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벚꽃 흩날리는 궁캉스 어때요?
- 작성일
- 2024-03-29
- 작성자
- 국가유산청
- 조회수
- 197
달을 품은 궁궐, 소셜미디어를 장악하다
햇살 아래 궁궐은 수려하고 장엄함이 느껴지는데, 달빛으로 물든 궁궐의 밤은 또 다른 멋을 느낄 수 있다. 봄이면 시작되는 궁궐 야행은 문화유산간 거리를 가깝게 한 신호탄이었다. 경복궁을 시작으로 덕수궁, 창경궁 등 서울의 5대 궁궐 야행이 시민들에게 인기 나들이 장소가 되었다. 화사한 꽃을 피운 왕실 정원을 지나 달빛과 조명 아래 유려한 지붕선과 화려한 단청을 갖춘 궁궐 한옥의 멋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데, 이곳에서 촬영한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면서 연인, 친구 등의 데이트 코스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경복궁 ‘별빛야행’이 인기가 가장 높은데, 그럴 수밖에 없다. 평소에 공개되지 않는 ‘장고∼집옥재·팔우정∼건청궁∼향원정’에 이르는 경복궁 북측 권역을 전문해설사와 함께 야간 탐방하면서 고종의 이야기와 조선시대 후기 역사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야행 중 나오는 도시락은 왕과 왕비만 받을 수 있었던 12첩 반상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찬합에 정갈하게 담겨 나온다. 이런 이유로 ‘궁캉스’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으며, 궁궐 야행을 위한 티케팅이 치열한 현상에 ‘궁케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경주의 야행도 빼놓을 수 없다. 경주의 경우 세계문화유산의 보고인 만큼 첨성대부터 동궁과 월지 등은 많은 관광객이 찾는 코스이다. 이러한 현상에 힘입어 각 지자체에서 문화투어라는 이름으로 문화유적지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한옥에서 낭만을 찾다
궁궐의 매력 덕분인지, 한옥을 찾는 사람도 늘어났다. 국내 여행의 숙박 장소를 고택으로 잡는 경우도 많아졌다. 대표적인 고택 숙박으로 강릉의 선교장을 들 수 있는데, 지난해 한옥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 있다.
300년 역사가 깃든 선교장에서 하룻밤 묵는 상품으로 이 또한 예약 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한옥스테이가 유행하면서 한옥호텔 등이 등장하기도 했다. 특히 한옥스테이의 경우 ‘한 달 살기’가 유행이다. 한옥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골투어’의 상품을 살펴보면 한 달 살기의 숙박 요금은 1박에 4만~7만 원대다. 한옥은 숙박으로만 이용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한옥카페 등이 핫플레이스가 되면서 전국적으로 한옥을 개조한 카페가 등장하고 있다. 경주와 전주는 말할 것도 없으며, 한옥이 있을까 싶은 지역은 경기도 화성 제부도나 시흥시에도 인기 카페가 등장한다. 더욱이 커피만 파는 것이 아니라 베이커리를 함께해 서양식 디저트와 한옥의 조화를 통해 색다른 매력을 느끼게 한다. 카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문화재단 등에서 운영하는 한옥에서 부채 만들기, 전통엿 등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을 할 수 있다.
이처럼 문화유산을 체험하고, 투어하는 데 진심을 보이는 배경에는 젊은 세대에서 경험과 취향을 중요시하는 경향 때문이다. 기성세대는 사극, 역사 다큐멘터리, 유물 등을 통해 역사를 받아들이는 반면에 젊은 소비자는 현대 상품과 결합한 역사를 소비하고 그걸 ‘신선한 콘텐츠’로 인지하고 있다.
글. 강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