는 경사진 면은 길이가 짧아 급경사를 이루고 있지만, 처마의 흐름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일반적인 고려식 석탑과는 달리 경쾌한 느낌을 준다. 고려시대에 조성된 고구려계 석탑의 전형적인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는 이 석탑은 다음과 같은 특수성을 갖는다.

3단의 기대석 각 측면에 안상을 새겨 불상을 모셔놓는 수미단을 조성하고자 했으며, 기단부를 불상대좌와 같은 양식으로 조성해 탑신을 불(佛)과 같은 의미로 인식했음을 엿볼 수 있다. 상륜부는 석제가 아닌 금속제로 장식한 것이 특징이며 통일신라시대는 물론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의 석탑 중 13층은 유일한 예로 현존하는 석탑 중 최고층이다.

 

글+사진‧박경식(단국대학교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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