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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주의 무속신당, 그 일상의 풍경을 담다
작성일
2016-06-02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3283

제주의 무속신당, 그 일상의 풍경을 담다 다큐멘터리 감독 & 사진작가 조이 로시타노 제주라는 섬 특유의 무속신앙은 400여 개가 넘었던 신당의 규모만으로도 짐작이 간다. 그들에게는 일상의 안위와 가족의 평안을 위해 매일같이 위로 받았던 공간이 바로 신당이었던 것이다. 관광 개발로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는 전통 신당을 안타깝게 바라본 조이 로시타노는 제주 도민들의 삶이 담긴 신당과 그 속의 신화를 기록하고 보존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있는 그대로의 소박한 역사를 잃지 않기 위해서였다.

사라질 전통의 흔적 앞에서, 기록하고 기록하다!

미국 테네시주 내쉬빌 출신인 조이 로시타노가 제주도에 온 것은 9년 전의 일이다. 영 화를 전공한 친구들과 다큐멘터리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본격적으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 에서 그는 제주의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인터뷰의 맺음 마다 제주의 아픈 역사와 신당에 대한 남다른 도민의 애정이 절실히 전해져 왔다. 천혜의 아름다움 때문에 끊임없이 개발이 가속화 되면서 토속 문화인 신당이 점차 사라지자 조이 로시타노는 이를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의 지를 다졌다.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사진작가인 조이 로시타노는 ‘신당은 제주섬이 가진 정체성의 중 심’을 보여준다고 강조한다. 그의 이야기가 담긴 사진집은 물론 다큐멘터리 ‘영혼: 제주의 신당 이야기’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수 세기 동안 이어져 온 토속 문화에 대한 경외의 시각이 고스란히 베어있었다. 1만 장에 달하는 그의 사진 중 고르고 고른 220여 장의 사진 속에는 마을 곳곳의 무속 신앙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인터뷰를 시작할 때 한국인 친구는 걱정을 했어요. 인터뷰이들의 연세가 많은 터라 기억을 다 하실 수 있을지 말이에요. 하지만 그들에겐 신당의 이야기가 과거의 역사나 전설이 아니 었어요. 오늘도 찾았던 현재의 공간이었던 거죠. 신당에 대한 살아있는 전설이 된 그분들의 이야기 가 1~2년 후면 사라질 것만 같아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어요.”

그저 제주 도민의 일상이자 위안이었던 신당을 지켜내고 싶었던 마음이 시발점이 된 것 이다.

일상, 그 속에서 예술이 된 제주 무속신앙

제주의 무속신앙은 조금 남달랐다. 관광산업이 부흥하기까지 고립되어 있는 섬이었기 때문에 본 모습 그대로 훼손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이다. 제주의 마을마다 1~2명의 무당이 있는데 이는 기독교에 빗대면 목사와 같은 역할을 한다. 전통 장례식, 가족의 건강을 위한 염원 등 마을 사람들은 정서적인 교류와 위로를 얻기 위해 무당을 찾았다. 마치 유럽에서 목사가 마을 사람 들을 돕고, 그들이 옳고 바른길로 갈 수 있도록 서포터의 역할을 했다는 점이 조이 로시타노의 시 선에서는 비슷하게 보였던 것이다.

“함덕에는 영등할망신을 모셔요. 그 지역은 리조트며 호텔 등 다양한 기업들이 운영하 는 시설이 많은데 지금도 특정한 날에 기업인들도 곡물을 바치는 행위를 합니다. 이처럼 토속 문화 의 의식을 치르는 것은 지금까지 무속신앙이 뿌리 깊게 내렸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무엇보다 제주 무속신앙의 특이점은 ‘일상성’에 있다.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무속신앙 의 무서운 퍼포먼스나 미스터리함, 위협적인 춤사위가 제주 무속신앙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 속 에는 우리 생활에서 일반적으로 만났던 할머니, 할아버지 신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친근하기까지 한 것이다.

“제주 무속신앙은 가족적이고 여성신이 많아서 무속신앙에 편견을 갖고 있거나 모르는 사람들한테는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어요. 막연히 한국의 무속신앙이 무섭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제주 무속신앙은 조금 더 편하게 접할 수 있는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12시간에서 길게는 2~3일 동안 퍼포먼스가 이어지는 제주 무속신앙을 보며 연세가 많은 도민들도 함께 춤을 추거나 연주를 하면서 참여하는 모습이 조이 로시타노에게는 인상 깊었다.

“그들은 단순한 신도가 아니라 예술가처럼 보였습니다. 아니요. 예술가가 맞습니다. 춤도 추고 연주도 하고 노래도 합니다. 예술적 행위를 무속신앙과 함께하고 있죠. 가만히 살펴보면 무당들은 신화를 12개 정도 외우고 있는 만큼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방대할 뿐만 아니라 드라마틱한 요소도 있어요.”

그가 보여주고 싶은 제주 무속신앙의 모습은 펑범한 일상이다. 그 생활의 자체를 담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아티스트적인 면모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제는 그들의 신비스런 모 습을 세계에 당당히 보여주고, 아름다움을 알릴 때가 됐기에 그는 또 다른 프로젝트들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를 넘어 한국의 무속신앙, 그리고 세계 각국의 무속신앙을 탐구할 예정이다. 그것이 그 들의 정신과 뿌리를 이해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글‧강은영 사진‧안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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