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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재 보존과 활용이라는 최대의 화두 앞에 "문화재청을 비롯한 각 지역 문화단체들의 중지를 모아야 할 때"
작성일
2004-12-09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5146

우리는 조상의 얼이 담겨 있는 문화재를 통해 지난날 조상들이 살아온 삶과 그들의 지혜를 배우게 되며 민족적 자긍심을 느끼게 된다. 심지어 역사마저도 문화유산의 기록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무릇 문화유산은 보전을 생명으로 한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그런 가치와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문화재들의 보존 · 관리 실태가 너무나 취약하다. 한 번 훼손되면 영원히 원형복구가 어려운데도 문화재 복원이 오히려 파손을 부르는 사례도 많았고 개발논리에 밀려나는 사례들도 적지 않았다. 이렇듯 현대인들에게 문화재는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으며, 우리 현실 속의 문화재는 보존과 활용이라는 동전의 양면속에서 언제나 뜨거운 감자가 되어 왔다. 특히 돌멩이 하나, 나무 한 그루에도 이야기가 숨어 있는 유서 깊은 문화의 고장 경주는 어느 도시보다 문화유적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관계로 현재까지 보존의 굴레를 짊어지고 있다. 시민들의 피해의식도 상당하다. 애국심에만 기대하기에는 이제 한계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경주에서 신라문화원은 어느 한 쪽이 아닌 ‘보존’과 ‘활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문화재 본래의 정신적 가치는 높이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여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전국의 야간 관광테마 프로그램 중 대표적으로 자리매김한 달빛신라역사기행을 비롯하여 별빛신라역사기행, 경주문화기행, 어린이문화학교 등이 이러한 활동의 결과물이다. ‘아는 만큼 보호한다’라는 말이 있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정신적 가치가 숨어 있는 문화재의 중요성은 더욱 빛을 발한다. 그러하기에 이제까지의 문화재 알리기를 통한 문화재 보호활동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문화재 가꾸기에도 전력할 예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11월 21일 경주 양동민속마을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신라문화원 가족과 동국대유치원 가족 약 50여 가족 150여 명이 자발적인 문화재 정화활동을 펼쳤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문화재 보호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해 지난 10월 18일 문화재청, 경상북도의 후원과 신라문화원, 안동문화지킴이가 공동주관으로 ‘한 가족 한 문화재 가꾸기 운동’발대식을 가진 이래 첫 행사였다. 이날 참가자들은 양동마을의 목조건물 중 향단, 관가정, 무첨당, 수졸당, 심수정, 이희태가옥 등 매번 스쳐가기만 했던 문화재를 직접 새 단장했다. 곳곳의 먼지를 털고 풀도 뽑고 문종이도 새로 바르고 걸레질을 하는 등 구석구석 정성스런 손길을 보탰다. 처음에는 어색하던 이들도 문화재를 아끼고 가꾼다는 보람에 너무나 열심히 활동을 하고 다음에도 꼭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하였다.

이렇듯 우리 국민들 사이에 문화재를 보호하고 향유하겠다는 의식이 많이 깔려 있다. 다만 지금까지 기회가 없었고 계기가 없었기에 촉발이 되지 않았을 뿐이다. 이런 것으로 볼 때 문화재청을 비롯하여 각 지역의 문화단체들은 더 많은 노력과 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문화국가는 구호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다리나 건물은 어쩔 수 없이 건설해야 하지만, 훼손된 문화재는 다시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문화재도 보호해야 한다. 앞으로 가면 갈수록 문화재 보존과 활용이라는 최대의 화두 앞에 문화재청을 비롯한 각 지역 문화유산단체들은 이의 해결을 위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중지를 모아야 할 때이다.
진병길 / 신라문화원 원장
silla@sill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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