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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기고

제목
고분 속 몸니는 ‘보물’
작성자
서민석 연구관
게재일
2016-08-04
주관부서
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기획과
조회수
950

 


  기생충(寄生蟲)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혐오스러운 생물로 느껴진다. 기생충은 우리의 영양분을 빼앗아가며 질병을 유발시키는 아주 못된 생명체로 알려져 있다. 속된 말로 ‘기생충 같다’라는 말을 듣기 좋아라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생충을 연구한다면 우리가 몰랐던 중요한 역사적 증거들을 새롭게 알게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2006년도에 충남 금산시 수당리 소재 제주고씨(濟州高氏) 선산의 분묘 1기에서 출토된 수의(壽衣)에서 자그마한 솜뭉치가 발견되었다. 이 솜뭉치에 무언가가 붙어 있는 것이 발견되었는데, 주사전자현미경(SEM)으로 확인해 본 결과 길이 0.7~0.9mm에 두께 약 0.3~0.4mm 크기의 몸니(Body Louse) 충란(蟲卵)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는 고대 체외기생충이 국내 발굴 현장에서 확인된 첫 사례였다.


 


  몸니는 기생충의 한 종이며 발진티프스, 참호열, 재귀열 등을 유행시킨다. 몸니는 피를 먹는 수 분 동안만 사람의 몸에 붙어 있고 대부분의 시간은 옷에서 생활하며 알도 옷에 낳는 특징이 있다.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몸니가 성행하는 경우가 있으나 요즘에는 몸니를 구경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몸니의 발견으로 알 수 있는 새로운 역사적 증거들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옷과 관련된 기생충이니 인류의 복식문화를 재해석하는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몸니는 기생부위에 대한 특이성이 강하기에 사람의 옷에서만 서식한다. 따라서 언제부터 몸니가 있었는지를 연구하는 것은 인류가 언제부터 옷을 입기 시작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발굴현장에서 출토되는 고대 의복은 보존의 가치가 매우 높다. 의복이 출토되는 경우도 흔하지 않지만, 출토되었을 때 바로 보존처리를 하는 것보다는 섬세한 관찰과 분석을 통해서 놓칠 수 있는 사실들을 밝혀내야할 것이다. 몸니는 자그마한 미물(微物)로 여겨졌던 기생충이지만, 고고학, 자연과학, 민속학, 복식사 등 학제간 연구를 가능하게 해 우리 역사를 이해하는 데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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