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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연기념물 보호 종개념에서 공간으로 전환돼야
작성일
2004-12-24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3415



강원도 철원과 경기도 파주지역에 가면 천연기념물 독수리를 볼 수 있다. 매년 10월 말에 남하하여 철원과 파주지역의 넓은 들과 DMZ에서 월동한다. 2000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독수리는 약 350여 마리였고, 턱없이 부족한 먹이 때문에 굶어 죽는 독수리가 해마다 수십 마리에 달했다. 과거 독수리는 전국적으로 분산되어 월동했기 때문에 먹이 부족 문제는 크게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서식할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한두 군데로 모이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런 집중화현상은 먹이 부족, 질병 등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이 한국조류협회 등 문화재 관련 NGO와 함께 추진한 독수리 먹이주기 운동은 최소한 굶어 죽는 독수리를 없애기에 충분했다. 이후 독수리는 매년 증가하여 이제는 2000여 마리에 달하고 있다. 개체수가 증가하면서 문화재청은 매년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독수리의 개체수를 정확히 조사하고, 이에 따른 보호활동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독수리 번식지인 몽골과의 MOU체결과 공동연구를 실시하여 2003년에는 양국이 공동으로 독수리 심포지엄을 가진 바 있다. 이같은 문화재청의 정책은 야생동물이 동사하거나 굶어 죽는 개체를 최소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본격적인 먹이주기 정책을 펼친 2000년 이후 천연기념물 조수류의 구조 건수가 40∼50% 이상 감소했다. 또한 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 구조·치료체계를 개선하여 전국 300여 개의 동물병원을 천연기념물 구조·치료소로 지정, 신속하게 천연기념물을 구조·치료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치료 후 방사할 때까지 훈련을 하거나 사육할 수 있는 치료·복원센터도 전국 주요지역별로 신설해 구조효과를 배가시키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이 천연기념물 조수류의 개체수를 늘이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이런 정책이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먹이주기 정책에서 가장 우려하는 건 개체수의 집중화다. 많은 수의 천연기념물이 한 곳에 집중되면 서식환경의 변화에 따른 자연상태에서의 먹이 부족, 전염병의 유행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조류콜레라와 같은 질병이 발생할 경우 한 종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독수리의 월동지 분산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수리의 이동경로상에 있는 도래지 중 일부지역을 천연기념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독수리가 먹이 공급 없이 자연상태에서 먹이를 찾아 월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미국의 500개가 넘는 야생동물보호구역이 철새의 이동경로를 따라 정해져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이다. 문화재청에서는 전국의 주요 도래지나 서식지를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일정구역을 천연기념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정책의 수립이 필요하다.
백운기 박사 /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paekw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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