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트위터 페이스북
제목
시대는 달라도 불멸의 가치는 변치 않는다
작성일
2024-02-29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124

시대는 달라도 불멸의 가치는 변치 않는다 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속 안동 만휴정 원림 별서(別墅)는 조선의 선비들이 자연을 즐기며 독서와 사색을 하던 공간을 뜻한다. 그중 자연 그대로를 수용하여 지은 곳을 원림(園林)이라고 한다. 최근 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속 등장한 안동 만휴정 원림이 대표적이다. 안동 만휴정 원림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보물과 같은 가치를 찾아보자. 00.안동 만휴정 원림

어지러운 마음을 내려놓는 곳, 안동 만휴정 원림

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은 타임슬립 드라마다. 조선시대의 여주인공 박연우가 대한민국에 당도하며 벌어지는 일이 메인 스토리다. 주인공이 미래로 넘어오기도 하고 과거로 돌아가기도 하지만, 결국 죽음을 뛰어넘은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된다. 극 후반부에 주인공이 조선으로 돌아가서 잠시 휴식할 때 등장하는 곳이 안동 만휴정 원림이다.


우리 문화 속 정원(庭園)과 원림(園林)은 다르다. 정원이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인위적으로 자연을 조성하는 것이라면, 원림은 이미 존재하는 자연에 인위적인 공간을 더한다는 의미다. 안동 만휴정 원림은 소나무와 암반이 절경을 이룬 계곡에 있다.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수려한 송암폭포 위에 작은 정자가 보인다. 계곡을 돌아 정자로 향하면,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만나게 된다. 이 다리 건너편이 만휴정이다. 이렇게 만휴정 원림은 자연 경치를 끌어와 건물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차경(借景)’을 이용해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광을 만들어 냈다.


00.안동 만휴정 원림

만휴정은 조선시대의 문신 보백당 김계행(1431-1517)이 말년을 보내기 위해 지은 별서다. 당시 연산군의 무오사화에 연루돼 온갖 고초를 겪었던 그는 71세의 나이에 벼슬을 버리고 낙향했다. 이 다리를 건너며 그는 속세에서 어지러웠던 마음을 내려놓지 않았을까? 만휴정(晩休亭)이라는 이름에는 ‘늦게 얻은 휴식’이라는 뜻이 들어있다.


만휴정은 1986년 12월 11일 경상북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되었고, 2011년 8월 8일 국가지정문화유산인 명승으로 지정되었다.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이루어졌는데, 정면 누마루에서는 자연을 감상할 수 있고, 양쪽 온돌방에서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구조다. 담장 내에는 매실, 감나무 등을 심었고 담장 밖에는 배롱나무, 소나무, 오동나무 등이 자라고 있어 정취를 더하고 있다. 특히 주변 숲과 계곡이 정자와 조화를 이루어, 봄, 여름, 가을, 겨울 할 것 없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00.ⒸMBC

시대를 넘어 이어 내려오는 깨끗한 마음

집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만휴정을 보면 건물은 물론이고 담장 안의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불필요한 것이 없다. 김계행은 조선 전기의 청렴결백한 관리로 손꼽힌다. 맑고 깨끗한 그의 성정이 이 공간에 그대로 담겨 있는 듯하다. 만휴정의 왼쪽 방문 위에는 ‘吾家無寶物 寶物唯淸白(오가무보물 보물유청백)’이라 쓰인 편액이 걸려 있다. ‘우리 집에는 보물이라고는 없다 보물은 오로지 청백함뿐이다’라는 뜻이다. 김계행의 호 보백당은 여기서 유래했다.


원래 이곳은 김계행의 장인인 남상치가 지은 쌍청헌(雙淸軒) 터였다. 남상치는 1453년 계유정난으로 단종이 폐위되자 이곳으로 낙향하여 은둔의 삶을 살았다. ‘쌍청’은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을 뜻한다. 그 후 김계행이 만휴정을 중수하며 대를 이어 이곳은 맑고 깨끗한 청백의 공간이 되었다. 이렇게 장인과 사위가 만들어 놓은 맑은 기운은 시대를 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 속 박연우가 조선과 현대를 넘나들며 지키고자 했던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다. 주체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안동 만휴정 원림이라는 명승지를 배경으로 촬영되어 극의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렇듯 불변의 가치는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가 그 가치를 보물처럼 품고 있는 한, 아름다움은 시대가 달라져도 계속 빛날 것이다.




글. 정효정




만족도조사
유용한 정보가 되셨나요?
만족도조사선택 확인
메뉴담당자 : 대변인실
페이지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