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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사랑

제목
택견과 함께 힘차게 “이크!”
작성일
2024-05-31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228

택견과 함께 힘차게 “이크!” 한없이 능청스럽고 굼실거리는 것 같다가도 꼭 필요한 순간 번개처럼 강력한 방어와 공격을 동시에 구사하는 우리 민족 고유의 무예, 택견. 그 매력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서울과 제천에서 출발한 네 사람이 충주시 택견원에 모였다. 이들이 수련 내내 외친 “이크!” 속에는 진지함과 즐거움, 나아가 택견을 향한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00.(사진 왼쪽부터)김동현, 최현준, 석인지, 심형보 참가자 모습.

일일 제자들의 택견 수련

택견은 무척 흥미로운 무예다. 시종일관 강함을 발현하는 데 치중하는 여느 무예와 달리, 몸의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움직임을 통해 여유를 부리는 듯하다가도 어느새 바짝 다가와 상대의 공격을 막고 일격을 가한다. 급소를 공격해 상대를 쓰러트리는 살수(殺手)가 있는가 하면, 상대를 다치지 않게 하면서 승부를 겨루는 활수(活手)도 존재한다. 유함과 강함의 오묘한 공존은 택견을 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고유의 매력을 지닌 무예로 격상시켰다. 택견이 세계의 수많은 무술 중 최초로 201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이유다.


같은 택견을 체험하기 위해 택견의 본산인 충주를 찾은 이들이 있으니, 서울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내려온 석인지 씨와 동네 형 동생 사이로 제천에서 함께 온 심형보, 최현준, 김동현 씨가 그 주인공이다. 택견 수련복을 연상케 하는 새하얀 벽과 기둥으로 꾸며진 충주시택견원에 들어서자, 택견 보유자 정경화 선생이 인자한 미소로 일일 제자들을 맞이했다.


수련복으로 갈아입은 네 사람은 먼저 6분 분량의 택견 소개 영상을 시청했다. 이들의 얼굴이 이번 체험의 기대감으로 점점 상기됐다. 상영이 끝나자 정경화 선생이 영상 속 모습 그대로 수련복을 입은 채 수련관 중앙에 섰다. “이제부터 제가 직접 택견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제 앞에 일렬로 서 주세요.” 그 말을 듣자마자 고등학교 시절 내리 택견을 배운 이력이 있다는 심형보 씨의 눈이 동그래졌다.


“정경화 선생님께서 직접 택견을 가르쳐 주실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선생님이 택견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접한 뒤 그 모습이 멋있어서 택견에 입문했고 매력에 푹 빠져 3년 동안 수련했는데, 바로 그 전설적인 택견 고수가 저희를 지도하신다니 정말 감격스럽네요. 한 시간 동안 차를 달려서 여기까지 오길 잘한 것 같아요. 택견을 한창 배웠던 10년 전 기억을 되살려서 오늘 최선을 다해 배워 보겠습니다!”


00.송암 신한승 선생의 동상과 충주시택견원 전경 01.품밟기, 활갯짓 등의 택견 기본 시범을 보이는 정경화 보유자와 기술 조교의 시범 모습

속성으로 익힌 택견의 기본 자세

제자들과 마주 보며 정좌한 정경화 선생은 본격적인 택견 수련에 앞서 국가유산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한국인이라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뼈대가 된 국가유산에 일상적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그래야 우리가 우리답게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 아울러 1983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택견도 그중 하나라며, 오늘의 배움을 단순한 체험 이상의 소중한 국가유산 경험으로 삼아 달라는 당부를 건넸다. 정경화 선생의 말에 석인지 씨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평소의 신념을 전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국가유산에 관심이 많아서 월간 <국가유산사랑>을 오래전부터 구독 신청해서 받아 보고 있는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듯, 국가유산을 잊은 민족에게는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미래 문화도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이런 측면에서 오늘 체험도 국가무형유산 중 하나인 택견에 보다 가까이 다가서고 싶다는 바람으로 신청했는데, 정경화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며 앞으로 우리 국가유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새삼 다짐했어요.”


02.품밟기, 활갯짓 등의 택견 기본 시범을 보이는 정경화 보유자와 기술 조교의 시범 모습 03.석인지 참가자의 택견 수련 모습

10여분간 의미 깊은 이야기 끝에 자리에서 일어선 정경화 선생과 일행은 몸을 푼 뒤 곧바로 택견 수련에 돌입했다. 첫 번째 가르침은 택견의 기본 보법인 품밟기였다. 우리나라 고유의 세 박자 리듬을 바탕으로 양발을 교대로 내딛고 물리면서 품(品) 모양으로 스텝을 밟자, 대중매체에서 흔히 보던 택견 특유의 굼실거림이 얼추 구현됐다.


