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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기고

제목
문화재의 뒤안길(94) - 인천 계양산성 (서울경제, '21.6.7)
작성자
신재근
게재일
2021-06-07
주관부서
대변인실
조회수
974

문화재의 뒤안길(94) (서울경제, '21.6.7)


잊혀졌던 옛 산성, 힐링공간으로 재탄생

 

글 /신재근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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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서 내려다본 인천 계양산성./사진 제공=문화재청

    

[서울경제] 인천 계양산성의 주변 환경을 보면 ‘산성’이라는 이름에서 짐작되는 거리감을 느끼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지하철에서 내려 5분이면 계양산 초입에 닿을 수 있고 10여 분이면 가볍게 계양산성까지 오를 수 있다. 이 정도면 ‘역세권’ 문화재라고 할 만하다.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성이지만 탁 트인 시야만큼은 여느 산성을 올랐을 때 기대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품이다. 계양산성은 계양산 동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어 가까이 아라뱃길과 인천 계양·검단 일대를 조망할 수 있고 멀리 한강 유역까지 눈에 담을 수 있다.

 

계양산은 400m가 채 안 되는 높이의 산이지만 서해의 해안선이 간척으로 저만치 밀려나기 전까지 서해 연안과 한강 하구에서 일어나는 움직임들을 모두 내려다볼 수 있는 요충지였다.

삼국시대부터 이곳에 산성이 자리했던 이유다.

말 그대로 삼국의 각축장이었고 백제, 고구려, 신라가 차례로 성의 주인이 됐다. 치열했던 현장은 시대가 변하면서 점차 쓰임새를 잃어버렸고 조선의 기록에는 그저 옛 산성 정도로 남겨졌다. 급기야 일제강점기에는 공동묘지가 들어서기까지 했다.

 

그렇게 잊혔던 산성은 근래에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했다. 발굴 조사를 통해 삼국시대 목간(글을 적은 나무 조각)을 비롯한 유물들이 빛을 보게 됐고 무덤들은 모두 이장해서 말끔하게 정비됐다. 한때 더없이 견고했을 성벽은 세월과 함께 무너져내려 돌 무더기의 흔적들로 이어지고 있지만 산성 특유의 리듬감 넘치는 능선에 푸르름이 입혀지고 드문드문 심긴 나무들의 운치가 더해지면서 버려진 돌들마저도 평화로운 풍경의 일부가 됐다.

 

양산의 자연과 옛터의 정취를 품은 산성은 도시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반가운 위안이 되고 있다. 사람과 자연·문화재가 어우러진 그 풍경은 요즘처럼 코로나19로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시기에 ‘휴식의 공간’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계양산성에 이르는 길은 몸이 불편한 분들도 어려움 없이 걸을 수 있도록 무장애길로 조성돼 있어 보다 많은 사람이 그 치유와 위안의 체험을 함께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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