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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당이 궁금한 어린이들 모여라!
작성일
2024-02-29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140

서당이 궁금한 어린이들 모여라! 옛 서당을 경험하고 싶다고 사보에 신청한 아이들을 무계원으로 초대했다. 아이들은 이날만큼은 학원이 아닌 서당에서 훈장님과 함께 서당이 어떤 곳인지 알고, 인과 예를 마음에 새길 수 있는 글귀를 따라 읽어 가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무계원을 가득 채웠다.

“우리 서당에서 명심보감 배워요!”

서당 체험을 하려고 부모님 손을 잡고 무계원에 들어선 아이들. 이제 막 4학년이 되었다는 하윤이와 동욱이 그리고 3학년이 된 보나와 지원이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무계원의 구석구석을 살피는 모습을 보였다. 하윤이는 멀리 전주에서 왔다고 했다. 전통문화를 직접 경험해 보고 싶어서, 예절을 배우고 싶어서,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배우기 위해서 등 아이들이 이곳에 온 이유는 다양했다.


한복을 입고 정자관을 쓴 한재우 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 사무총장인 훈장이 등장하자 아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궁금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며 훈장님을 빤히 쳐다보는 아이들이 귀엽다는 듯 미소로 화답하는 훈장님이다.


“서당은 100여 년 전 너희들의 할머니, 할아버지 또는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어릴 때, 우리나라에 학교가 별로 없던 시절 공부하던 곳이야. 서당은 1,700여 년 전부터 존재했단다. 1920년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서 서당 실태를 조사하니 북한에서 제주도까지 2만여 개 서당이 있었고, 30만 명 이상의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 그 당시 일본에도 서당과 비슷한 것이 있었는데, 그것이 400가구당 1개였다면 우리나라는 서당이 105가구당 1개 있는 거야. 정말 대단하지?”라는 한재우 훈장의 말에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이 정말 대단한 까닭은 나라의 지원 없이 우리 조상들이 자발적으로 서당을 운영하고, 부모들 또한 아이를 보내 글을 배우도록 했기 때문이다. 한재우 훈장은 전 세계적으로 “이런 유례는 없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01, 02.서당 체험을 진행한 전통문화공간 ‘무계원’

“예의를 갖추면 어디서나 환영받는 사람이 됩니다!”

허준도, 장영실도, 정약용도 서당에서 공부를 시작했다며 서당에는 예절만 배우는 게 아니라 의술, 자연과학 등 다양한 학문을 배울 수 있는 곳이라는 설명에 이어서 서당에서 배우는 첫 번째가 관계요, 두 번째가 소통이라고 설명을 이어나갔다.


이것이 정말 대단한 까닭은 나라의 지원 없이 우리 조상들이 자발적으로 서당을 운영하고, 부모들 또한 아이들을 보내 글을 배우도록 했기 때문이다.


“엄마, 아빠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보면 친구들과 관계도 좋아요. 좋은 관계를 맺으려면 예의가 필요하죠. 옛날 중국 사람들은 우리나라를 동쪽의 예의가 있는 나라라며 동방예의지국이라고 했는데, 그만큼 우리나라 선조들이 예의를 중요시했어요. 세상을 살다 보면 두 가지 갈림길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가 있는데 선택의 기준은 결국 인성이에요. 여러분도 친구 사귈 때 공부 잘하고 잘난 척하는 친구보다 착하고 예의 바르고, 따뜻한 말을 해 주고, 마음이 포근한 친구를 좋아하죠? 여러분이 그런 사람이 되면 세상도, 사람들도 여러분을 사랑하게 돼요. 예의를 갖추지 않으면 부모님도, 친구도 그 누구도 여러분을 환영하지 않아요”라며 한 훈장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예의를 갖춰야 하는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했다. 다행히 아이들은 그의 말을 이해했는지, 환영받는 사람이 되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03, 04.체험 신청을 통해 참석한 어린이들의 모습

한복 입고 유건 쓰고 명심보감 배워

“와, 한복이다!” 글공부에 앞서 아이들이 한복 입기에 나섰다. 평소 한복 입을 일이 잘 없으니 더 반기는 모습을 보였다. 아이들이 한복을 입고, 머리에 유건을 쓰고 자리에 앉으니 정말 옛 서당으로 돌아간 느낌이랄까. 동욱이는 한복과 유건이 꽤 마음에 들었는지 한복을 만지며 싱글벙글한다.


