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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설명

제목
편안히 영면하소서...
등록일
2005-07-28
주관부서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24897

- 故 황세손 이구 영결식 식사




   대한제국 황세손 이 구(李 玖)저하의 영전에 告합니다.    이제 우리는 황세손 저하의 영면을 준비하면서 다시 한번 온 국민과 함께 저하의 서거를 애도합니다.
   저하의 뜻하지 않은 부음을 접하자 온 국민은 비운의 대한제국 마지막 황세손의 비극적인 죽음이라며 만감이 교차하는 애도의 뜻을 입모아 말하였습니다.    저하께서는 운명적으로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自然人으로서의 삶을 박탈당한 채 국권을 상실한 대한제국의 이름뿐이 황세손이라는 감당하기 어렵고, 감당하기 싫은 무거운 짐을 지고 일생을 살아가도록 강요받으신 것입니다.
   저하께서 태어나 자라신 곳은 일본 땅이었고, 국권이 상실된 지 20년이 지난 뒤였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다시 해방을 맞이할 때 고국은 영친왕 전하와 비(妃) 전하의 환국을 허락받지 못하여 저하께서는 이역만리를 유학을 떠나 홀로 삶을 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고국이 저하를 다시 받아들인 것은 저하의 나이 서른이 넘어서였습니다. 그 때 저하께서는 부모님 영친왕 전하와 이방자 비 전하를 모시고 이곳 창덕궁 낙선재에서 보금자리를 꾸리셨습니다. 그때가 저하의 일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간이 아니었던가요.
   그러나 영친왕 전하가 세상을 떠나시고 비 전하마저 서거하시면서 저하께서는 정든 낙선재를 떠나 자신의 삶을 구하기 위하여 세상을 나가셨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좀처럼 저하를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또 세상은 점점 마지막 황세손의 존재를 잊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7월16일 저하의 뜻하지 않은 쓸쓸한 부음을 우리는 접하게 된 것입니다.    하필이면 저하께서 돌아가신 그 곳이 저하께서 태어나신 그 자리란 말입니까. 혹 당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처음으로 돌아가고픈 인간회귀본능에 의한 것이었습니까.    저하의 서거로 대한제국의 역사는 여기서 끝을 맺게 되었습니다. 올해가 을사보호조약 100주년이 되고, 광복 60주년이 되는 해인지라 대한제국 최후가 주는 비감을 다시금 새기게 됩니다.
   그러나 대한제국은 결코 허망하게만 끝맺은 것은 아닙니다. 대한제국의 적통을 이어받은 대한민국은 온갖 어려움을 헤쳐나와 지구상에서 가장 빨리 경제를 일으킨 나라, 가장 빨리 민주주의를 실현한 나라로 우뚝 일어서 바야흐로 선진국 반열에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황세손 저하의 서거를 다시 한번 애도합니다. 저하의 빈청이 창덕궁에 마련되고, 종묘에서 노제를 지내고 금곡 홍릉 영원에 저하를 모시기 위해 이렇게 영결식을 베풀고 국무총리께서 조사를 위해 자리를 함께 하셨으니 살아생전 겪으신 서운함을 이제는 모두 씻으실 수 있으신지요    이제 저하께서는 고종황제와 영친왕께서 영면하고 계신 홍릉영원으로 모셔집니다. 이승에서의 모든 아픔을 훌훌 털어버리시고 부모님 곁으로 돌아가시어 단란하고 행복했던 낙선재 시절을 회고하시며 고이 잠드시기 바랍니다.    편안히 영면하소서. [CENTER]2005.7.24[/CENTER] [CENTER]황세손장의위원회 공동위원장[/CENTER]
[CENTER]문화재청장 유홍준[/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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