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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 한글
작성일
2012-08-14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3511

의사소통의 구심점, 세계 최고의 발명품 한글!
올해로 반포한 지 566돌을 맞이하였고, 1997년에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2007년 9월 유엔 산하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특허 등록 때 사용하는 국제 공개어로 채택한 문자는 무엇일까? 바로 ‘한글’이다.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때 한국어 교사는 가장 먼저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목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그 후에 한글의 조합 원리와 그 철학적인 배경에 대해서 설명을 해 준다. 이때 대부분의 한국어 학습자들은 문자에 담겨 있는 깊은 철학과 조합의 원리에 대해 감탄하게 된다. 실제 한국어 교실에서 ‘ㅏ’와 ‘ㅓ’를 헷갈려 하는 학습자들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학습자들은 한글을 습득하고 한국어를 읽고 발음하는 데 3일이면 충분하다.

또한 한글은 컴퓨터 자판의 조합에서도 중국어나 일본어, 아랍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를 내고,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에는 영어보다도 훨씬 빠른 처리를 보여 21세기 정보화시대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즉 오늘날 고찰할 필요가 있는 한글의 가치는 ‘문자적인 과학성’이 ‘합리적인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구현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이러한 점은 한국어 교육 현장 곳곳에서 나타난다. ‘한글’ 쓰기의 기초 원리를 익힌 외국인들은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 다른 언어보다 쉽다고 응답하는 경우가 많다.

한글이 언어로 구현되는 빠른 속도는 한국 사회가 인터넷 강국이 되는 데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이른 시기부터 이메일을 비롯하여 싸이월드, 트위터나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의 SNS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제적 위상 강화와 맞물려 중국, 일본 등의 학습자뿐만 아니라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케냐, 우간다 등에서도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유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문자와 언어를 사용해 온 다국적 학습자들은 공통적으로 문자 ‘한글’이 한국어로 구현되는 과정의 합리성이 놀랍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한국인들이 SNS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사회 문제에 빠른 대처를 하는 데에는 ‘한글’이라는 문자의 편리성이 존재하고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즉 문자 ‘한글’이 말 ‘한국어’로 치환되는 쓰고 읽는 과정에서의 장점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어 사용 인구가 늘고 한국어를 통한 네트워크 구축이 강화되면서 국제사회에서 한글과 한국어의 역할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찌아찌아족을 위해 표기 체계로서의 한글의 역할을 논의하는 것처럼, 어떻게 한글과 한국어가 세계화에 발맞추어 발전해 나가야 하는가에 대해서 한글학자, 한국어교육자뿐만 아니라 한국인 모두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문자에서 예술로, 한글의 진화!
한글은 14개의 자음과 10개의 모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24개의 자모가 만나 수천, 수만 개의 말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한국인은 어릴 때부터 한글의 조합 원리를 통해 수학과 과학의 원리가 언어에 내재되어 있음을 습득한다. 또한 자연스럽게 언어의 사용이 철학적인 지평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하늘天·땅地·사람人을 뜻하는 한글의 창제 원리를 통해 인식하며 자란다.
그런데 이런 한글이 변화하고 있다. 산업디자인과 패션디자인 분야에서 ‘한글’을 테마로 한 많은 작품이 등장하고 있다. 이는 세계 디자인 시장에서 한자나 알파벳을 이용한 캘리그라피calligraphy 분야에 한글이 새롭게 등장하여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도 연결된다.

한글을 사용하여 옷을 디자인해 온 디자이너 이상봉 씨는 최근 수묵화를 통해 한국적 미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또한 소품 영역에서는 이건만 디자이너가, 타일 등 실용제품 면에서는 전주의 서예가인 김두경 씨 등이 나서서 한글 실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한글이 의사소통체계로서 격식을 유지하며 문자가 없는 다른 언어의 표기 체계로서도 확장을 꾀하고 있다면, 의상과 미술 등의 소재 혹은 표현 대상이 되면서는 문자 자체의 역할을 넘는 파격적 실험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자’ 즉 의사소통의 수단으로서만 인식되던 한글이 예술과 패션의 한 테마가 되면서 미적 측면에서도 재평가되고 있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현재 한글은 예술의 한 장르로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경험하고 있다.



세계 속의 한국어
세종대왕상. 이는 전 세계에서 ‘문맹 퇴치’를 위해 노력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유네스코 문맹 퇴치 공로상의 이름이다. 유네스코는 모든 사람이 문자를 널리 사용하여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기 바랐던 세종대왕의 생각을 전 세계인에게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이 상은 부와 교육이 편중된 세상에 정보의 평등을 바탕으로 인간의 평등을 이루고자 하는 유네스코의 뜻이 가장 잘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한국어 교육자로서 필자는 한국어의 세계화는 세종대왕상의 취지를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정부는 전 세계에 세종학당을 설립하여 세종대왕의 이러한 뜻을 펼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세종학당’은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알리고 교육하는 기관이다. 나이, 학력, 직업 등에 상관없이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외국인이면 누구나 세종학당에 등록하여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울 수 있다.

중국의 공자학원, 일본의 일본어센터, 프랑스의 알리앙스 프랑세즈, 영국의 브리티시 카운슬, 독일의 괴테 인스티튜트 등 선진국들이 앞 다투어 자국의 언어와 문화를 홍보, 보급하는 교육기관을 개설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에서도 올 9월에세종학당재단을 설립하여 한국어의 세계화를 장기적으로 준비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한국 문화를 일방적으로 보급하는 것 못지않게 세종학당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언어를 통한 문화 성숙, 언어를 통한 인간의 가치 창출 등의 또 다른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다른 나라와 달리 문자의 창제에 역사적, 철학적인 고충이 담긴 세계 유일의 문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글은 보여지는 언어로서의 가치와 산업적 실용성 및 예술 가치를 넘어 한국 사회와 한국인의 철학적 지평까지 담고 있는 한국의 대표 브랜드이다. 이 가치를 계승하고 지키기 위해서 우리는 다양한 각도에서 ‘한글과 한국어’를 지속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글·김중섭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교수 사진·연합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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