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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도1호선 발굴 대나무 소반 보존처리 과정
작성일
2017-09-28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2025

마도1호선 발굴 대나무 소반 보존처리 과정 - 대나무 소반, 800년 전의 원형을 찾다 마도1호선은 2009년 태안 해역에서 발굴된 고선박으로 고려시대 전남 지역의 수령현(遂寧縣, 현 장흥), 죽산현(竹山縣, 현 해남), 회진현(會津縣, 현 나주) 등에서 거둔곡물과 생활용품을 개경으로 운반하다가 난파된 배이다. 마도1호선은 같이 발굴된 목간(木簡, 글을 적은 나뭇조각)과 죽찰(竹札,글을 적은 대나무조각)을 통해 고려 희종 4년(1208) 침몰한 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안에서 발견된 대나무 소반이 원형을 찾는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보존처리가 완료된 대나무 소반

고려시대 소반의 원형을 발견하다

마도1호선에서 발굴된 소반(小盤)은 식기를 받치거나 음식을 먹을 때 사용하는 작은 상으로 대나무로 제작되었다. 지금까지 대나무로 만들어진 고려시대 소반은 알려진 것이 없어 마도1호선에서 발굴된 대나무 소반은 고려시대 소반의 원형을 찾을 수 있는 좋은 자료다. 마도1호선의 항로로 보아 전남 지역에서 자생하는 대나무를 사용하여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대나무 소반은 수중에서 뒤집힌 형태로 발견되었다. 당시 소반은 매우 취약한 상태였기 때문에 안전한 수습이 필요했다. 알루미늄 쟁반을 대나무 소반 밑으로 밀어 넣어 형태 변화 없이 물 밖으로 인양한 후 건조되지 않도록 밀봉된 상태로 보존처리실로 옮겼다. 해양에서 발굴된 수침대나무, 수침목재와 같은 수침유기질 유물은 한번 건조되면 형태를 되돌릴 수 없으므로 수분이 증발하지 않도록 발굴 즉시 밀봉한 후 실험실로 옮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나무 소반의 보존처리는 세척 - 소반 형태 고정 - 탈염 - 수침대나무의 특성 및 보존처리 방법 연구 - 치수안정화처리 - 진공동결건조 - 표면처리 - 접합 및 복원 - 처리 후 상태 기록 - 보관 순서로 진행되었다. 대나무 소반의 보존처리 과정 중 특징적인 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보존 처리를 위한 형태 유지와 염분 제거

대나무 소반은 접착제 또는 못으로 고정된 상태가 아닌 각각의 부재를 제작한 후 결구하여 조립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분해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 쉽게 흐트러져 형태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대나무 소반의 형태 유지 및 보존처리 과정 중 유물의 취급에 어려움이 없도록 스테인레스망으로 고정용 틀을 제작하여 유물을 지지하고 강도를 유지해 변형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대나무 소반은 고정용 틀 안에서 탈염처리와 치수안정화처리를 진행하였다. 탈염처리는 바다 속에 매장되어 있는 동안 유물 속으로 침투된 염분을 제거하는 과정으로 담수에 침적하는 방식을 택했다.

수침대나무의 특성에 대한 사전 연구

대나무는 탄성이 뛰어나고 단단하며 쉽게 썩지 않는 성질이 있는 재료이다. 그러나 수침대나무는 해양에 오랜 시간 매장되어 있었기 때문에 대나무의 주성분이 분해되고 수분으로 포화된 상태였다. 대나무의 물리적, 화학적 성질은 사라지고 매우 취약한 상황이었다. 보존처리를 진행하려면 수침대나무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나 이와 관련된 기초자료가 없어 대나무 소반의 보존처리에 앞서 수침대나무의 특성 및 보존처리 방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수침대나무와 같이 선행 연구 자료가 없는 경우에는 재질의 특성 및 보존처리 방법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유물의 상태에 맞는 가장 적합한 방법을 적용하여 보존처리할 수 있다. 수침대나무의 특성과 보존처리 방법에 대한 연구는 2년 동안 진행되었다.

광학현미경, 공초점주사전자현미경, 주사전자현미경, 투과형전자현미경을 사용하여 연구한 결과 수침대나무는 침식형 분해형태가 관찰되어 침식형 세균에 의해 열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FT-IR, XRD 분석 등을 통해 대나무의 주성인 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가 상당히 분해되었고 리그닌 또한 분해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대나무 소반의 안전한 보존관리를 위해서는 약품 처리가 꼭 필요한 상태였다.

01_보존처리 전 02_세척 및 해체 03_형태 복원

치수안정화처리를 위해 수용성 PEG 함침

대나무 소반의 보존처리를 위해 치수안정화처리에 사용할 강화제 선정 실험이 진행됐다. 우선 수침대나무와 특성이 가장 유사한 수침목재의 보존처리에 주로 사용하는 Sucrose, Dammergum, Cetyl alcohol. Polyethylene glycol(PEG) 4000의 4가지 약품을 사용하여 각각의 약품의 특성에 따라 함침법과 진공동결건조법을 적용하여 실험했다. 실험 결과 수침대나무의 보존처리에는 수용성 PEG 함침 후 진공동결건조법이 가장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치수안정화처리는 분해되어 취약해진 유물에 약품을 침투하여 형태를 유지하고 강도를 부여하는 과정으로 평균분자량이 4000인 PEG를 수용성 10% → 20% → 30% → 40%로 함침하였다.

진공동결건조로 유물의 변형 최소화

대나무 소반은 입체적인 구조물 형태로 각 부재의 형태 및 가공방식이 다르다. 대나무 소반의 상판은 폭 2~3mm, 두께 3mm, 길이 22.3cm로 가공한 것을 이어 붙인 형태이다. 대나무의 해부학적인 특징으로 상판의 윗면과 아랫면은 구성세포의 밀도 및 부후 정도의 차이가 있어 진공동결건조 중 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대나무 소반 각각의 부재를 모두 해체한 후 부재의 두께 및 형태에 따라 구분하고 폴리카보네이트 판으로 고정한 후 진공동결건조를 했다. 진공동결건조법은 수침상태의 목재유물을 삼중점 이하로 압력을 낮추어 목재가 함유한 수분을 고체 상태에서 기체 상태로 승화시켜 건조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건조 과정 중 유물의 변형이 적고 처리 후 유물의 색과 질감이 잘 유지되어 수침목재 보존처리에 적용하고 있다.

대나무 소반의 상판은 매우 얇고(두께 3mm) 약하여 치수안정화처리 후에도 형태를 유지할 수 없어 발굴된 모습 그대로 눕혀진 상태로만 복원이 가능할 뿐 소반의 모습을 재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각각의 편을 결구하고 복원하여도 전시, 관리 및 이동에도 어려움이 있는 상태였다. 따라서 아크릴을 사용하여 소반의 형태에 맞추어 틀을 제작한 후 그 틀 위에 각각의 부재를 복원함으로써 소반의 형태를 부여해 보존처리를 완료하였다. 보존처리가 완료된 대나무 소반의 크기는 가로 34.5cm, 세로 26.8cm, 잔존 높이 10.3cm(추정 높이: 12cm)이다.

 

글+사진‧차미영(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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