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오래 머물러 주시게
- 작성일
- 2024-01-31
- 작성자
- 문화재청
- 조회수
- 64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자리에 있었다. 깃발을 달아두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쓰임새마저도 무심했다. 절에 행사가 있을 때 절 입구에 당이라는 깃발을 달아두는 장대 당간이다. 행사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역할을 하지만 초대받지는 못한다.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하니까. 그래도 당간 중에서도 굳건히 남았다. 일반적으로 깃발을 다는 당간은 사라지고 그 흔적인 당간지주만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통일신라시대부터 소박한 모습으로 동·서로 마주 앉아 꾸밈없이 서 있다.
깊이 들르지 않았더라면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공주 갑사 철당간. 그래서 더 들여다본다. 네 면의 구름무늬, 기둥머리의 곡선과 기단부의 조각들. 지금처럼 그 자리에서 오래 머물러 있어 주시게.
글. 편집실 사진. 김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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