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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류의 ‘기억’으로 남은 역사상 최악의 쓰나미, 그리고 12개국 국민들의 싸움
작성일
2019-09-03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13943

인류의 ‘기억’으로 남은 역사상 최악의 쓰나미, 그리고 12개국 국민들의 싸움 인도양의 쓰나미 관련 기록물 국내에서 흔히 ‘쓰나미(지진해일)’라는 단어를 들으면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당시 발생한 24m 크기의 쓰나미로 집채만 한 빌딩이 장난감처럼 휩쓸리는 영상을 보며 받은 충격은 더없이 컸다. 설상가상으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라는 재앙까지 겹쳤다. 집계된 사상자 숫자는 약 1만 8400명. 실종자 숫자(2778명)를 합하면 2만 명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역사상 최악의 쓰나미에 비하면 이런 심각한 피해마저 비교가 되지 않는다. 2004년 일어난 ‘인도양 쓰나미’ 사건이다. 그로부터15년이 된 올해, 우리 인류는 이 역사적 비극을 어떤 형태로 기억하고 있을까. 01. 인류역사상 최악의 쓰나미로 남은 인도양 쓰나미 ⓒ셔터스톡



인류역사상 최악의 쓰나미… 사망자 숫자 최대 30만명


인도양 쓰나미는 2004년 12월 26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인근해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에 의해 일어났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부근 인도양에서 진도 9.0의 지진에 이어 발생한 100m에 달하는 거대한 파도는 인근 국가를 휩쓸다시피 했다.


가장 먼저 인도네시아를 강습했으며, 30분 후에 아다남(Adanam) 섬, 1시간 30분 후에 태국, 2시간 후 스리랑카와 인도, 7시간 후에 몰디브와 아프리카 동부지역까지 차례로 휩쓸었다. 당시 피해를 입은 국가는 모두 12개. 스리랑카,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소말리아에까지 광범위한 피해를 입혔다. 미얀마, 방글 라데시아, 아프리카의 소말리아, 케냐, 탄자니아 등도 피해국가에 포함된다. 그 규모나 지역적인 범위에서 전례 없는 피해라 부를 만했다.



02. 사상 두 번째로 강력한 지진에 수많은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 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보금자리를 잃었다.ⓒ셔터스톡



당시 기록된 지진 규모는 지진발생 수분 후 8.0으로 계산됐지만 이 기록은 한 시간 뒤에 규모 9.0으로 번복됐다. 최종적으론 9.3으로 기록됐다. 이는 1960년 칠레 지진이 기록한 규모 9.5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강력한 지진이다. 일본 도쿄 대학 연구팀은 인도네시아 반다아체(Banda Aceh)의 남부 해안가를 따라 지진해일의 파고가 24m 이상을 기록하였으며, 섬 지역에서의 물이 30m 이상에 차올랐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지진 해일의 평균속도가 초당 13.72m를 기록하였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미국지질조사소 추산 사망자는 28만3100명(유엔조사에 따른 사망자 숫자는 23만1452명). 이 중 3분의 1은 어린이였다는 점이 더 가슴을 아프게 한다. 더구나 사망자 이외에 실종자도 1만4100명에 이른다. 이런 대규모 사고에서 실종자는 대부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제 사망자 숫자가 30만에 달한 다는 말은 허언이 아닌 셈이다.



03. 인도양 쓰나미 진원지 및 여진 ⓒ위키백과 04. 전복된 시멘트 운반대(인도네시아) ⓒ위키백과



쓰나미에 대한 가장 현실적 자료… 역사적·과학적 가치 무한해


인도양 쓰나미 발생 이후 세계 각지의 지도자들은 일본 효고현(兵庫県) 고베(神戶) 시에 모여 회의를 열고 “자연재해의 위험과 손실을 줄이기 위한 국제적인 협력관 계를 구축키로 했다. 쓰나미에 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국가, 이른바 ‘해안 공동체’ 사이에서 향후 유사 사고 발생 시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한 것이다.


이런 노력은 마침내 국가 간 협력이 가능한 쓰나미 조기 경보 시스템의 구축을 이뤄냈으며, 이 과정에서 이전에 없었던 기술의 발전이 여러 차례 이루어졌다. 2004년 인도양 쓰나미 이후 인류의 쓰나미 대응 능력은 큰 폭으로 높아진 셈이다.


