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트위터 페이스북
제목
과거와 현재가 만나 미래로 향하는 곳
작성일
2019-07-30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1185

과거와 현재가 만나 미래로 향하는 곳 파주 오두산성과 오두산 통일전망대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드는 관문에 위치한 오두산은, 삼국시대 고구려와 백제의 접경지역이었다. 신라가 한강유역을 차지한 후에는 신라와 고구려의 접경지역이었던 오두산성이 있는 곳이자, 임진강 너머 북한 땅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통일 전망대가 있는 곳이다. 01.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실향민들의 아픔을 달래기 위한 장소이자 안보 교육의 공간에서 나아가 통일을 만들어갈 미래 세대를 위한 통일 체험교육의장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미지투데이


삼국의 접경지, 오두산성

오두산성은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에 위치한 오두산 (해발 119m) 정상의 8부 능선을 따라 축조된 퇴뫼식 산성이다. 성벽의 길이는 1,200m 정도로 추정되며 전체적으로 북쪽을 위쪽으로 ‘ㄱ’자 형태를 이루고 있다. 강가에 우뚝 솟은 오두산은 사면이 가파르고 서쪽으로는 임진강이, 남쪽으로는 한강이 흐르며 동쪽 역시 최근까지 물이 드나들었던 마을이 있다. 성으로 진입하는 주 도로가 있는 북쪽은 산록과 연결되는데 성문으로 추정되는 북문지가 있다.


이 성에 대해서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각종 역사서와 지지자료에 언급되어 있는데 멀리서 바라볼 때 ‘까마귀 머리’를 닮았다 하여 오두산성(烏頭山城), 오도성(烏島城)으로 불리기도 하고 ‘자라 머리’와 유사하다 하여 오두산성(鰲頭山城)으로 기술되기도 하였다. 현재는 사적 제351호로 지정되어 있으나 정상부에 통일전망대가 설치되고 주변에 설치된 군사시설로 인해 사적의 본 모습을 찾기 어렵다. 오두산성은 1992년 경희대학교 박물관에서 몇 차례에 걸쳐 기초적인 발굴조사를 실시하였고, 최근에는 문화재청에서 오두산성 성곽의 보수와 정비를 위한 동벽 유구 조사를 통해 산성의 축성방법과 잔존 실태를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성은 내성과 외성으로 구성된 복곽성으로 외성 둘레 1,228m, 내성 둘레 1,240m의 석성(石城)과 호성석벽(護城石壁)의 토성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 약 6군데의 성벽 흔적이 남아 있다. 성의 축조방식과 백제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기와 조각으로 보아 축성시기를 백제로 볼 수 있으며, 통일신라를 거쳐 고려,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수차에 걸쳐 증축되어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오두산성은 『삼국사기』에 ‘사면이 가파르고 바닷물에 둘러싸인[四面峭絶 海水環繞]’ 백제의 관미성(關彌城)으로 비정되어 많은 관련 학자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유적지이다. 한편, 출토 유물 중에는 ‘천(泉)’, ‘천정(泉井)’ 글자가 새겨진 기와편이 다수 있는데, 이로 보아 오두산성은 신라 경덕왕대에 교하군으로 개명되기 이전에는 고구려식 지명인 천정구현(泉井口縣) 혹은 천정구성(泉井口城) 등으로 불리었을 것이다. 출토 유물과 삼국의 변경지역으로서의 전략적 위치로 볼 때 오두산성은 백제와 고구려, 신라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있었던 곳이며 번갈아 이곳을 차지했던 군사적 요충지였을 것이다.

02. 오두산성은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에 위치한 오두산(해발 119m) 정상의 8부 능선을 따라 축조된 길이 약 1,200m의 퇴뫼식 산성이다. ⓒ오두산 통일전망대 03. 오두산 통일전망대의 조만식 선생 동상 ⓒ오두산 통일전망대



