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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같음이 만든 다름
작성일
2017-05-31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2046

선사시대 생활상의 증거, 조개더미 - 사적 제266호 부산 동삼동 패총

농사로 안정적인 자급자족을 실현하기 전, 자연에서 먹을거리를 구했던 선사시대의 삶이 조개더미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수북하게 쌓여 있는 생김새 때문에 ‘조개무덤’이라 불리는 패총 안에는 조개껍데기뿐만 아니라 토기, 석기, 짐승의 뼈 등이 다양하게 출토된다.

조개껍데기가 지니고 있는 석회질 때문에 조개더미 안은 알칼리성 환경을 띠게 되면서, 산성 토양에 의해 쉽게 부패·훼손되던 석기나 뼈 등이 잘 보존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패총은 당시의 자연환경은 물론 생활상을 연구할 수 있는 고고학적 연구 자료이자 당시의 문화를 복원하는 중요한 단서다.

우리나라의 패총이 서해안과 남해안 지역에 다수 분포하는 것은 조개 채집이 쉬운 자연환경 덕분이다. 그중에 신석기 시대 조개더미로 규모가 가장 큰 부산 동삼동 패총은 여러 차례의 조사를 거쳐 다양한 문화층이 겹쳐 있음이 밝혀졌다. 동삼동 바닷가 언덕에서 발견된 이 패총은 넓이가 10㎡인 아주 작은 조개더미부터 1만㎡에 이르는 것까지 천차만별이다. 이곳에서 신석기 대표 토기인 빗살무늬토기가 출토된 바 있다.

 

제 모습 그대로, 바다의 원초적 소리 - 웅장하게 울리는 외마디 연주 ‘나각’

이토록 순수한 악기의 형태가 있을까. 어떤 가공도 없이 자연 원형의 소라를 거의 그대로 악기화한 관악기가 ‘나각’이다. 소라의 내장을 빼고, 뾰족한 끝부분을 갈아 취구를 만들었다. 물론 취구에는 연주가 쉽도록 흙이나 플라스틱을 덧대어 모양을 잡는다.

나각이 악기가 되는 과정만큼이나 연주법도 간단하다. 오른손으로 나각의 몸체를 감아쥐고 엄지를 소라 안쪽으로 잡은 뒤 취구에 입김을 불어 넣어 소리를 내면 ‘뿌우-’ 하는 우렁찬 소리가 길게 뻗어 나온다. 단순한 외마디 소리지만 그 웅장함 때문에, 조선시대에는 궁중연례와 종묘제례악, 군악 등에서 음악적 존재감을 자랑했다. 정조의 화성행차를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의 반차도(班次圖)에서도 나각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은 장구나 북, 태평소, 징과 함께 대취타에 편성 돼 연주되고 있다.

음의 높낮이는 주어진 소라의 크기에 따라 달라질 뿐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 없었다. 악기로서 화려함을 더하기 위해 속에 붉은 칠을 해 치장을 하거나 천으로 거죽을 씌우고 때로는 노리개 등으로 장식을 하기도 했다.

 

 

생명력 넘치는 물질, 바다를 울리는 ‘숨비소리’- 국가무형문화재 제132호 해녀

바다라는 공동어장에서 수심 10m까지 잠수해 전복과 소라, 미역을 따오는 해녀. 몸에 아무런 장치 없이 직접 해산물을 채취하며 거친 바다를 온몸으로 맞선다. 강인한 생명력과 개척정신으로 생업을 영위해온 굳센 여성 그 자체다. 해녀들의 물질은 이처럼 가장 원초적인 전통의 어로법이다. 빗창으로 전복을 따고 골갱이로 돌멩이를 뒤집으며 수확한 해산물은 망사리에 담는다. 고된 물질을 잠시 멈춘 해녀들은 물 위에 띄워놓은 붉은색 테왁에 몸을 의지하며 쉬어본다.

해녀는 수심 20m까지 들어가 2분 이상 견디는데 이때 물 위에 솟으며 막혔던 숨을 몰아쉬는 소리를 ‘숨비소리’, ‘숨비질 소리’라고 한다. 가쁘게 내뿜는 숨결마다 휘파람 소리 같은 ‘호오이’ 소리가 울려 퍼진다. 삶과 죽음의 경계 를 넘나드는 극한의 소리다. 2016년 11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제주 해녀의 물질을 일반인들도 좀 더 쉽게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나오고 있다. 제주의 하도마을에 가면 현역 해녀들의 안내에 따라 성게와 소라, 문어와 해삼 등을 채집해볼 수 있다. 바다와 그 안의 생명체를 온 몸으로 느껴보는 이색적인 경험일 것이다.
 

화려한 원뿔 모양의 장신구 - 일본과의 교류를 의미하는 이모가이

1921년 경주시 노서동 한 민가의 뒤뜰에서 집을 수리하던 중 금관을 비롯한 유물이 발견되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 고분에서 처음으로 금관이 출토되었기 때문에 ‘금관총’이라 불린다. 당시 금관은 물론 이사지왕의 큰칼과 액체를 데우는데 사용했던 초두, 고구려 유물로 추정되는 청동사이호 등이 세상에 알려졌으며 그 속에는 작고 화려한 말띠꾸미개가 함께 등장했다. 말띠꾸미개는 재갈이나 안장 등을 가죽끈으로 말에 장착할 때 끈이 교차하는 곳을 묶는 장식이다. 일본 열도에서 서식하는 고둥의 일종인 이모가이로 만든 말의 장신구는 신라와 왜의 교류를 상징하기 때문에 그 모양새만큼이나 흥미로운 유물이다. 이모가이로 만든 마구 장식은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 출토물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데, 금관총의 것보다는 다소 단순해 보인다.

원뿔 형태의 이모가이는 흡사 소용돌이치는 것처럼 말려 있다. 고둥의 구멍 주변은 평평한데 이러한 특이한 형태 때문에 일본에서 들여왔던 것이다. 출토유물을 보면 모양을 다듬어 말띠꾸미개에 끼워 장식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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