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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 땀 한 땀 누빈 더 없이 고운 옷 ‘전통 손누비’
작성일
2014-12-05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6153

한 땀 한 땀 누빈 더 없이 고운 옷 ‘전통 손누비’전통손누비옷
전통 손누비는 직물 사이에 목화솜이나 풀솜(명주솜) 등을 넣거나 혹은 넣지 않고 바느질로 고정시켜 방한이나 보호 

또는 보강, 장식 등을 위해서 만들어졌다. ‘누비’라는 명칭은 『용비어천가(1447)』에서 처음 확인되는 순수한 우

리말로, 스님들이 입는 납의(衲衣)에서 유래되어 시작됐다.

지정번호 : 중요무형문화재 제107호(누비장 김해자)
소재지 : 경상북도 경주시
지정일 : 1996년 12월 10일

 

누비옷은 누비 선을 표시할 때 옷감의 날실 한 가닥을 일정한 간격으로 당겨 누빌 선을 표시하고 그 선을 따라 홈질로 누빈다. 날실이 옷감의 식서와 같은 세로선이기 때문에 누비선도 세로선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와 같이 누비 옷은 옷 전체가 동일한 간격의 세로선으로 표현된다. 누비 간격에 따라 안감과 겉감 사이에 넣는 솜의 양을 달리하 고 세로선으로 누벼주면 입체적인 세로의 누비선이 생긴다. 옷 전체에 양감의 세로 줄무늬가 생기는 동시에 옷감만 을 겹치거나 솜을 넣기도 함으로써 보온의 기능을 갖게 된다. 누비는 추위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가장 기본적인 목 적인 방한의 기능과 직물의 수명을 연장하고 강도를 높이기 위한 보강용, 외부의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보호용 등 실용적인 기능으로 활용되었다. 그러다가 점차 소재나 기법이 다양해지면서 장식성이 뛰어난 각종 주머니, 보자기 등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쓰였다.

누비는 솜의 유무, 누벼진 형태, 누비간격 등에 따라 그 종류를 나눌 수 있다. 솜의 유무에 따라 솜을 사용하는 ‘솜누비’와 솜을 사용하지 않고 옷감 두 겹만을 누비는 ‘겹누비’가 있다. 누벼진 형태에 따라서 ‘오목누비’와 ‘납작누비’, 누비간격에 따라서는 ‘잔누비(세누비)’·‘중누비’·‘드믄누비(광누비)’로 나눌 수 있다. 잔누비는 누비간격이 0.5㎝ 내외에서 1㎝까지 포함하고, 중누비는 2.5㎝ 내외의 간격이며, 드문누비는 5㎝ 내 외의 누비간격으로 누빈 것이다. 이외에도 사용하는 수단에 따라 ‘손누비’와 ‘기계누비’, 누비선의 형태에 따른 ‘직선누비’와 ‘곡선누비’, 바느질 방법에 따라 ‘홈질누비’와 ‘박음질 누비’로 나눌 수 있다. 옷감만을 여러 겹 겹쳐서 누비는 보강용 ‘다겹누비’도 있다. 이외에도 오색사로 곡선과 직선을 자유롭게 표현하여 장식성을 강조 한 ‘색실누비’가 있으며, 20세기 초에는 재봉틀의 보급과 함께 기계누비가 활용됐다.

 

옷 입을 사람의 마음까지 생각한 정성스러운 옷

손누비는 누비선 한 줄을 한 가닥의 실로 누벼준다. 보통 다른 옷을 지을 때는 한 번 바느질 할 때 필요한 만큼 씩 잘라서 하는 것과는 다른 누비만의 특징이다. 누비 바느질을 시작하기 전에 누비실을 만들어 준다. 누비실은 누 빌 길이에 여유분을 더한 길이로 재단해 초를 칠하고 종이 사이에 넣고 다림질로 녹여 실에 초가 스며들도록 만든다 . 누비선이 길 경우에는 거의 3미터에 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도 그 길이의 한 줄의 누비실로 중간에 자르지 않고 누빈다. 이것은 누비선이 생명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던 우리 조상들의 생각이 만들어낸 바느질법이라고 할 수 있다.

옛날 우리의 옷은 형태뿐 아니라 옷이 갖는 의미와 옷을 입을 사람에 대한 마음까지 담아 디자인했다. 그래서 누 비를 할 때 옷 입을 사람의 건강과 복을 기원하며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하면 그 마음이 옷 속에 스며들어 입는 사 람을 지켜 준다고 믿었다. 아이들의 옷에도 누비가 많이 사용되었는데 이것은 사랑과 건강 장수를 바라는 어머니들 의 사랑이 스며든 옷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누비옷은 세탁이나 마찰에 강하다는 실용적인 장점이 있어 아이 옷에 꼭 맞는 바느질법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도 누비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옷 입을 사람에 대한 기원과 사랑의 마음이 생기고 바늘 끝에 그 마음이 묻 어나게 된다. 누비는 한 땀을 건너 뛸 수도 없고 마음이 고르지 못하면 한 땀 더 나아갈 수도 없기 때문에 단순한 솜씨나 바느질 기법이 아닌 우리 민족 고유의 정신을 담은 의복문화라고 할 수 있다. 손누비는 홈질이라는 단순한 바느질로 옷 전체를 누비지만, 한 땀이나 한 줄의 어긋남이 없이 해야 하는 바느질이다. 마음이 편치 않거나 잘하려 는 욕심을 부릴 때 누비 땀이 바르거나 고르지 않게 되는 것을 보면, 누비는 바느질 하는 사람의 마음을 그대로 보 여주는 가늠자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누비는 기능적인 목적 외에도 교육적 정서적인 기능으로 현대인들에게 기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손누비는 홈질이라는 단순한 바느질로 옷 전체를 누비지만, 한 땀이나 한 줄의 어긋남이 

없이 해야 하는 바느질이다. 마음이 편치 않거나 잘하려는 욕심을 부릴 때 누비 땀이 바르거나 고르지 않게 되는 것

을 보면, 누비는 바느질 하는 사람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가늠자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글·사진 유선희(원광디지털대학교 외래교수, 중요무형문화재 누비장 이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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