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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잠들어 있던 한국 고서 프랑스에서 깨어나다 콜레주 드 프랑스의 한국 고서들<br />
작성일
2022-03-30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879

잠들어 있던 한국 고서 프랑스에서 깨어나다 콜레주 드 프랑스의 한국 고서들 프랑스 고등연구교육기관인 콜레주 드 프랑스(College de France)에는 프랑스의 동양학자인 모리스 쿠랑(Maurice Courant)이 수집한 한국 고서 일부가 한국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소장본 50여 종 450여 책 가운데 32종 254책이 모리스 쿠랑의 개인 장서로 그중 10여 점의 희귀본이 국립중앙도서관과 콜레주 드 프랑스의 전자도서관에 등록되어 있다. 01.동양학자이자 『한국서지』의 저자 모리스 쿠랑(Maurice Courant) ©위키피디아

한국을 사랑했던 외교관, 모리스 쿠랑

콜레주 드 프랑스는 1530년, 프랑스 국왕 프랑수아 1세가 창설했으며, 1870년 이후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독특한 성격의 고등연구교육기관으로 등록이나 학위제도 없이 수준 높은 강의를 제공한다. 이 곳 한국학도서관에는 프랑스의 동양학자이자 『한국서지 Bibliographie Coreenne)』의 작가 모리스 쿠랑이 수집했던 한국 고서 일부가 소장되어 있다.


2005년 콜레주 드 프랑스 중국학도서관에서 한국학도서관으로 이관된 고서 50여 종 450여 책 가운데 32종 254책 이 모리스 쿠랑의 개인 장서로, 중국학연구소가 쿠랑 사후인 1935년 9월과 1936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구매한 책들이다. 중국학도서관 수서목록장부에는 1958년 3월에도 19, 20, 22일 세 차례에 걸쳐 한국과 관련한 자료를 포함한 ‘쿠랑 사료(Papiers Courant)’가 구입 또는 기증이란 언급 없이 입고된 기록이 나온다. 그 가운데는 일찍이 한국학도서관이 전해 받은 모리스 쿠랑의 필사본 『한국역대관직총람』 같은 귀중한 자료가 있는가 하면, 1958년 5월 2일에도 한국 관련 ‘쿠랑 사료’가 등록되어 있다. 확인된 기록 외에도 중국학도서관에 한국 관련 자료가 간혹 등장하기에 추가로 사료가 발견될 가능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법학과 중국어, 일본어를 공부한 모리스 쿠랑은 통역관으로 근무하다 1890년 5월, 서울로 발령을 받았다. 빅토르 콜랭드 플랑시(Victor Collin de Plancy) 공사를 보좌하며 고서를 수집하고 서지 목록을 작성하는 업무를 맡게 되는데 이내 이 일에 흥미를 붙이고 열정을 다한다. 쿠랑은 1892년 3월 조선을 떠나기까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에 수많은 고서를 조사, 수집하며 심혈을 기울여 서지 목록을 준비했고, 그 결실로 1894년 파리에서 『한국서지』 제1권이 출간된다.


1895년 8월 2일 그가 톈진에서 콜랭 드 플랑시 공사에게 쓴 서간문에는 도쿄를 떠나오며 제2권의 원고를 파리에 보내고 이듬해 출판될 제3권의 교정 소식을 전하고 있다. 1901년 『보유판』이 나오기까지 조선 후기한국에 관한 상세하고도 긴 서문과 3,821종을 소개한 한국서지 목록을 국배판(A4판형)에 가까운 크기, 총 2,000 쪽이 넘는 분량으로 준비한 것이다.


02.단군부터 이어져 오는 조선의 역사를 지도와 함께 소개한『천하제국도』©콜레주 드 프랑스 03.『천하제국도』에기록된 강원도 지역 현황 ©콜레주 드 프랑스

전자도서관에 등록된 10여 점의 희귀 고문서

한편 한국학도서관은 소르본대학의 일본학자이자 한국학으로까지 연구 범위를 넓힌 아그노에르(Ch. Haguenauer) 교수가 1959년 일본학연구소와 한국학연구소를 설립하며 동시에 시작되었고, 1972년 교수회의 결정에 따라 1973년부터 소르본의 아시아 관련 연구소와 도서관이 콜레주 드 프랑스로 소속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학도서관이 소장한 쿠랑의 고문서는 이귀원 전 국립중앙도서관 도서관연구소장과 이혜은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등 고서 전문가의 협력으로 『콜레주 드 프랑스 소장 한국 고문헌』에 소개되었고, 여러 나라에서 다녀간 고문서 전문 연구인들의 연구로 그 의미가 더해지고 있다.


2012년 국립중앙도서관의 지원으로 콜레주 드 프랑스에 소장된 『천하제국도』, 『조선조정예절』, 『백헌요람』, 『적 서록』, 『남한가람지』, 『연행사례』, 《화성성역의궤》 일부를 발췌한 『화성도』 등 필사본과 목판본, 탁본이 포함된 10여 점의 희귀본이 전산화되어 두 기관의 전자도서관에 등록 되었다.


그중 가장 호기심을 끌 작품으로 『천하제국도』를 들 수 있다. 이 책은 병풍처럼 접힌 절첩 채색 지도로, 접었을 때 30x17.5cm이고 펼치면 앞뒷면을 더해 90면이다. 『천하도』 를 비롯해 중국, 만주, 규슈, 일본, 백두산 등정, 한반도 등에 이어 조선 팔도 지도와 지역 현황이 적혀 있다. 작자 미상이지만 지명 등으로 보았을 때 1767~1795년에 제작했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는 필사본이다.


한국학도서관은 콜레주 드 프랑스 내 문명연구소의 발족으로 2016년 시작된 공사에 앞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함께 보존 상자를 만들어 귀중본들을 보관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2020년 임시 이전지에서 현주소로 돌아왔으나 올 하반기에 재개관을 앞두고 있다.




글, 사진. 노미숙(콜레주 드 프랑스 한국학도서관장, 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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