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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언제나 그 자리에 보물 서울 옥천암 마애보살 좌상
작성일
2022-10-28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217

언제나 그 자리에 보물 서울 옥천암 마애보살 좌상 김서울 작가 문화재와 보통의 우리 사이에는 알게 모르게 엄숙하고 학문적인 영역이라는 편견이 가로놓여 있다. 김서울 작가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보통 사람들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흥미로운 대상으로서 문화재의 가치를 일깨우는 글로 이런 편견을 깨는 ‘유물 안내 작가’이다. 문화재 감상은 사람마다 다르며 보편적인 법칙이 있을 수 없다고 말하는 김서울 작가가 요즘 각별한 애착을 느끼는 대상은 시간에 흔들리지 않는 한결같음이 매력인 문화재, ‘석불’이다.

급변하는 도심 속 한결같은 마애보살좌상

보물 서울 옥천암 마애보살좌상을 처음 만났을 때 김서울 작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어딘가로 향하던 길이었다. 어스름이 내려앉은 서울 시내 대로변에서 조명을 받아 하얗게 떠오른 거대 석불의 모습과 창밖의 석불에 눈길 한번 주지 않는 승객들의 무심함이 너무나 이질적이어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제대로 확인해 보자는 마음에 며칠 후 같은 버스를 타고 그곳에 내려 보니 석불은 하얀 분칠을 한 모습 그대로 당연한 듯 그곳에 붙박여 있었다.


01.보물 서울 옥천암 마애보살좌상. 뒤로는 북한산 자락에 기대고, 앞으로는 홍제천을 내려다보고 있는 대형 석불이다. 보도각이라는 전각 안에 보존되어 있으며 흰색 호분(胡粉)이 칠해져 있어 ‘보도각 백불(普渡閣 白佛)’로 불렸다. 02.보도각 안에서 올려다 본 마애보살좌상. 고려후기의 훌륭한 조각 표현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오른손을 가슴 앞으로 올려 설법인(說法印을 짓고 결가부좌(結跏趺坐)한 모습이다. 03.측면에서 본 마애보살좌상. 사각 형태의 자연석 면에 저부조(低浮彫)로 새겨져 있다.

“옥천암 마애보살좌상의 두드러진 특징은 흰색 호분이 칠해져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백불’이라고도 불리죠. 사실 많은 석불이 만들어질 당시에는 보석이나 채색으로 치장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대부분이 장식은 떨어지고 칠은 벗겨진 모습으로 남아 있어요. 고증이 어렵고 훼손될 우려도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옥천암 마애보살좌상은 백불이라는 별칭에 어울리게 늘 화사하게 단장한 모습이에요. 옛 사진 기록에서 입술 색 등 조금씩 달라진 부분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죠.”


김서울 작가가 석불을 좋아하는 이유는 ‘급히 서두르지 않아도 그곳에 가기만 하면 언제든’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탁 트인 자연 속에서 석불이 그동안 지켜봤을 또한 앞으로 지켜볼 시간의 일부가 되는 기분을 느끼는 것도 좋다. 우리나라에는 옥천암 마애보살좌상처럼 자연석을 깎아 만든 석불이 전국 곳곳에 자리해 있다. 김서울 작가는 석불을 찾아 나서면서 전국의 여러 산을 올랐다. 하지만 옥천암 마애보살좌상은 서울 북한산 끝자락의 도로변에 위치해 산을 오르는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다. 바로 아래로 흐르는 홍제천의 경쾌한 물소리가 호젓한 운치를 더하는 것도 이곳만의 매력이다.


04.옥천암 극락전.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 신중단과 지장단을 모시는 일반적인 극락전과 달리 내부에 칠성단, 신중단, 산신단, 독성단, 지장단, 영단이 모두 모셔진 특이한 형태이다.

“이곳을 우연히 알게 된 후로는 지나는 길에 한 번씩 들르곤 해요. 옥천암 마애보살좌상은 고려 후기 작품이에요. 매끈하게 균형 잡힌 생김을 지닌 통일신라 석불과 달리 고려 석불은 대체로 거대하고 투박한 모습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개성적인 생김의 고려 불상을 더 좋아해요.”


옥천암 마애보살좌상은 백불이라는 별칭에 어울리게 늘 화사하게 단장한 모습이에요. 옛 사진 기록에서 아이라인이나 입술색, 장신구와 의복의 치장 등 조금씩 달라진 부분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죠.


05.김서울 작가. 대학에서 전통회화, 대학원에서 보존과학과 박물관 정책 연구를 공부했다. 문화재 관련 책과 글을 쓰는 작가이며, 박물관 상품 개발 등 문화재의 매력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06.김서울 작가의 세 번째 책 『아주 사적인 궁궐 산책』은 초심자를 위한 궁궐 안내서이다.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보이는 궁궐 속 다양한 표정과 이야기를 속속들이 들춰 보여준다.

자신만의 문화재 감상을 돕는 안내자

통일신라시대 불상과 고려시대 불상의 차이를 알아보는 데는 지식이 필요하지만, 둘 중 어느 쪽을 좋아하는지를 아는데는 취향이 필요하다. 취향을 갖는 첫걸음은 나만의 감상을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다.


“자랄 때는 문화재나 역사에 별 관심이 없었어요.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회화과에 진학한 것도 어찌 보면 우연한 선택이었는데 그곳에서 문화재에 파묻혀 지내며 그 매력에 빠져들게 됐죠. 처음 눈에 익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지만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나만의 방식으로 감상하면서 점점 관심이 깊어졌어요.”


김서울 작가는 스스로 감상하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알게된 문화재의 매력을 널리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좋아하는 유물을 기존에 없던 방식으로 감상한 짧은글을 SNS에 올린 것이 첫 책 『유물즈』의 시작이었다. 독립 출판물로는 이례적인 성공을 거둔 이 책은 작가가 절판을 결정하며 오히려 ‘희귀템’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첫 책을 내고 SNS와는 또 다른 ‘책’의 무게를 실감했어요. 저는 사람들이 교과서적인 방식에 얽매여 문화재의 매력을 깊이 느낄 기회를 잃는다는 생각에 이런 식의 감상도 가능하다는 하나의 예로 저의 이야기를 했던 건데, 『유물즈』 속 문장이 또 하나의 교과서처럼 되풀이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음 책인 『뮤지엄 서울』과 『아주 사적인 궁궐 산책』을 쓸 때는 안내자 역할에 충실하도록 좀더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노력했어요.”


현재 집필 중인 전국의 국립박물관을 소개하는 책과 어린이를 위한 ‘유물즈’ 역시 틀에 얽매이지 않는 문화재 감상의 문턱으로 독자를 이끄는 내용이 될 것이다. 책에서 소개한 문화재를 찾아 관람한 독자들이 자신만의 감상을 올린 글을 볼 때가 가장 뿌듯하다는 김서울 작가. 그가 책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은 자신이 문화재를 통해 느끼는 기쁨을 더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도록 그리고 누구나 자신만의 시선으로 문화재를 감상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글. 편집실 사진. 김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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