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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후위기에 대응할 종합적 대안으로서 한국의 전통 조경 세계유산 등재
작성일
2024-02-29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141

기후위기에 대응할 종합적 대안으로서 한국의 전통 조경 세계유산 등재 세계적인 기후변화의 대안으로 전통 조경이 떠오르고 있다. 지금은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이며 생물다양성을 높이면서도 역사와 정신까지 아우르는 유산인 전통 정원의 가치를 재조명해야 할 때다. 01.창덕궁 낙선재 일원

기후위기 시대의 대안으로 전통정원유적 주목

세계유산은 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따라 등재 유형을 크게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으로 구분하고 있다. 여기서 세계기록유산은 등재 대상이 아니며 문화경관이나 기억유산도 특별한 해당 가치를 부각해 세부적으로 세계유산 안에 적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을 통틀어 등재유산의 유형으로 혼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세계유산은 올 5월에 출범할 국가유산청의 국가유산 유형과 동일하게 문화·자연·무형유산임을 기억해 두자.


세계유산은 「세계문화유산 및 자연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을 중심으로 「세계유산협약 이행을 위한 운영지침」으로 지켜지며 각 나라의 다양한 문화와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다.


02.일본 교토 은각사 정원

그중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기후위기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최적의 대안이자 변화될 미래 자연유산자원 실험의 장(場)이라는 차원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각 나라의 전통 정원 유적이 그것이다. 문명과 자연 사이의 직접적인 친화성 표현으로서, 대표적 세계유산인 중국 황실정원 이허위안(頤和園), 춘추전국시대부터 송나라 그리고 명·청대를 거치면서 중국 정원의 진수를 보여주는 쑤저우(蘇州)의 전통 정원, 청더(承德)의 피서산장(避暑山莊)도 세계유산이다. 일본의 고도(古都) 교토의 유명한 정원 긴카쿠지(銀閣寺)의 은사탄(銀沙灘), 료안지(龍安寺)의 석정(石庭)도 세계유산에 포함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세계유산인 창덕궁 내 후원이 대표적 전통 정원이다. 이들 유산은 세계인에게 각 나라의 독창성 있는 전통 정원 문화로 관광객 유치에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03.중국 북경 이화원

공존하며 생물다양성이 높은 전통 정원

플로렌스헌장에서 역사 정원의 외관은 계절의 순환, 자연의 성장과 소멸, 그리고 이를 영원히 변하지 않도록 유지하고자 하는 예술가와 장인의 욕구 사이에 존재하는 끊임없는 균형을 반영한다고 했다(플로렌스헌장 제2조). 기후위기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보존해야 하는 식물 등 생물자원은 정원의 주재료이며, 기온이나 생태계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유전자원의 보존기술 개발과 보급, 이를 실제 인간의 정주환경에 적용하는 데 용이한 규모를 지닌 곳이 바로 정원이다.


「자연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에서는 「세계유산협약 제5조」에 명시한 각국의 조건에 맞는 유산의 적극적인 보존과 활용에 근거하여 전통 조경 기법의 계승과 관련 재료·수종의 보급 등 원형 고증을 통한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복원 기준과 설계·수리 분야의 제도 개선을 정책 내용으로 삼고 있다.


04.중국 청더 피서산장

동북아 3국의 역사 정원은 서양의 원예를 중심으로 한 보여주기나 산책하기를 위한 장식적 정원 기능과 차별적으로 명상 또는 휴식을 넘어선 고도의 정신세계를 투영시킨, 이른바 사유(思惟)의 정원이라 할 수 있다. 그중에서 한국 전통 정원은 이웃 나라에 비해 뛰어난 자연순응적 기술이 발달해 인공을 가미하되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과 합일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자연과 인간이 만나 이루어 낸 특별한 가치에 해당한다. 「자연유산의 보존과 활용을 위한 기본법」에서 자연유산은 자연물 또는 자연환경 간 상호작용으로 조성된 문화적 유산으로 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역사적으로도 자연유산은 아름다운 자연 경물(景物) 그 자체만이 아닌 인위와 자연의 상호작용으로 탄생한 것을 일컫는다. 그간 국가유산적 시각에서 접근했던 천연기념물과 달리 일명 ‘우영우 팽나무’인 ‘창원 북부리 팽나무’, ‘화엄사 화엄매’의 천연기념물 지정은 국민이 먼저 찾고 인정한 대표적인 자연유산시대의 복선이자 변화된 정책의 마중물이었다. 그간의 국가유산은 원형 보존의 원칙이 우선했다면 전통 조경은 기후변화라는 범지구적 위기 속에서도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며 생물다양성을 높이고 역사와 정신까지 아우르는 유산으로 거듭날 것이다.


지금처럼 기온 상승으로 식물의 개화 시기가 달라지고 북방한계선이 무너지며 멸종위기종이 늘고 있는 불안한 상황 속에서 우리 선조가 가꾸었던 자연과 함께하는 전통 정원의 지혜를 되짚어볼 때다. 우리 후손에게 안전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자연유산의 청사진을 전통 조경 정책 기반 조성을 통해 제시해야 한다. 그 첫걸음은 한국 전통 정원의 세계유산 등재일 것이다.




글. 이원호(국립문화재연구원 자연문화재연구실 연구관)
자료.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국립문화재연구원 자연문화재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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