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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현대 서사만화의 효시 코주부 三國志
작성일
2015-01-09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4272

현대 서사만화의 효시 코주부 三國志. 만화는 2000년대 이전까지 문화재는커녕 검열과 단속의 대상이었다. 1996년 제정된‘청소년보호법’은 만화를 청소년 유해매체의 핵심으로 지목했다. 1960~1970년대에는 어린이날만 되면‘만화 화형식’이 벌어지고 텔레비전으로 보도될 정도로 사회악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웹툰과 학습만화를 필두로 우리 문화콘텐츠 산업의 가장 중요한 분야로 인정받고 있다. 김용환(金龍煥, 1912~1998)의『코주부 삼국지』는 앞선 우리 만화의 우수성과 문화예술적 가치를 확장시키는데 큰 공헌을 한 작품이다. 시대적 의미도 클 뿐만 아니라 제작 기법, 캐릭터 등 오늘날 우리 서사만화가 가지는 형식을 최초로 확립했다는 점에서도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01. 칸이 나뉘고, 말풍선이 등장하는 등 만화구성과 구도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의 계기를 마련한 만화『코주부 삼국지』(등록문화재 제605호). ⓒ문화재청

만화도 ‘문화재’ 가 되는 시대

코가 큰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인 ‘코주부’ 는 한국민족문화대 백과에는 ‘김용환의 시사만화’ 라고 명명할 정도로 김용환의 대표적인 만화이자 캐릭터 이름이기도 하다. ‘코주부’ 는 김용환이 일본에서 활동하던 시기 재일 한국인 선도, 계몽용 주간지《동경조선민보東京朝鮮民報》에 1940년 경 처음 등장했다. 이후 작가가 귀국함에 따라 우리나라 신문과 잡지 여기저기에 실리기 시작한다.

‘코주부’ 가 등장하는 최고의 작품은 단연『코주부 삼국지』다. 나관 중의『삼국지연의』를 원작삼아 청소년의 정서에 맞게 각색한 것으로 1952년 11월, 부산에서 창간된 학생용 잡지《학원》에 약 2년 반 동안 연재되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한국전쟁 중이었음에도 잡지《학원》은 만화의 인기에 힘입어 1만부 이상 판매되었다고 한다.

195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냈던 국민 대부분이 ‘코주부’ 를 기억하는 것을 보면 김용환은 요즘의 강풀, 윤태호 이상 가는 당대 최고의 만화가였음에 틀림없다. 잡지를 돌려보는 문화가 일반적이었던 당시의 시대상을 감안하면 수십만의 어린이, 청소년 독자가 있었을 것이다.

02.『코주부 삼국지』에 앞서2013년 문화재로 등록된 김용환의『토끼와 원숭이』(등록문화재 제537호). ⓒ문화재청

현대 서사만화의 모태가 되다

『코주부 삼국지』는 왜 그토록 인기를 끌었을까? 우선 당시의 만화를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코주부삼국지』이전, 시중에서 볼 수있는 만화는 오늘날 우리가 보는 만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림 칸 과 글 칸이 반으로 나뉘어 글이 들어가는 부분은 마치 소설처럼 설명과 대사가 가득 들어가는 ‘그림 이야기 책’ 에 가까웠다.

『코주부 삼국지』는 천편일률적인 당시 만화 형식에서 벗어나 내용에 따라 그림 칸의 크기를 자유롭게 구성하였으며, 그림 칸 안에 말풍선과 지문을 넣었다. 인물이나 특정 부분을 클로즈업으로 처 리하는 등 장면의 구도도 기존의 만화와는 다른 다채로운 형식을 띄었다.

글이 이야기 진행의 중심이었던 그림 소설류 만화와는 달리『코주 부 삼국지』는 칸의 배열, 캐릭터의 표정과 동작 그리고 말풍선이 사건 전개의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것이다. 오늘날 서사만화의 골격을 거의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현대 만화의 탄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원본 보존

연재된 만화는 당시 조잡한 인쇄물이 대부분이던 출판 환경에서 고급종이에 80쪽이 넘는 분량으로 무선 제본된 형태로 3권이 연이어 제작되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는 2005년 3권을 묶어 복간본을 출간하기도 했다.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어린 세대에게 큰 위안과 용기를 주었던 김용환의『코주부 삼국지』는 후배 만화가들에게도 교과서 같은 역할을 했다.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17세에 일본으로 유학, 일본의 대표 적인 펜화가로 활동 한 후 우리만화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던 김용환은 1996년 한국만화문화대상 공로상을 수상했고, 1998년 12월 1일 미국 토렌스에서 영면했다.

 

글 김병수 (만화가, 목원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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