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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류의 역사를 간직한 한국의 고인돌
작성일
2008-10-31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6675



한국 선사시대 유적을 대표하는 고인돌(Dolmen, 지석묘)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인류의 문화유산이다. 고인돌은 하부의 묘실 위에 거대한 바위를 뚜껑처럼 덮고 있는 거석기념물의 대표적인 유적이다. 한국의 고인돌은 청동기시대에 속하며, 당시 사회에서 대부분 무덤으로 사용하였으나 권력의 상징물이나 신앙의 대상물로 축조된 것도 있다.

한국은 밀집도와 다양한 형태, 규모면에서 볼 때 독자적으로 발달된 고인돌문화를 꽃피웠던 곳이다. 한국의 고인돌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하고 희귀하며 오래된 문화유산이다. 이러한 점이 인정되어 지난 2000년 12월에 고창, 화순, 강화지역의 고인돌이 세계문화유산 제977호로 등재됐다. 이제 한국 고인돌은 우리 민족 뿐 아니라 세계의 모든 인류가 아끼고 가꾸며 보존해야 할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고인돌로 대표되는 거석문화는 유라시아 대륙을 감싸고 있는 대양의 인접지역에 주 분포권을 형성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거석문화 중심지역의 하나가 한국으로 알려져 있다. 그 분포 양상을 보면 동북아시아지역이 가장 조밀한 분포상을 보이고 있으며, 그 중 한국이 중심을 이룬다. 한국에는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이 존재하고 있다. 그 중에서 탁자식 고인돌은 세계 거석문화의 일반적인 형태지만, 특히 거대한 바둑판식은 한국에서만 보이는 독특한 고인돌 형태이다. 고인돌 안에는 신분 상징물과 내세관을 보여주는 유물이 부장副葬되어 있다. 가장 대표적인 부장유물은 간돌검과 돌화살촉이지만 당시에 희귀하고 특수계층만 사용한 것으로 여겨지는 비파형동검이나 옥도 있다. 부장유물 중 적색마연토기는 재생과 벽사의 의미가 있다. 석검이나 동검은 당시 신분을 상징하는 징표로 내세에까지 그 지위가 이어지라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다. 불가사의한 고인돌과 축조 당시의 모습을 간직한 고인돌도 있다. 대형 고인돌의 덮개돌 무게는 보통 30∼50톤에 이르며, 심지어 100톤 이상도 있다. 이러한 고인돌은 오늘날 중장비로도 이동하거나 받침돌 위에 올릴 수 없는 규모다. 탁자식과 기반식 고인돌 중에 고도의 기획과 기술로 덮개돌과 받침돌을 균형 있게 배치하여 축조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고인돌도 많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한국의 고인돌

고창 고인돌은 전라북도 고창읍 죽림리와 아산면 상갑리에 위치하고 있다. 죽림리를 중심으로 산줄기 남사면에 등고선을 따라 10개 군집을 이루고 442기의 고인돌이 열을 이루면서 분포되어 있다. 고창 고인돌은 세계적으로도 가장 조밀한 고인돌 분포 지역으로 한국에서 대표적인 거석문화의 보고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탁자식과 기반식, 개석식 등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을 한곳에서 볼 수 있다는 점도 있다. 특히 고창 고인돌 중 도산리 고인돌은 북한이나 요령지역에서 볼 수 있는 처마가 넓고 덮개돌이 얇은 전형적인 탁자식 고인돌이다. 고창 고인돌의 대부분은 받침돌이 고인 기반식 고인돌이다. 이 기반식들은 덮개돌이 입체화되거나 거석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고인돌 중 기둥모양의 받침돌을 한 기반식 고인돌은 덮개돌이 웅장하고 인위적인 감을 보여주는 것으로 고창 고인돌의 특징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고창 고인돌에서는 석검 등 부장유물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화순 고인돌은 전라남도 화순군 도곡면 효산리와 춘양면 대신리에 위치하고 있다. 이 고인돌은 두 마을을 잇는 보검치(보검고개) 양쪽 계곡 10km에 걸쳐 10군에 596기의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다. 고인돌은 계곡 동쪽 산기슭을 따라 열을 이루면서 무리지어 있다.

화순 고인돌의 가장 큰 특징은 고인돌의 축조과정을 보여주는 채석장이다. 이 채석장의 석질이 화산암계통의 응회암으로 수평의 절리가 잘 발달되어 있어 쉽게 덮개돌을 채석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구비하고 있다. 그 아래에는 여러 형태의 고인돌들을 볼 수 있어 고인돌의 축조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거대한 기반식과 성역화된 고인돌이 다수 분포되어 있는 점도 들 수 있다. 성역화한 고인돌은 독립된 거대한 고인돌이거나 군집을 이룬 곳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고인돌에서만 나타나고 있다. 춘양 대신리 고인돌은 길이 7.3m, 폭 5.0m, 두께 4.0m로 한국 최대 규모이다. 이 고인돌을 핑매바위라 부른다. 이처럼 고인돌의 이름과 전설이 많이 남아있는 것도 화순 고인돌의 매력이다. 이중 춘양 대신리 고인돌에서는 다양한 무덤방과 부장유물이 발견되었는데, 대부분 농경과 관련된 다양한 생활도구들이다. 또한 기원전 555년과 770년이라는 절대연대 자료가 측정됐다. 발굴된 무덤방에 보호각이 설치되어 있다. 강화 고인돌은 인천광역시 강화군 하점면 부근리, 삼거리, 고천리, 오상리, 교산리에 위치하고 있다. 고인돌은 주로 고려산 북쪽 산기슭에 127기의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는데, 군집을 이루기보다는 곳곳에 산재되어 있다. 강화 고인돌 중 특히 잘 알려진 부근리 탁자식 고인돌은 고려산의 북쪽기슭에 형성된 대지상에 있으며, 남한지방에서 발견된 탁자식 고인돌 가운데 가장 크고 대표적인 것이다. 이 고인돌의 덮개돌 크기는 길이 6.5m, 너비 5.2m, 두께 1.2m로 지상에서의 전체 높이는 2.6m이며, 현재 좌우의 받침돌만 남아 긴 통로처럼 되어 있다. 강화 오상리 고인돌은 발굴 후 정비 복원한 것으로 모두 탁자식 고인돌이다. 여기서 출토된 유물은 간돌검편, 돌칼편 등 석기류와 적색마연토기편 등이 있다. 강화 고인돌의 특징은 탁자식 고인돌의 중심 분포지라는 것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고인돌의 산등선 입지이다. 일반적으로 고인돌의 입지가 강이나 천변의 평지와 평지보다 높은 대지상의 산기슭이나 구릉상, 고개마루 같은 곳에 있지만 강화 고인돌 중 고천리 고인돌은 산의 정상부 산등성이를 따라 탁자식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다. 영원히 남겨져야 할 역사의 산물

이제 우리 고인돌은 우리민족뿐 아니라 세계의 모든 인류가 아끼고 가꾸며 보존해야 할 세계문화유산으로, 단순히 3000년 전의 과거 조상의 무덤이 아닌 우리 곁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던 살아있는 역사요, 지난 과거 이 땅에 터전을 두고 살아온 우리 선조들의 혼이 담긴 유산이자 삶의 흔적인 것이다. 우리는 신비스럽고 경이로운 고인돌, 주변에서 맴돌고 있는 고인돌, 조상의 혼이 깃들여 있는 고인돌들을 후손들과 함께 영원히 살아남을 문화유산으로 남겨야 할 것이다. ▶글·사진_ 이영문 목포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 (재)동북아지석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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