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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설명

제목
[ 한옥에살어리랏다_⑤ ] 해를 거듭할수록 아름다워지는 다년생 주택_교동 다원
등록일
2007-07-11
주관부서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995
글 : 김봉렬

[ 한옥에살어리랏다_⑤ ] 해를 거듭할수록 아름다워지는 다년생 주택


교동 다원








교동 다원의 집주인인 황기정·박종금 부부가 오랜 서울 생활을 접고 연고가 없는 전주로 내려와 생활을 시작한 때가 1999년이다. 남들과는 달리 ‘무작정 하경’을 한 셈인데, 교동 한옥마을의 공예품전시관 바로 뒤쪽 쌈지길 안에 있는 작은 한옥을 구입하여 6년이 넘도록 개조에 개조를 거듭해오고 있다.

교동의 한옥들은 비록 아마추어의 솜씨이긴 하지만, 자신들의 집을 자기 몸같이 소중하게 여기며 정성스레 가꾸어온 정갈한 집들도 적지 않다. 이런 집들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한 해 한 해 점점 자라나는 꽃나무와 같이 개선되고 완성되어 간다. 리노베이션(renovation)이란 그때그때 필요에 의해 가장 적절한 개조와 변경을 가하는 작업이라 한다면, 비록 처음에는 어설프다 할지라도 정성 어린 손길로 매년, 철마다 가꾸고 다듬어나간다면 마침내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 것이다.

교동 다원은 바로 그런 집이다. 처음 집을 구입했을 때만 해도 남루한 한옥에 여기저기 블록건물들을 덧대서 원형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어지러웠다. 안채에 2세대, 행랑채에 1세대가 나누어 살면서 콘크리트로 마당을 덮고, 슬라브집 위에 장독대를 두는 등 그저 편리한 대로 개조해서 결과적으로 매우 불편한 집이 되어 있었다.



[한 편에는 우물마루를 깔아 한 단 높은 부분을 만들어 내부공간의 변화를 꾀했다. 후원의 정갈함을 감상할 수 있도록 큰 창도 달았다]


주인 내외는 우선 덧대어진 여러 부분들을 과감히 철거해 한옥의 뼈대를 되찾았다. 그후 안채 끝 마루 쪽방에 기거하면서 한 칸씩, 한 칸씩 고쳐나갔다. 그러면서도 한쪽에는 찻집을 열어 영업을 하면서 모은 수입으로 그때그때 수리해 나갔으니, 그 더딘 정성과 세밀한 손길이 집 안 곳곳에 스미지 않은 곳이 없다. 그 오랜 과정에서 많은 발명도 고안되었고, 남모르는 숨은 이야기들도 여기 저기 배어 있다.

원래 주택이었던 실내의 벽들을 다 털어내 널찍한 단일 공간을 만들었고, 천장도 뜯어내 지붕틀을 노출시켜 골조미를 강조했다. 교동의 한옥들이 대부분 그러하지만, 이 집에 사용된 목재도 가늘고 그다지 견실하지 못했다. 그나마 벽들을 털어내고 나니 그 뼈대의 빈약함이 더 두드러졌다. 지붕에 정통 한식기와를 올리지 못하고 가벼운 개량기와를 올린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안채의 창 너머로 잘 가꾸어진 백련과 대나무가 보인다]


눈여겨보면 작은 부분 하나도 소홀히 방치하지 않은 주인들의 섬세함을 찾아볼 수 있다. 앞마당에 가꾸어진 대나무 숲과 차나무, 대나무 파이프와 옛 가방을 활용해서 꾸민 화장실 안의 물탱크, 뒷부분 증축부를 어색하지 않게 처리한 청동판지붕.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랄까 이처럼 기발한 아이디어들로 충만한 집들은 자칫 어지럽고 난잡해지기 쉽다. 그러나 교동 다원은 정갈하고 단정하다. 찬찬히 뜯어보지 않으면 여러 발명품들은 쉽게 눈에 띄지 않고, 정갈한 전체 분위기에 싸여 평화로운 찻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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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베개에서 발간한 [한옥에 살어리랐다] 에서 발췌한 내용 입니다.

* 이글의 저작권은 문화재청과 돌베개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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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_문화재청 홍보담당관실 (042.481.4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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