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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푸름, 고요하거나 거세지거나
작성일
2016-06-02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1843

푸름, 고요하거나 거세지거나 투바타하 산호초 자연공원 VS 이 과 수 국 립 공 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곳은 하나같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거대한 불덩이를 품은 화산지대를 필두로 동식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사바나 초원을 비롯하여 끝없이 펼쳐진 해안까지 다 헤아릴 수조차 없다. 그중 필리핀 술루 해에 위치한 투바타하 산호초 자연공원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걸쳐있는 이과수 국립공원은 자연의 위대한 회복력과 태초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으로 여느 자연경관과 좀 다른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스스로 정화장치를 갖춘 놀라운 투바타하 산호초 자연공원

투바타하 산호초 자연공원(Tubbataha Reefs Natural Park)으로 접근하려면 인내가 요구 된다. 마닐라에서 항공기를 타고 팔라완섬의 관문 푸에르토린세가까지 2시간 비행 후 선박으로 갈 아타고 한나절을 이동해야 한다. 두 개의 암초지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투바타하 산호초 자연공원 의 면적은 332㎢로 팔라완, 네그로스, 민다나오 섬에 에워싸여 있다. 투바타하 산호초 자연공원으 로 접근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물리적인 거리만이 아니다. 태풍으로 불리는 계절풍이 휴식 을 취하는 3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3개월 정도만 방문을 허락한다. 수많은 목숨과 재산을 삼키 는 계절풍은 한편으론 투바타하 산호초 자연공원을 회복시키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셈이다.

투바타하 산호초 자연공원은 길이 8㎞에 이르는 남쪽 암초지대와 16㎞에 달하는 북쪽 암초지대로 이루어져 있다. 쪽빛 바다에 고개를 내민 암초와 주변풍광은 흡사하면서도 고유한 특성 을 지니고 있다. 큰 암초의 경우 높이가 수십 미터에 달하고 주변이 모래로 조성되어 있지만, 작은 암초는 꼭지 부분만 겨우 바다 위로 머리를 내밀고 있다. 규모와 모양은 다르지만 해양공원을 구성 하는 암초들은 각종 조류와 수많은 해양생물의 안식처이다. 유네스코 자료에 따르면 투바타하 산호 초 자연공원에 서식하는 산호, 말미잘, 해파리, 히드라 같은 강장 동물만도 약 50여 종에 이르고 조류와 어패류는 400종이 넘는다.

투바타하 산호초 자연공원의 지상을 점령한 주인공은 조류다. 암초와 모래에서 서식하 는 조류는 바다의 무법자 갈매기다. 검은 제비갈매기, 검은등 제비갈매기, 노랑부리 갈매기 등으로 이루어진 이 집단은 수십만에 이른다. 갈매기 천국 투바타하 산호초 자연공원에 서식하는 다른 친 구로 바다거북이 있다. 갈매기와 숨바꼭질하며 공생하는 그룹은 매부리거북이다. 평소 환상적인 산 호지대에 서식하는 매부리거북은 산란기가 되면 암초 주변 모래지역으로 몰려든다. 산란의 고통을 감내한 거북은 갈매기로부터 알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경주하며 공존한다. 한편 척박한 암 초지대에 뿌리를 내린 식물도 여러 종류가 있다. 나도바랭이속, 쇠비롬, 강아지풀, 하와이 아카시 아, 분꽃, 알크라이아는 암초와 조류에게 생명의 향기를 전하고 있다.

투바타하 산호초 자연공원의 놓칠 수 없는 자랑거리는 심해를 화려하게 바꿔놓은 산호 와 청정한 바다를 배경삼아 살아가는 어류다. 석회질 골격으로 이루어진 산호는 여느 산호해변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해저화산이 선물한 산호는 화려함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뛰어나 많은 스킨스쿠버를 불러 모은다. 투바타하 산호초 자연공원 산호지대는 희귀어류의 보고로 명성이 자자하다. 길이 7~8m에 이르는 거대한 가오리를 비롯하여 뱀상어, 고래, 돌고래, 나폴레옹놀래기 등까지. 필리핀 투바타하 산호초 자연공원은 오스트레일리아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와 팔라우 록아일랜드 남쪽 석호(Rock Islands Southern Lagoon)에 비해 면적도 작고 웅장하 지도 않다. 그러나 투바타하 산호초 자연공원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와 룩아일랜드 남쪽 석호를 결합시켜 놓은 자연환경과 생태계를 갖춘 인류의 보물이다.

