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이상해

[ 한옥에살어리랏다_⑥ ] 천혜의 자연에서 현대를 만나는 곳

송소고택





-> 솟을 대문에서 본 사랑채 전경. 안채로 드나드는 사람들이 사랑채에서 보이지 않게 쌓은 헛담 뒤로 큰사랑채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작은사랑채가 보인다.



청송군 파천면 덕천리는 청송 심씨가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그중에서도 덕천리 176번지에 위치한 ‘송소고택’松韶古宅은 옛날에는 ‘덕천 심부잣집’으로 알려진 대갓집이다. 경주 최부잣집과 함께 경북지방의 대표적 토호의 집이다.

송소고택은 송소松韶 심호택沈琥澤이 호박골에서 이곳 덕천동으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1880년경에 지었다고 한다. 정면 일곱 칸 규모의 행랑채 가운데에 난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동서방향으로 기다란 넓은 사랑마당이 나오고, 그 맞은편에 큰사랑채, 작은사랑채, 안채, 찬방, 곳간채가 서로 이어져 ㅁ자형 배치를 이루는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 자리 잡고 있다.

송소고택의 큰사랑채와 작은사랑채는 안채로 들어가는 안대문을 사이에 두고 각각 서쪽과 동쪽에 위치하였다. 큰사랑채는 정면 5칸, 측면 2칸 규모의 팔작지붕 건물로 바깥주인이 거처하던 곳이다.



-> 하루를 묵고 가는 곳이지만 저절로 책을 가까이 라고 싶어지는 공간이 별당 누마루이다.



안채는 정면 6칸, 측면 2칸 반이나 되는 규모가 큰 건물이다. 건물 가운데에 있는 정면 1칸, 측면 2칸 규모의 대청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에 안방과 건넌방이 각각 2칸씩 있고, 안방 동쪽에는 부엌이 있다. 안마당 동쪽에 해당하는 안채 부엌과 작은사랑채 사이에는 4칸 규모의 찬방이 남북으로 길게 서 있고, 안마당 서쪽에 해당하는 안채 건넌방과 큰사랑채 사이에는 4칸 곳간이 남북으로 서 있다.

송소고택은 약 30년간 사람이 살지 않고 비어 있었던 집이다. 그러다가 3년 전, 집주인 심재오 씨의 회사 동료인 박경진 씨가 현재와 같이 한옥 체험시설로 꾸미게 되었다고 한다. 박경진 씨가 심 씨에게 집을 임차해서 옛 모습을 살리며 이리저리 보수하여 2005년부터 지금과 같이 11개 방을 숙소로 대실하는 ‘한옥 체험 공간’을 운영하게 된 것이다.

송소고택이 있는 청송 주왕산국립공원은 태곳적 정적이 감도는 심산유곡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곳으로, 맑은 물과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조화를 이루는 계곡 등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관광 명소가 제법 많다.



-> 송소고택 안채는 대청 좌우에 안방과 건넌방이 있지만, 경상북도 북부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반가의 안채와는 다른 특징이 있다. 안채는 측면이 2칸으로 지어져 있어서 모든 방들의 깊이가 2칸이다. 대청도 정면 1칸에 측면이 2칸으로 깊고, 건넌방도 마찬가지다. 정면2칸,측면2칸의 안방 앞 열은 하나의 공간으로 트인 2칸이고, 뒤 열 2칸 사이는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어서 4칸 크기의 안방은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된다.



송소고택은 살림집의 기능에서 도시인들이 체험하는 한옥의 현대적 활용에 기여하는 집으로 바뀌었다. 규모가 큰 전통한옥의 현대적 대응책이라고 할 수 있다. 나무와 흙을 사용하여 지은 한옥에서 한국의 옛 생활문화와 정취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바뀐 것이다. 이러한 체험은 구들로 난방을 한 실내에서도 가능하지만, 건물과 흙담으로 둘러싸인 마당과 실내 그리고 자연과의 관계를 읽으며 우리 옛 한옥의 터 잡기와 건물 앉히기의 지혜를 깨닫는 공부를 함께하면, 전통문화의 진정한 맛을 더 높은 차원에서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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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베개에서 발간한 [한옥에 살어리랐다] 에서 발췌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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