네 사람의 진지한 배움의 자세를 바라보며 만족스러워한 정경화 선생이 말을 이었다. “이제 품밟기를 하면서 박자에 맞춰서 양팔도 크게 휘저어 봅시다. 이게 바로 몸의 균형을 잡으면서 공격에 대비하고 상대방을 혼란하게 만드는 기술인 활갯짓입니다. 품밟와 활갯짓이 잘 어우러져야 비로소 택견의 기본 자세가 완성되는데, 원래대로라면 품밟기만 두 달 내내 연습해야 할 정도로 택견에서 매우 중요한 덕목이니 짧은 시간이지만 열심히 연습해 보세요.”


04.석인지 참가자의 택견 수련 모습 05.택견에 관해 설명 중인 정경화 국가무형유산 보유자

호기심을 흥미로 바꾼 알찬 수련

정경화 선생은 국가유산 체험이라는 취지에 맞춰 택견에 재미를 붙일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맛보기로 가르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제자들의 품밟기와 활갯짓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걷어차기, 째차기, 후려차기, 는질러차기 등 발차기 교육이 진행됐다. 발차기 할 때는 택견 특유의 추임새인 ‘이크’의 ‘이’에 힘을 주고, 마지막 발차기 때는 ‘크’에 악센트를 넣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발차기 연습을 마친 김동현 씨가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운을 뗐다.


“선생님께서 힘을 뺀 상태에서 다리를 움직이되 차는 순간에만 힘을 집중하라고 하셨는데, 처음에는 이해가 잘 안 됐는데 직접 해 보니 이게 더 효과적인 타격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택견 특유의 유연하고도 날카로운 동작의 원리도 얼핏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안짱 걸고 덧걸이, 낚시걸이 등의 기술로 상대가 순식간에 바닥으로 넘어가자 네 사람의 감탄이 이어졌다. 둘씩 짝지어 거는 기술을 실습한 이들은 발차기와 거는 기술을 조합한 마주메기기, 즉 약속 대련도 체험했다. 참가자들은 질러차기 막고 칼잽이, 끼어 잡고 낚시걸이 등을 직접 해 보며 서로 넘기고 넘어가는 사이 해맑은 웃음이 수련관을 가득 메웠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손등으로 닦은 최현준 씨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요즘 살이 많이 붙어서 운동에 관심이 많은데, 택견이 의외로 온몸을 고루 쓰면서도 제대로 운동이 되네요. 움직임이 전반적으로 부드러워서 관절에 가는 부담도 적은 것 같아요. 게다가 이렇게 재미있기까지 하니 택견을 안 할 이유가 없네요. 집에 가자마자 제천에 전수관이 있는지부터 찾아봐야 할 것 같아요.(웃음)”


06, 07.택견 기술 조교와 함께 택견 수련 중인 참가자들의 모습

모든 체험을 마친 네 사람은 마지막으로 존양(存養)에 들어갔다. 정좌한 뒤 허리를 펴고 시선은 코끝 쪽으로 내려본 채 복식호흡을 하는 일종의 명상으로, 제법 거칠었던 이들의 숨이 금세 고르게 변화했다. “오늘 고생 많았습니다. 앞으로도 택견에 많은 관심과 응원 보내 주세요!” 정경화 선생이 힘찬 목소리와 함께한 사람 ‘한’ 사람에게 악수를 건넸다. 이번 체험을 통해 이들 마음에 심어진 택견의 싹은 앞으로 어떤 모양으로 움틀까. 그 내일이 사뭇 기대된다.


K-유산속으로 참여 안내! 7월호에서는 ‘한양 도성길 걷기’를 진행합니다. 해설사와 함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한양도성길을 탐방하는 K-유산속으로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체험 인원: 8명 -체험 대상: 가족, 친구, 연인 등 나이, 성별 무관-체험 일정과 장소: 6월 13일 목요일(우천 시 별도 공지)-신청 방법: QR코드로 온라인폼에 접속해 작성 (미성년자는 부모님 대리 신청 가능), 성인은 개별 신청. -신청자 선정: 온라인폼 형식에 맞춰 작성한신 분 중 선정을 통해 참석 안내(선정되신 분에게만 참석 통보) -참가비: 무료


글. 강진우 사진. 홍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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