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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8년 만에 만나는 금강산 대작 ‘창덕궁 희정당 벽화’ 특별전
작성일
2018-01-30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1563

 98년 만에 만나는 금강산 대작 ‘창덕궁 희정당 벽화’ 특별전 관동팔경 중 하나인 강원도 통천군 총석정을 그린 <총석정절경도(叢石亭絶景圖)>. 우뚝 솟은 주상절리 돌기둥이 펼쳐진 장대한 풍경을 파노라마처럼 생생하게 묘사했다. 같은 크기의 또 다른 그림, <금강산만물초승경도(金剛山萬物肖勝景圖)>는 강원도 고성의 만물초를 조감도처럼 표현했다. 하얀 구름이 봉우리 사이에 감도는 모습이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01. ‘창덕궁 희정당 벽화’ 특별전은 학계에도 거의 공개되지 않았던 <총석정절경도>와 <금강산만물초승경도>가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되는 특별한 전시이다. 02. <총석정절경도>는 금강산 총석정의 파노라믹한 승경을 전통 궁중화법에 근대적 화법을 절충하여 그린 그림이며, <금강산만물초승경도>는 금강산의 기세와 빼어난 절경을 표현한 그림이다. ⓒ문화재청 03. 3월 4일까지 ‘창덕궁 희정당 벽화’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국립고궁박물관

창덕궁 희정당은 본래 국왕이 신하들을 만나 국정을 보던 편전 역할을 했다. 그러나 경운궁에 머무르던 순종 황제가 1907년에 창덕궁으로 거처를 옮기고 나서는 접견실로 사용되었으며, 1917년에 일어난 화재로 소실 된 후 현재 건물은 1920년에 재건한 것이다. 이때, 대청의 동·서벽 상단 전체에 전에 없던 대규모의 벽화를 붙여 장식했는데, 이것이 바로 해강 김규진(1868~1933)이 그린 <총석정절경도>와 <금강산만물초승경도>다.

두 점의 희정당 벽화는 90년 넘는 세월, 습기에 노출되고 표면이 찢어지는 등 훼손이 진행되어 보존처리가 요구됐다. 이에 문화재청 창덕궁관리소는 이 두 점의 벽화를 2015년 8월 분리해 2016년 12월까지 보존처리를 했다. 처리를 마친 후 원본은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하고 희정당에는 모사도를 제작해 붙였다.

지금 국립고궁박물관에 가면 <총석정절경도>와 <금강산만물초승경도>를 감상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12월 13일부터 올 3월 4일까지 개최되는 특별전시는 궁궐에 갇혀 학계에도 거의 공개되지 않았던 두 걸작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되는 특별한 기회이다.

제1부는 벽화가 설치된 공간인 ‘창덕궁 희정당’을 주제로 꾸며졌다. 관람객은 희정당을 보여주는 영상의 시선을 따라 마치 희정당을 걷는 것 같은 묘한 기분으로 전시장에 들어서게 된다. 희정당은 대조전, 경훈각과 함께 내전(內殿)을 구성하는 건물로 본래 국왕이 신하들을 만나 국정을 보던 편전 역할을 했다. 그러나 순종 황제가 1907년 창덕궁으로 거처를 옮기고 나서는 접견실로 사용됐다. 현대적인 기법으로 표현한 옛 것의 미학을 들여다보는 신선한 체험이 기분 좋다.

2부 전시는 ‘창덕궁 희정당 벽화’가 주제다. 전시된 작품은 단 두 점. 관람객들은 희소하기에 더욱 귀한 가치를 품은 벽화 앞에서 압도당한 듯 걸음을 멈춘다. 형식, 주체, 화풍 등 여러 면에서 기존의 궁중 장식화나 진경산수화의 전통과 구별되는 새로운 경향을 보여주는 희정당 벽화는 이전에 궁중 장식화로 그리지 않았던 금강산 실경을 주제로 했고 창호나 병풍에 주로 그려졌던 기존 궁중 장식화와 달리 비단 7폭을 이은 압도적 규모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그림을 그린 소재이다. 고급스러운 비단에 그린 그림은 독특한 질감을 가지고 있어 더욱 신선하게 다가왔다.

왕실의 권위와 위용을 표현하기라도 하듯 주 전시관 양쪽 벽면에 전시된 두 작품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사이즈라 왕실의 힘을 느끼게 했다. 쇠락해가는 조선의 궁궐을 벽화의 힘으로라도 다시 세우고 싶었던 마음이었을까? 작품에는 엄청난 붓의 힘이 담겨 있었다. 조선인의 기개 혹은 아픈 시대를 산 조선인의 간절한 나라 사랑이 담긴 듯한 느낌도 전해졌다. 관람객들은 아픈 시대를 살다간 작가가 그린 벽화 앞에서 잠시 숙연해진다. 그리고 지금은 가볼 수 없는 금강산의 모습을 혼신의 힘을 다해 치밀하게 묘사한 해강의 작품을 통해 마치 금강산 어디쯤에 서 있는 기분에 온전히 젖어본다.

98년 만의 가슴 벅찬 전시를 보고 나오면 전시실 앞에는 잠시 쉬며 감동의 파도를 다스리고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는 공간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마치 희정당에 들어와 있는 기분으로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고, 준비된 테이블에서 담소를 즐기기도 하는 관람객들의 표정이 환하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마음껏 감상하고 나온 만족감이 그대로 묻어난다. 이것이야말로 희정당의 초대에 응한 관람객만이 누리는 행복감이 아닐까.


글. 김영임 사진. 박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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