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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해수욕장 갯벌 속 고려시대 선박 해남 송호리 해남선 수중발굴조사
작성일
2023-12-01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406

해수욕장 갯벌 속 고려시대 선박 해남 송호리 해남선 수중발굴조사 송호리 주변 해역은 남해안 일대에서 연안을 따라 서해로 넘어가는 길목에 위치한다. 고대부터 수많은 선박이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해역에서 최근 고선박이 발견되면서 우리나라 15번째 고선박 발굴조사가 진행되었다. 00.매몰된 해남선

해남에서 발견된 전통한선

‘해남선(海南船)’은 2023년 5월 22일 송호해수욕장 인근에서 무인항공기(드론) 촬영을 하던 개인 연구자가 발견해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그 당시 신고자는 간조기(干潮期)1) 모래 위에 노출되어 있던 선체의 모습을 직접 촬영해 신고하였고, 그다음 날인 5월 23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서 현지 조사를 수행했다.


01.송호해수욕장도면

조사 결과 노출된 선체의 좌우 외판(外板)2)에서 나무못을 사용한 흔적이 확인되었고, 가룡목(加龍木)3)이 확인되는 등 일반적인 전통 한선(韓船)의 구조와 유사한 것으로 판단되어 발굴을 결정하였다. 선체 일부가 드러나 있는 상황으로 훼손과 도굴 등의 위험이 크다는 판단 아래 지체없이 현장 보존 조치를 취해 6월 26일 발굴조사에 착수하여 9월 19일까지 약 3개월간 진행하였다.


02.제토작업

새로운 방식의 수중발굴조사

‘해남선’은 만조기(滿潮期)4)에는 바닷물에 잠기고 간조기에는 공기 중에 드러나는 조간대(潮間帶) 구간에 매몰되어 있었다. 일반적으로 조간대 발굴조사는 선체가 노출되는 시간에 내부의 해수를 제거한 뒤, 육상발굴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한다. 하지만 ‘해남선’의 선체 전면이 노출되는 기간이 한 달 중 5일 정도로, 86일간의 조사기간 중 16일만 노출되었고, 그마저도 하루 1시간 내외로 노출되었다.


또한 만조기에도 최대 수심이 3m 이하인 탓에 조사선박이나 수중발굴 전용 바지선이 접근할 수 없어 기존에 진행하던 수중발굴조사 방식으로도 조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따라서 발굴조사단은 선체가 잠겨 있는 기간에는 수중발굴장비를 이용하여 제토조사를 진행하고, 선체가 노출되는 기간에는 삽과 호미 등을 이용한 제토조사와 3D 촬영, 실측, RTK-GPS 측량5)등을 진행하여 수중조사와 조간대조사를 혼합한 기존에 시도해 보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의 발굴조사를 수행했다. 선체 내부에 쌓인 퇴적물을 모두 제거하고 출수된 유물을 수습·기록한 후에는 선체를 인양하였다. 선체를 통째로 들어올리면 부러질 위험이 있어서 부재를 하나씩 해체해 인양하였고, 현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보존처리시설에서 보존처리를 진행 중이다. 이번 발굴조사는 새롭게 시도하는 방식이라 전체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03.조사해역 전경 04.조사현장 전경

현재까지 조사된 한반도 제작 고선박 중 가장 큰 규모의 고려시대 선박

‘해남선’은 우리나라에서 15번째로 조사되는 고선박이며, 조간대에서 발견된 고선박으로는 8번째에 해당한다.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해남선’은 좌현 외판 2단, 우현 외판 3단, 저판6) 7열이 남아 있었으며, 잔존최대길이(저판최대길이) 13.4m, 잔존최대너비 4.7m, 저판최대너비 3.2m로 저판의 규모로 보았을 때, 현재까지 조사되었던 한반도 제작 고선박 중 가장 큰 규모로 확인되었다. 또한 선체편과 내부에서 수습된 유물의 방사성탄소연대분석7)결과가 11세기 초반에서 12세기 중반경으로 확인되어 ‘해남선’은 고려시대에 제작·운항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05.해남선 출수 수키와편 1 06.해남선 출수 수키와편 2 07.해남선 출수 도기호 08.해남선 출수 숫돌

‘해남선’의 내부에서는 도기, 기와, 숫돌8), 닻돌9) 등 선체를 제외하고 총 15점의 유물이 출수됐다. 특히 도기 내부에서는 볍씨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씨앗류가 확인되어 선박이 곡물운반선으로 쓰였을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86일간의 발굴조사 기간에 두 번의 조사기간 연장이 있었을 만큼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이번 발굴조사는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효율적인 조사를 진행할 수 있는 값진 경험과 함께 조간대 발굴조사의 새로운 지침서를 만든 조사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해남선은 고려시대 선박의 구조뿐만 아니라 선박의 역사 등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 조석 현상에 따라 해수면이 하루 중에서 가장 낮아졌을 때
2) 선체의 양 옆면을 이루는 부재
3) 외부의 수압으로부터 외판이 버틸 수 있도록 해 주는 부재로 좌우외판에 구멍을 뚫어 설치
4) 조석 현상에 따라 해수면이 하루 중에서 가장 높아졌을 때
5) Real Time Kinematic - Global Positioning System,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하여 위치를 결정하는 실시간 이동측량 기법으로 센티미터 수준의 정확도로 위치를 결정할 수 있는 기법
6) 선체의 바닥면을 이루는 부재
7) 뼈, 목재, 섬유류 등 방사성탄소를 포함한 유기물의 연대를 측정하는 방법
8) 칼 따위의 연장을 갈아서 날을 세우는 데 쓰는 돌
9) 나무로 만든 닻을 가라앉게 하기 위해 매다는 돌




글, 사진. 박상준(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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