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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비의 돌, 호박
작성일
2017-12-01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1670

신비의 돌, 호박 - 낙산사 호박사리호 보존처리 호박(Amber)은 나무수지 진의 화석이다. 화석은 지질시대에 살았던 동식물의 유해나 활동 흔적이 퇴적물에 남아 그대로 보존된 것을 말한다. 낙산사 화재로 발견된 사리호의 원재료인 호박은 수천 년 전부터 인류가 신비의 돌로 여겨 지금까지 장신구로 사용하고 있다. 훼손을 막기 위해, 호박의 보존처리 과정에는 어떤 강화제와 접착제가 쓰였는지 확인해보고자 한다. 보존처리 전(上) 후(下)

낙산사 화재로 발견된 사리호, 유리 아닌 호박

2005년 낙산사 화재로 피해를 입은 공중사리탑을 보수하던 중 사리함과 함께 표면 박락 현상이 심한 사리호가 발견됐다. 기자회견 당시 ‘자줏빛 유리로 만든 구슬 모양의 사리호(舍利壺)’라고 발표됐으나 정확한 성분 분석이 필요했다. 유리와 형태적으로 유사하나 대상유물의 재질과 상태에 따라 보존처리 약품이나 그 방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개의 편으로 떨어진 미세시료를 채취하여 국립문화재연구소 무기분석실과 생물실에 SEMEDX분석과 FT-IR microscope분석을 한 결과, 유리가 아닌 호박(Amber)으로 확증되었으며, 본 시료는 열에 의해 손상 즉, 열적 변화가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열화란 급격한 온도 상승에 의한 재질 변화도 의미하지만 오랜 세월 서서히 변화한 상태도 포함된다.

호박은 돌이지만 광물질이 아닌 큰 극성을 지닌 유기물질이다. 우리가 화학시간에 배웠던, 용질이 용매와 고르게 섞이는 현상인 ‘용해’의 여부는 물질의 극성과 관계가 깊다. 용매와 용질의 극성이 비슷하면 잘 용해시키고 용매와 용질이 극성의 차이가 크면 용해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호박은 극성 물질이기에 극성 용매가 포함된 코팅제나 접착제를 사용하게 된다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호박, 어떤 강화제와 접착제가 좋을까?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접착제들은 TV광고에서 볼 수 있는 믹스앤픽스 형태의 화학 반응형과 용제가 증발하여 굳어지는 용제증발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투명하고 맑은 재질을 접합할 땐 과연 어떤 접착제가 좋을까? 물과 같이 맑고 투명한 형태가 옳으며 가역적인 접착제이어야 한다. 이는 모든 물질은 세월이 지나면서 색이 변하고 접착력이 약화되어 먼 훗날 더 큰 훼손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문화재를 안전하고 재처리가 가능하게 접착제를 선택하여야 한다. 따라서 화학반응형 접착제는 제거가 힘들기 때문에 용제증발형 접착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을 충분히 감안하여 보존처리 전에 여러 가지 임상 실험을 진행하고 그에 적합한 접착제로 보존처리를 해야 한다.

안전한 접착제와 코팅제 선정을 위한 실험

강화제를 선정하는 기준은 재처리 시 가역성과 물리화학적 변형 없이 안정적인가에 대한 물음에 역점을 두었다. 따라서 보존처리 전에 국내외 보존처리 사례조사 등을 통해 본 유물의 재처리 시 Paraloid B72보다 유기용제(용매)의 선택폭이 넓은 Paraloid B67가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용해시키기 위한 유기용제를 선정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실시했다.

실험을 위해 구입한 호박 시료를 20㎜(가로) X 15㎜(세로) X 10㎜(높이) 크기로 만들고 각각 용매, 알콜류(Isopropyl alcohol) 100㎖, 케톤류(Acetone) 100㎖, 증류수 100㎖, 지방족탄화수소류(Mineral spirit) 100㎖, 방향족탄화수소류(Xylene) 100㎖ 용액 속에 담가 놓고 매 시간마다 호박시료의 중량과 표면의 변화를 관찰하였다.

각각의 용제 속에 침지시킨 호박시료를 매시간 측정 결과, 아세톤에 침지한 호박시료가 중량손실이 가장 많았고 알콜류, 증류수 그룹이 중간 단계의 중량손실을 보였으며, 지방족 탄화수소류인 미네랄 스피릿(White spirit)과 방향족탄화수소류 자일렌(Xylene) 등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따라서 자일렌을 용매제로 한 Paraloid B67로 강화 및 접착제로 선정하였다.

보존과학분야에서 보편적인 코팅제 및 접착제

보존과학에서는 코팅, 강화제, 접착제 등으로 널리 사용하고 있는 Paraloid B72(미국에서는 Acryloid B72로 불리어 진다)는 Rohm&Haas사의 등록상표로서 무색 투명의 열가소성수지로 Ethyl methacrylate 70%와 Methyl acrylate 30%로 구성되어져 있다. 이 제품은 보존과학 쪽에서 매우 안정적이라고 평가되 고 있으며 초기에는 Paraloid B72는 아크릴산 냄새가 나는 흰색의 불규칙적인 덩어리로 공급되었으며 Ethyl methacrylate 68%와 Methyl acrylate 28% 조성되었다. 1976년 이후 이 상품은 투명하고 냄새가 없는 공모양으로 바뀌었다.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Paraloid B72는 안정성과 내수성, 내황변성 코팅을 주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비닐계와 셀룰로우즈 화합물, 실리콘 수지와도 혼합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본격적인 호박 보존처리 과정

전반적으로 호박사리호에 대한 보존처리는 앞서 실시한 예비조사(문헌조사와 강화제 선정실험)를 통해 얻어진 결과를 토대로 선정된 Paraloid B67를 농도 5wt(weight percent)%(inXylene)에서 5%씩 증가시켜 30wt%(in Xylene)까지 함침 강화를 실시했다.

진공쳄버에서 실시한 이유는 호박 표면의 미세한 균열사이에 강화제를 침투시키기 위해서이다. 용매가 담긴 유리병 안에 호박을 진공압 760mmHg 상태에 30분 정도 놓아두고 다시 공기 밸브를 열어 대기압 상태에서 놓아, 호박의 미세한 틈을 강화 시켰다. 그리고 수지에 강화된 호박사리호를 자연 건조시켜 강화 처리했다. 강화 처리가 완료된 호박 표면은 0.1mm~0.3mm 정도 수지 피막으로 덥혀 있는 상태이기에 자일렌을 주사기에 담아 편들이 떨어져 나간 부분에 미량 주입했다. 2~3분 정도 자연 노출 시킨 후, 수지 피막이 반고체 상태로 팽창되었을 때 떨어진 호박편을 하나씩 접합하여 보존처리 과정을 최종 마무리했다.

 

글+사진‧함철희(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기획과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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