통일교육의 체험장으로서 거듭나는 오두산 통일전망대

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된 후 7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 한국전쟁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도 이미 중년을 지나 노년에 접어들고 있다. 이제 통일은 실향민의 염원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이 자라는 세대들의 희망 속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통일전망대 역시 전쟁을 겪지 않은 젊은 세대들에게 민족 분단의 실상을 이해시키고 통일교육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현장 체험 통일교육 장소로서 자리매김하는데 더 비중을 두게 되었다.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총 5,195평 부지에 연면적 2,654평으로 지하1층, 지상4층 구조로 지어졌다. 실향민들의 망향의 설움을 달래던 통일 전망대는 통일세대의 변화에 맞추어 분단의 실상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통일의지를 새롭게 가다듬을 수 있도록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첫째, 눈으로 보고 감상하는 공간에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체험하고 즐기는 공감의 장으로의 변화라 할 수 있다. 통일관 1층에 3D로 재현해놓은 가상 고향방문 체험의 장소인 ‘기억을 찾아서’와 영상으로 통일 기원풍등을 날릴 수 있는 ‘염원실’ 등은 IT 문화에 익숙한 세대들에게 좋은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2층의 ‘그리운 내고향’이라는 테마관에는 고향이 북쪽인 실향민들이 직접 북녘 고향을 그린 그림과 글씨 및 사진들을 모아 제작한 벽화들을 전시해두었다. 그 옆에 실향민들을 인터뷰한 영상과 고향과 연관되는 향기들을 담아 직접 그 향을 맡게 하여 전시와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이곳은 북한과 통일에 대한 단절된 감성을 가진 구세대와 신세대를 연결해주는 공감의 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통일의 미래를 이끌어갈 미래 세대들을 위한 전용공간의 확충과 다양한 기획 프로그램의 개발이라 할 수 있다. 식당과 매점으로 이용되던 지하1층의 공간 전체를 어린이들의 통일교육을 위한 전용공간으로 새로이 개장했다. 어린이 체험관은 어린이들의 통일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영상과 다양한 놀이를 통한 통일 체험 활동이 가능하도록 만들었으며 북한의 생활상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북한 관련 전시물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곳과 연결된 야외 쉼터에는 어린이들의 키높이에 맞게 조절이 가능한 망원경이 설치된 어린이전용 전망대를 만들어 직접 북한땅을 볼 수 있게 하였다. 무엇보다 청소년이나 대학생들의 참여공간을 넓히기 위한 청소년 여름방학 자원봉사학교, 대학생 현장실습, 청소년 기자단 월드림 창단 등의 기획 사업 등을 통해 북한에 대해 부정적이고 통일에 대해 무관심한 젊은 세대들에게 분단된 우리의 현실을 이해하고 통일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04. 오두산 통일전망대 옥외에는 20배율의 고성능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다. ⓒ한국관광공사 05. 분단의 역사를 짚어보고 통일의 미래를 설계해보는 공간으로 꾸며진 오두산 통일전망대 상설전시실 ⓒ한국관광공사


셋째,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남북한 간 통일을 위한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정보 제공의 장으로서의 활용이라 할 수 있다. 1층 상설전시실은 분단의 역사를 한눈에 짚어보고 미래를 설계하는 공간으로 지금까지 진행된 남북 협상의 역사적인 순간들을 한눈에 보기 쉽도록 교과서처럼 정리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부산을 출발해서 북한을 거쳐 러시아까지 횡단해서 프랑스 파리까지 갈 수 있는 날을 염원하면서 제작한 KTX 열차 모형을 전시해 포토존으로 활용함으로써 통일의 긍정적인 미래를 엿볼 수 있도록 하였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통일된 미래 모습을 꿈꿀 수 있는 진정한 통일문화공간으로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문화 공간이자 통일 미래의 산실로서의 오두산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1991년 6월 4일 착공하여 1992년 9월 8일 첫 개관한 이래 2019년 현재 총 방문객이2,000만 명에 이르렀다. 실향민들의 아픔을 달래기 위한 장소이자 안보 교육 공간으로서만 인식되던 통일전망대는 통일을 만들어갈 미래 세대를 위한 통일 체험교육의 장으로서 거듭나고 있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도 매년 늘어나 오두산전망대와 헤이리 예술마을을 포함한 통일동산 일대가 관광특구로 지정되어 내·외국인이 찾는 명소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06.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본 북한 ⓒ한국관광공사

아쉬운 것은 분단 현실에 밀려 오두산성이 문화유적지로서 그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채 안내판 속의 문구로만 남게 된 것이다. 분단 이래 여러 사정으로 지속적으로 파괴되고 훼손되어가는 오두산성 전체에 대한 정밀 지표조사와 정비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또한, 오두산성의 유적지로서의 가치와 역사성에 대한 홍보와 설명 책자의 발간과 배포 및 안내판정비 및 설치 등의 정비계획과 더불어 활용 방안에 대한 검토와 역사적 사실 복원을 위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문화유적지로서 오두산성을 복원·활용함으로써 평화전망대와의 조화속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통일된 미래 모습을 꿈 꿀 수 있는 진정한 통일문화 공간으로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글. 정원주 (한림대학교 강사)



만족도조사
유용한 정보가 되셨나요?
만족도조사선택 확인
메뉴담당자 : 대변인실
페이지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