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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식 가야토기의 생산 중심지 함안 우거리 토기가마군(咸安 于巨里 土器가마群)
작성일
2022-11-29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348

고식 가야토기의 생산 중심지 함안 우거리 토기가마군(咸安 于巨里 土器가마群) 경남 함안군 법수면의 천제산 일원에는 우거리, 윤외리, 윤내리 등을 중심으로 5~7기씩 소군집을 이루는 16개소의 가야 토기가마터가 분포하고 있는데, 이곳은 가야의 대단위 생산유적으로 알려져 있다. 2022년 경상남도 기념물로 지정된 ‘함안 우거리 토기가마군’은 이들 토기가마군 중 가장 이른시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곳에서 생산된 4세기 대 고식 가야토기는 낙동강을 따라 영남 각 지역으로 전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01.경상남도 기념물 함안 우거리 토기 가마군 전경

원료와 교통로 확보가 용이한 천제산에 위치

우거리 토기가마군은 4세기 대를 정점으로 운영되었으며 5세기 이후에는 ‘윤외리 토기가마군’ 일대로 생산 중심지가 이동하면서 아라가야 토기를 생산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또 토기가마의 분포 양상과 가마 구조 등은 5세기 대 일본 스에키 토기문화의 생산 중심지인 ‘스에무라요적군’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학술적·역사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우거리 토기가마군 중 발굴조사가 이루어진 2개소의 가마터가 경상남도 기념물로 지정되었다.


가야 토기가마가 밀집 분포하고 있는 천제산 일원은 낮은 구릉의 곡부와 사면, 습지가 발달해 있어 토기 생산을 위한 양질의 태토(胎土)와 땔감 등 원료 공급이 용이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특히 범람원 등 발달된 수로를 통한 교통로 확보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우거리 토기가마군은 질날늪을 통해 남강과 낙동강으로 이어지는 구릉 사이의 작은 곡부에 위치하고 있다. 총 7개소의 토기가마터가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중 2개소의 토기가마터가 발굴조사되었다.


02.토기가마에서 출토된 유물 03.폐기장에서 출토된 고배 일괄 04.폐기장에서 출토된 기대 일괄

가야 토기문화의 변화를 보여주는 토기가마군

2개소에서 발굴조사된 토기가마는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전체적으로 비슷한 양상이므로 2018~2019년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서 발굴조사한 ‘우거리 토기가마Ⅴ’를 통해 구조적 특징을 소개한다. 발굴조사를 통해 토기가마와 폐기장이 각 1기씩 확인되었는데 토기가마는 평면 장타원형으로 연소부 일부가 유실되었으나 전체적인 잔존 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평면 조사와 최종 바닥면 단면 조사 등을 통해 최소 세 차례 이상 보수가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토층 양상과 잔존 상태 등을 고려할 때 원지반을 ‘U’자 형으로 굴착한 후 조성한 반지하식 오름가마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소성부 시작 지점의 바닥에서는 벽체 함몰층에 덮인 토기편이 상당수 확인되었는데, 퇴적 양상으로 보아 최종 조업 후 반출되지 않은 폐기품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토기가마의 동쪽에서는 오목하게 함몰된 자연 곡부를 활용한 폐기장이 확인되었다. 부정형 평면의 폐기장에서는 여러 종류의 토기편과 벽체편 등이 일정한 순서로 퇴적되어 있어 향후 토기 제작과 가마 운용 과정을 밝힐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거리 토기가마군에서 출토된 유물은 4세기 대 고식 가야토기가 대부분이며, 내박자(內拍子) 같은 요도구도 확인되고 있다. 토기는 승(석)문단경호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통형고배(筒形高杯), 노형기대(爐形器臺)등 생활용과 부장용 토기가 모두 확인되고 있다. 한편 가마 내부에서는 연질(軟質)과 도질(陶質) 소성의 토기가 함께 출토되고 있다. 이는 하나의 가마에서 연질토기와 도질토기의 동시 소성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가마 폐쇄 방식 및 온도 조절 등 소성기술에 관한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우거리 토기가마군을 포함해 천제산 일원에 집중되어 있는 토기가마군은 가야 토기문화의 변화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어 학술적 가치가 매우 클 뿐만 아니라 한일 고대문화의 교류 연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기 생산과정 전반을 밝힐 수 있는 작업장 등 부속시설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가야토기의 생산체계와 토기가마의 운영·유지 방식을 밝히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 방식과 연구 방향을 설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 개발과 보존의 갈등 속에서 가야토기 최대 생산유적인 천제산 일원 토기가마군을 온전하게 조사, 연구, 보존할 수 있도록 모두의 지혜와 관심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글, 사진. 변영환(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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