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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유산 답사기
작성일
2004-11-15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3794

강화도를 다녀와서

강화에 첫발을 디딘 후, 항몽관련 유적부터 구한말 외세대항 유적들까지 강화역사의 요약본이라 할 수 있는 강화 역사관에서부터 강화여행이 시작됐다. 옛 강화의 출입문이자 요새였던 갑곶돈대를 거쳐,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잘 알려진 강화지석묘를 보는 순간 그 까마득한 세월의 엄숙함이 절로 느껴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북방식 고인돌인 강화지석묘의 덮개돌은 그 무게만 해도 80여 톤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규모이다. 우리나라 3대 해상 관음기도량으로 널리 알려진 사찰인 보문사는 낙가산 중턱의 일명 눈썹바위에 조각된 마애석불로도 유명하다. 관음보살상을 덮고 있는 기묘한 형태의 눈썹바위는 흡사 ''보살상을 보호하기 위해 하늘이 내린 지붕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비감을 준다. 이곳 보문사가 문화재적 가치보다는 관음성지로서 더 중요시되고 있어서인지 관음보살의 네모진 얼굴에 자애로운 눈길이 더욱 더 영험해 보인다. 강화는 충절의 도시, 항전의 도시답게 광성보, 덕진진, 초지진 등 국방유적이 많다. 그 중 광성보는 신미양요 때 가장 격렬한 싸움이 벌어졌던 격전지로서, 당시 무기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어재연 장군 휘하 모든 수비군이 용감히 싸우다 장렬히 순국하였다 한다. 후에 이 곳에서의 전투에 대해 미국인들은 “물리적으로는 이겼으나 정신적으로는 졌다”고 했다는데, 마지막 보루를 지키기 위해 그들이 얼마나 처절하게 싸웠는지를 생각하니 때마침 내리는 비와 함께 마음이 숙연해졌다. 이번 답사를 통해 우리 조상들의 얼과 숨이 살아있는 유적과 유물은 책 속에서보다는 눈과 손과 발로 직접 보고, 만지고, 딛고 섰을 때 가장 가치있는 것이 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문선경 / 문화재청 사적과 skmoon77@ocp.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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