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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막힘 속의 통함
작성일
2019-02-01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702

막힘 속의 통함


막힘 속의 통함

우리민족이 추구하는 삶의 방식은 흑이 아니면 백으로 생각하는 이분법적인 사고와는 거리가 멀었다.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더라도 만나는 접점이 있기 마련이다. 조상들은 그러한 열린 사고로 삶을 살았다. 막힘과 통함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였다. 물리적으로 막혀있다 해도 완벽히 단절된 것은 아니라는 생각. 경계는 있을지언정 완전한 차단을 의미하지 않았던 삶의 방식은 문화재를 통해 발견할 수 있는 귀한 정신유산이다. 차면(遮面)의 기능을 하는 발은 밖에서는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지만 안에서는 바깥을 내다볼 수 있으며 바람과 햇볕이 들고나는 열린 문이었다. 동해의 수중 바위 안에 마련된 경주 문무대왕릉은 죽어서도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넘어 나라의 안위를 지키고자 했던 문무왕의 마음이 담겨있다. 엄격한 신분질서 속에서도 반상의 소통의 장인 탈놀이가 행해졌으며, 집 둘레에 세우는 담도 상징적으로 공간을 분리할 뿐 이웃에게 열려있는 구조로 지었다. 조선시대 남성들이 썼던 갓은 또 어떤가? 어떤 모자보다도 가벼우며 얇고 투명하다. 그 자유로움 속에 깃든 근엄함이 갓이 갖는 큰 특징이다. 막힘 속에 통함의 기능을, 그리고 통함의 가치를 담았던 우리조상. 그 지혜와 심오한 정신은 문화재 속에 담겨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깨우쳐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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