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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기고

제목
하회마을? 중국홍춘 ‘세계유산 인연’
작성자
이원호 연구사
게재일
2017-04-13
주관부서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조회수
2218

 


  세계유산제도는 이제 명실상부한 글로벌 유산보호시스템으로 자리 매김했다. 유산 등재국들은 자국의 유산보존을 위한 국제적 안전장치를 지속적으로 보장받게 된다. 더불어 관광수익 증대, 유산보유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 입지상승 등 다양한 혜택도 누린다. 세계유산등재는 지역의 고유한 문화를 수단으로 한 최적의 국가브랜드 제고전략인 셈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각 지자체들의 등재추진이 활발하다.


  그러나 세계유산등재를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변화는 국가간 문화주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는 추세다. ‘문화주권’은 그 나라의 독보적 문화가치를 세계인들에게 인정받는 것으로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충족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한국과 중국은 지리적으로 인접해 자연환경과 기후가 유사하고 한자문화권이라는 문화적 맥락을 통해 오랜 세월 동안 밀접하게 관련되어져 왔다. 더욱이 유산의 생성과정에도 다양한 영향관계를 보여 왔음이 역사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이 문화적 유사성은 양국이 문화주권을 선점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아리랑’의 중국 등재 과정에서 보이듯이 가깝고도 먼 나라였던 것이다. 그러나 세계유산 등재에 한중 양국이 서로 협력해서 좋은 결과를 얻은 훈훈한 이야기도 있다. 바로 역사마을인 하회와 양동, 중국 안휘성의 시디춘(西遞村)과 홍춘(宏村)이다. 중국은 2000년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고 한국은 그 후 10년 뒤인 2010년에 등재에 성공했다.


  이들의 등재기준을 비교해 보면 중국과 한국의 마을들은 씨족부락으로 과거 정주지의 촌락 형태를 유지하고 있던 점과 배치구조 그리고 마을의 고유문화가 남아있는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 작년에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북경대 세계유산센터와 비교연구를 위해 현장을 방문했을 때 본 중국의 마을은 한국과 많이 닮아 있었다. 마을 내 고건축과 수경, 주변의 자연환경도 모두 엇비슷한 듯 보이지만 자기나라만의 특색도 잘 갖추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홍춘과 같은 경관을 가진 마을은 전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극찬했으며 안동 하회마을은 특히 물돌이 지형이 아름답고 본산지인 중국보다 더 철저히 지켜온 한국의 유교문화가 남아있는 곳이라 했다. 하회마을 주민자치회장에 따르면 당시 공무원과 마을주민들이 중국의 홍춘과 시디춘을 방문해서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사례와 등재신청 과정의 노하우를 배우고 함께 준비했었다고 한다. 시디춘에서 하회마을에 우정의 싯구를 보낼 만큼 이들의 형제애는 남달랐다. 양국의 마을이 서로 협력한 결과가 세계유산등재로 돌아온 것이다. 이제 중국의 세계유산 전문가들이 한국의 유산보호제도와 활용사례를 보고 배우는 것으로 당시의 고마움을 되갚게 되었다.사실 한국과 중국은 세계유산을 보존 관리하 법부터도 차이가 많다. 한국은 문화재청에서 유산등재를 일원화하고 지방자치단체는 관리에 힘쓰고 있다. 안동시에는 세계유산팀도 별도로 꾸려져 있다. 중국은 중앙정부의 역할이 지방자치단체에 비해 약한 편이고 조례 위주로 정책을 시행한다. 또 한국은 특별법인 문화재보호법의 규제가 엄격하지만 중국은 관광활용이 주는 경제적 효과에 아직도 치중하는 편이다. 이러한 상반된 정책시행 과정에서 오는 교훈은 양국의 유산관리 정책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역사적으로 유사한 문화를 지녀온 한국과 중국, 이제 세계유산 보존관리에서도 그 인연의 끈을 지속해가야 하지 않을까?


설명사진


<안동 하회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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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담당자 : 대변인실 한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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