“서당에서는 공부하기 전 바른 자세를 가르쳐요. 첫째, 허리를 반듯하게 세우고, 둘째 손을 가지런히 모아요. 여학생은 오른손을 바깥으로, 남학생은 왼손을 바깥으로 두고 손을 배꼽 위에 올리세요. 기대거나 손을 풀어놓으면 생각도, 마음도 풀어지는데, 바른 자세를 하고 공수를 하면 생각과 의식이 집중됩니다. 마음을 여기에 가져다 놓으세요.”


공수하고 눈을 감는 아이들의 모습이 꽤 진지하다. 바른 자세를 하고, 명심보감을 읽어 내려갔다. 훈장님이 먼저 훈음을 읽고, 아이들이 따라 읽었다. 一生之計 在於幼(일생지계 재어유), 一年之計 在於春(일년지계 재어춘), 一日之計 在於寅(일일지계 재어인).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 있고,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있으며,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며 뜻풀이도 했다.


“보세요. 무언가 되려면 어려서부터 준비해야 하는 거예요. 어느 순간 갑자기 이루어지는 건 하나도 없어요. 1년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부지런한 농부는 이른 봄부터 준비하잖아요? 지금부터 여러분이 하기 싫은 일, 하고 싶은 일을 조절하면서 하다 보면 분명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어요. 알겠죠?”라는 한 훈장의 말에 아이들은 큰소리로 “네!”라고 대답했다.


훈장님이 재미를 더하기 위해 한자의 음에 음률을 붙여 읽으며 시범을 보였다. 음률을 넣어 읽는 것이 어색한 듯해도 아이들은 꽤 잘 따라 했다. 음률에 맞춰 몸까지 흔들흔들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이들이 글 읽는 소리만큼 아름다운 소리가 또 있을까. 무계원 앞마당의 나무도 바람에, 아이들의 글 읽는 소리에 일렁이는 것만 같다.


05.체험 신청을 통해 참석한 어린이들의 모습 06, 07.명심보감과 천자문 배우기와 의복 체험이 진행됐다.

서당은 재미있어

아이들은 바른 자세로 인사하는 법을 배우며 서당 체험을 마무리했다. 오늘의 서당 체험은 어떠했을까?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특히 무슨 일을 하든 바른 자세를 갖추는 것이 먼저라는 훈장님의 말씀이 오래 기억날 것 같습니다”라는 보나 어머니는 “훈장님의 주옥같은 이야기에 아이보다 제가 더 많은 깨달음을 얻고 갑니다!”라며 오늘의 서당 체험에 만족을 표했다. 엄마와 달리 보나는 “한복을 입고 수업한 것이 재미있었어요!”라고 답했다. 한복이 특별했던 것은 지원이도 마찬가지다. “한복 입은 시간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라고 방긋 웃었다.


그리고 하윤이가 “어렸을 때 공부하지 않으면 나이 들어서 아는 것이 없다는 게 기억에 남아요”라며 《명심보감》 이야기를 꺼냈다. 하윤이 어머니는 “오늘 훈장님께서 둘째인 딸이 들었으면 하는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셨어요. 기회가 된다면 딸과 함께 한 번 더 교육받고 싶어요!”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하루쯤 수학, 영어보다 중요한 예의를 배우고, 효를 배우고, 사람답게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서당으로 체험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한자 배우기는 덤이다.


K-유산속으로 참여 안내! 4월호 ‘국궁체험’을 진행합니다. QR코드를 찍으면 자세한 일정과 장소가 안내돼 있습니다. -체험대상: 20-30대 관심 있는 누구나 -체험인원: 4명 -체험일정과 장소: 온라인폼에 안내 -신청방법:QR코드를 찍으면 연결되는 온라인폼에 작성 -신청자 선정:온라인폼 형식에 맞춰 작성하신 분 중 선정을 통해 참석 안내를 드립니다. (선정되신 분에게만 참석 통보) -참가비: 무료


글. 정임경 사진. 박진우 진행 협조. 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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