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기고
- 제목
- 유골은 유전정보 박물관
- 작성자
- 서민석 연구관
- 게재일
- 2016-10-27
- 주관부서
- 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기획과
- 조회수
- 880
발굴현장에서 출토된 토기, 청동기, 철기 등 다양한 유물들은 땅속에 묻어 두려고 만든 것이 아니라 옛 사람들의 삶 어딘가에 꼭 필요해서 만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전통과 선조들의 삶이 서려있는 유물을 문화재로 지정하여 후대에까지 물려주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유물이 발굴되는 유적지에서는 그 물건을 만들거나 사용하였을 것 같은 옛 사람들의 뼈가 발굴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옛 사람 뼈에 대해서는 형질인류학에서 많이 연구되어왔는데, 90년대에 유전학과 분자생물학의 급속한 발전과 더불어 옛 사람 뼈의 유전자 분석 연구도 호황을 누리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유전자 분석기술을 이용하여 옛 사람 뼈의 DNA를 연구하기 시작한 시기도 바로 이때였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1996년 나주 복암리에서 삼국시대 사람 뼈들이 다량의 옹관에 매장되어 있는 것을 발굴하였다. 이 중에서 합장되어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옹관의 사람 뼈를 대상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공동으로 DNA 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러한 유전자 분석을 통하여 그 당시로는 규명하기 어려웠던 친연 또는 혈연관계에 대한 이해를 과학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옛 사람 뼈의 유전자 연구를 시작으로 지금은 옛 사람의 3차원 복원까지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문화재 보존과학은 유물의 보존처리와 성분분석 등 유물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며 오래도록 보존하는 것이다. 여기에 중요한 하나를 더 붙이자면 그러한 유물을 만들고 사용한 옛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보존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된다. 옛 사람들의 뼈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수많은 정보를 간직하고 있으니 유물과 더불어 소중하게 발굴, 관리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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