유네스코는 가슴 아팠던 당시 사고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도양 쓰나미와 관련돼 다양한 소식을 전했던 많은 미디어 매체의 기록에 대해 역사적, 문화적, 과학적 가치 역시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쓰나미의 발생과 당시의 재난 대응 등에 대한 내용을 정리한 기록이다. 무엇보다 복구와 재건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역사적 기록으로 정리했다. 유네스코는 이 기록물을 2017년 ‘인도양의 쓰나미 관련 기록물(The Indian Ocean Tsunami Archives)’이란 이름으로 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문서자료와 방대한 사진, 오디오 파일도 포함한다. 이 기록은 당시 피해 국가들이 나누어 보관하고 있다. 9311세트에 달하는 문서 자료, 500장의 사진, 196개의 오디오 카세트, 1230장의 전자 CD 및 DVD, 13개의 자기 비디오테이프 등 이다. 스리랑카 국립기록관에도 소수의 관련 자료를 보관하고 있다.


유네스코 측은 이 기록에 대해 “재난 자체에 대해 그리고 이후의 회복 과정을 보여준다”면서 “재난이 발생하게 된 과정, 그리고 재난 이후의 물질적, 비물질적 여러 문제를 복구하는 과정이 담겨 있어 이를 통해 재난에 대처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세계 과학기술인들은 지금도 인도양 쓰나미 기록을 바탕으로 쓰나미에 대응하기 위한 과학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생생한 당시의 기록은 더 이상 비교할 수 없을만큼 큰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측은 ‘인도양의 쓰나미 관련 기록물’은 자연 재해에 직면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기술 개발에 꼭 필요한 중요한 1차 자료이자, 여러 국가들의 단합과 연대, 인류애를 낳은 집단기억으로서 그들의 힘과 투쟁정신을 함께 보여주는 자료라고 명시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 인류에 닥쳐올 새로운 시련을 견뎌낼 더 큰 힘을 얻기 위해선 사고로부터 얻은 경험을 직시 하고, 이를 디딤돌 삼아 딛고 일어날 필요가 있다.



국내 쓰나미 대응자료로도 활용… “ 인류위한 역사적 기록 될 것 ”


관련 자료는 한국 쓰나미 관련 자료로도 쓰인다. 유네스코 국가간해양과학위원회(UNESCO-IOC)와 국제지진 해일정보센터(ITIC)는 인도양 쓰나미가 지역 국가들을 할퀴고 간 후, 관련 기록들을 조사한 결과를 정리해 하나의 영상기록물인 ‘Tsunami Teacher(쓰나미 선생님)’을 제작했다. 이 자료는 한글로도 번역되어 2019년 12월부터 국내에서도 쓰나미 교육을 위한 공식 자료로 제공되고 있다. 국내 기상청과 국립기상연구소가 국제 지진해일정보센터 과장인 로라 콩(Laura Kong) 박사를 초청해 국내에서 관련 워크숍을 개최하고, 그 내용을 전달받아 국내 교육용 자료를 제작한 것이다. 이 한글 보고서에는 지금까지 일어났던 역대 쓰나미 기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으며, 쓰나미가 발생하는 과학적 원리, 그리고 쓰나미가 발생했을 경우 대응방안까지 두루 담고 있어 관련 분야 업무의 지침이 되고 있다. 인도양에서 일어난 대규모 쓰나미 기록이 한국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쓰이고 있는 셈이다.



05. 미 해병대가 쓰나미 피해 지역으로 배송할 수 있도록 포장된 식사 팔레트를 준비하고 있다. ⓒ위키백과



사고를 기억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재난을 당했던 피해자들은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당시의 참사를 잊지 못하고 고통을 앓고 있다는 기록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피해자들에겐 악몽과 같은 기억이다. 이들은 고통에서 벗어나 하루속히 평온한 삶을 찾기를 소망한다. 우리 인류는 이런 아픔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앞으로 우리 인류에 닥쳐올 새로운 시련을 견뎌낼 더 큰 힘을 얻기 위해선 사고로부터 얻은 경험을 직시하고, 이를 디딤돌 삼아 딛고 일어날 필요가 있다. 유네스코가 애써 ‘인도양의 쓰나미 관련 기록물’을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삼는 까닭이다.



글. 전승민 (과학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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