물, 원시림, 하늘, 땅이 연출하는 감동의 오케스트라 이과수 국 립공원

이과수 국립공원(Iguazu National Park)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걸쳐있다. 상상을 초월하 는 거대한 폭포로 상징되는 이과수 국립공원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다. 아열대 원시정글과 푸른 하 늘, 거대한 폭포, 붉은 토지가 만들어낸 생태계는 희귀한 동식물의 안식처로 태초의 자연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준다.

흥미로운 장소와 생태계로 이루어진 이과수 국립공원의 상징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따라 격렬하게 떨어져 내리는 이과수 폭포다. 모두 275개의 크고 작은 폭포로 이루어진 이 거대한 물줄기는 길이만도 2,700m가 넘는다. 하나같이 다른 규모와 모양을 간직한 이과수 지역을 대표하는 폭포는 ‘아담과 이브’와 ‘악마의 목구멍’이다. 브라질 지역에 파노라마로 펼쳐진 아담과 이브 폭포는 이과수 지역이 얼마나 변화무쌍하게 구성되어졌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장소다. 아르헨티 나 지역을 대표하는 악마의 목구멍은 격렬한 굉음을 토해내는 폭포다. 이과수 폭포의 꽃으로 불리 는 이곳은 약 80m에 이르는 낙차가 발생시키는 굉음과 물이 떨어지면서 연출하는 물줄기, 그리고 물보라 너머로 만들어 낸 일곱 빛깔 무지개로 목구멍을 갓 넘어온 탄성마저 막아버린다.

위풍당당한 폭포로 인하여 국립공원의 자랑거리는 대부분 묻혀있다. 이과수 국립공원의 여러 자랑거리 중 하나는 태초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아열대 우림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동식물 이다. 태초의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된 우림에 서식하는 동식물은 너무 많아 파악조차 어렵다. 각 기관에서 발표하는 자료는 조금씩 차이를 보이지만 줄잡아 3,000여 종에 이른다. 이과수 국립공원 에 서식하는 동물은 구역에 따라 집단으로 서식하는데 맹수류만도 십여 종류나 된다. 대형 고양이 과에 해당하는 재규어와 푸마를 비롯하여 야행성 동물인 오셀롯과 아름다운 가죽으로 유명한 마게 이 같은 희귀동물은 정글 내륙에 터를 잡고 살아간다. 팜파스 사슴과 아메리카테이퍼, 흰목페커리, 큰수달, 큰개미핥기, 물돼지 등은 물이 풍부한 강가와 초원에서 서식한다. 황금앵무새, 토코큰부리 새, 쿠바비단날개새, 큰검정칼새, 외톨이도요타조, 붉은목뿔매, 붉은가슴부리새, 부채머리독수리 등 정글의 숲을 오가며 살고 있다. 또 포식자 카이만악어와 넓은 코카이만악어를 비롯하여 풀살무 사 등은 길이 1,200㎞가 넘는 이과수 강의 여러 지류들을 터전으로 서식한다,

풍부한 물과 연중 20도를 유지하는 습하고 따뜻한 이과수 국립공원은 식물의 보고이다. 국립공원의 붉은 색 땅에 뿌리를 내린 식물과 나무는 자그마치 2,000종이 넘는다. 코코넛야자와 아 라우 카리아삼나무, 나무고사리를 비롯하여 양치식물과 착생식물, 덩굴식물이 어우러진 정글과 숲 은 사람과 동물의 접근을 가로막을 정도다. 끊임없이 떨어지는 물줄기와 하얀 물거품을 품어 내는 물보라가 태초 생태계를 가로질러 흐르는 이과수 국립공원은 경이로운 자연을 잘 보여주는 인류의 보물이다.

01 투바타하의 산호 ©셔터스톡 02 이과수에 서식하는 토코큰부리새 ©셔터스톡

글‧이형준(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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