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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기고

제목
조선왕릉 역사의 조연, 원(園)
작성자
황정연 연구사
게재일
2017-03-30
주관부서
국립문화재연구소 미술문화재연구실
조회수
1046

 
  우리는 가끔 오랜 무명 세월을 거쳐 영화나 드라마의 조연으로 발탁되어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연기자들의 인생스토리를 접하곤 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자신이 조연이라는 것을 부끄러워 한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때로는 주연보다 조연의 역할로 인해 작품의 완성도가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인간세상 뿐 아니라 문화재에도 조연이 있다. 조선왕릉의 그늘에 가려 아직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원(園)이 그런 존재이다. 능(陵)이 왕과 왕비의 무덤이라면 원은 등극하지 못한 세자, 또는 왕의 모친의 무덤이다. 주인공의 위상은 물론 경역의 넓이와 봉분의 크기, 석물 수량 등에 있어 능에 비해 소략하다 보니 답사객들도 의미를 두지 않고 지나치기 십상이다. 그러나 정조임금이 “원의 뜻은 능의 버금이고 묘보다는 중한 것이다”라고 했듯이, 원은 조선시대에도 왕릉 못지않게 중요한 대상으로 인식되었다. 


  흔히 우리는 전통문화를 얘기할 때 여러 면에서 친연성이 있는 중국문화와 종종 비교한다. 그러나 유독 상장례에 있어서는 한국인 고유의 관습이 강하게 남아 있어 외래 영향이 잘 보이지 않는데, 원이 바로 그러하다. 원은 왕실에서 친부모의 정통성을 세우고 예를 다하고자 인조임금이 창안한 제도이다. 웅장한 규모는 아닐지라도 제례공간인 정자각을 두어 왕릉제도를 따랐고 민간 묘제를 받아들여 봉분 앞에 향로석과 동자석을 설치해 능과 묘의 특징이 혼합된 독특한 구성을 이루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올해까지 순회세자의 순창원(順昌園․사진), 흥선대원군의 흥원(興園) 등 16~20세기 초 조선왕실 원 14기와 기타 왕실 무덤 조사를 마무리하고 내년에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보고서에는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원의 다양한 역사와 가치가 담길 것이다.


  바쁜 일상이지만 관심을 주변으로 돌려보자. 아직 조연으로 남아 있지만 주연급으로 캐스팅되기를 기다리는 문화재가 숨어있을지 모르니.


설명사진


<명종 장남 순회세자 순창원, 1563년 조성, 경기도 고양시 서오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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