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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불교 예술의 발상지, 파키스탄 간다라 문화유산을 보존하다
작성일
2024-02-29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124

불교 예술의 발상지, 파키스탄 간다라 문화유산을 보존하다 유라시아 대륙의 정중앙. 예로부터 동서양의 예술과 철학이 결합되어 수준 높은 문화유산을 창출해 온 파키스탄 간다라에서, 한국의 전문가들은 2021년부터 간다라 문화유산의 그 역사 이상으로 보존 관리될 수 있도록 지원해 오고 있다. 01.간다라 문화유산, 쿠날라 스투파와 승원

위기에 처한 간다라의 문화유산

인도 아대륙의 서편을 흐르는 인더스강은 인류사를 대표하는 고대 문명 중 하나인 인더스 문명을 탄생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그 인더스강 유역에서 피어난 또 다른 문화의 꽃이 있다. 바로 대승불교와 불교 미술의 시발점으로 유명한 ‘간다라’이다.


간다라 지역은 지리적 특성으로 여러 문화의 결합이 이루어졌고, 혁신적이고 독보적인 문화유산들이 창출되었다. 특히 대승불교와 불교 미술의 발상지인 만큼 불교문화유산이 풍부하다. 스투파와 승원들 그리고 그곳에서 출토된 수많은 불조각상과 유물 중에는 라호르박물관의 고행상과 같이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걸작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아쉽게도 현재 간다라 지역의 문화유산은 그 수준에 걸맞은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은 1947년 8월 14일, 거의 한 세기 가까이 이어져 오던 영국의 식민통치로부터 독립했다. 그러나 사회적 안정에 이르는 길은 요원했다. 지금까지도 갈등의 요소가 산재되어 있고, 이 갈등은 간혹 테러라는 형태로 터져 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이 지역은 세계에서도 치안이 가장 좋지 않은 ‘위험지역’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정책 중 문화유산을 위한 정책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마련이다. 무분별한 도시개발로 인한 유적의 파괴는 물론, 편암으로 만들어진 불상, 나무껍질에 정교하게 기록된 불경, 스투파의 외벽을 장식하고 있던 회반죽 조각장식들이 거칠게 도굴되어 밀반출되는 일이 빈번하다. 파키스탄 정부에서도 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이것이 실천으로 이어지기에는 예산 면에서나 기술적인 면 등 다방면에서 어려움이 많다.


02.파키스탄 문화유산 ODA 양해각서 체결 03.간다라 문화유산, 라호르박물관의 고행상

파키스탄 간다라 문화육성과 관광자원 개발정책 지원사업

이에 대한민국 문화재청은 간다라 문화유산의 보존·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2021년 ‘파키스탄 간다라 문화육성과 관광자원 개발정책 지원사업’에 착수했다. 이 사업은 한국이 파키스탄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추진하는 문화유산 ODA 사업으로 2025년까지 5개년 사업으로 계획되었다. 이 사업은 파키스탄 고고학박물관국에 ‘간다라 문화유산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센터를 중심으로 파키스탄의 문화유산 전문가들의 역량을 강화하여 파키스탄 문화유산 보존 관리능력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021년과 2022년 파키스탄 고고학박물관국 1층을 새단장하여 연구센터를 조성했다. 연구센터는 보존처리·분석실과 조사연구실, 두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존처리·분석실은 진공함침기, 항온수조, 휴대용 X선형광분석기 등 보존처리와 분석을 수행하기 위한 각종 전문 기자재를 갖추었다. 한편 조사연구실은 측량기기, 드론, 3D 스캐너 등 현황조사와 기록을 위한 기자재를 갖추었다. 2023년 3월 2일 연구센터의 개소식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의 최응천 문화재청장, 파키스탄의 아미르 무쾀(Amir Muqam) 전 국가유산문화부장관 등 양국의 고위급 관계자가 참가했다.


개소식 이후 연구센터는 문화유산 연구센터 기능을 점차 갖춰 나가고 있다. 보존처리·분석실은 금속유물의 보존처리 방법을 중심으로 교육하는 한편, 지류, 보존철학 등 보존과학 전반에 대한 특별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파키스탄 측에서는 코란 보존처리를 위한 기술적 지원을 요청했는데, 국가기록원의 도움을 받아 기록문화재의 보존을 위한 특별 교육도 이루어졌다.


조사연구실은 측량장비와 무인항공기(드론)를 사용한 현대적 문화유산의 기록 방법 전수에 초점을 맞춰 역량강화를 진행하고 있다. 문화유산의 현황기록은 과거 수실측의 지난한 교육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현재 디지털 기록화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마치 유선전화의 시기를 건너뛰고 무선전화로 접어든 것과 같다. 현대적 문화유산 기록 기술의 도입은 파키스탄 문화유산 전문가로부터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04.조사연구실 현장조사팀 05.간다라 문화유산 연구센터 06.지류유물 보존처리 역량강화 교육

문화 차이를 극복한 문화유산 보존 공감

파키스탄에서 진행된 3여 년간의 문화유산 ODA 사업은 크고 작은 문제의 발생과 해결의 반복이었다. 양국 간 문화적 차이가 주된 원인이었다. 대표적으로 금요일 오후에는 반드시 모스크에 기도를 드리러 가야 한다는 점, 교육이나 회의를 위해서는 중간에 차를 마시는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는 점, 그리고 여성 혼자서 출장을 가면 안된다는 점 등 한국과 사뭇 다른 문화에 따라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극복해 나가며 사업은 어느덧 4년 차에 접어들었다. 이제는 상호 간의 신뢰가 충분히 구축되었다. 앞으로 어떤 문제가 있더라도, 한국과 파키스탄의 문화유산 전문가들은 문화유산을 소중히 생각하는 하나의 목표 아래 대화와 협력을 통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




글. 박동희(한국문화재재단 국제협력단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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