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이어온 천연염색의 요람, 한국천연염색박물관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예로부터 염색문화와 실크 생산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해 온 나주는 그 명맥을 잘 이어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천연염색의 산실로서의 자부심을 보여준다. 영산강과 바닷물이 합류하는 지리적 환경은 대표적인 천연염료인 쪽과 뽕나무를 재배하기에 적합했고, 그런 까닭에 천연염색의 최적지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염색장 기능보유자가 활동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명성에 걸맞게 나주에는 한국천연염색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2006년 나주시 천연염색문화관으로 개관한 이래 2009년 제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하면서 한국천연염색박물관으로 개칭한 이곳은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뮤지엄숍, 수장고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천연염색문화가 살아 숨 쉬는 한국천연염색박물관에서는 천연염색의 역사와 관련 유물, 전통 염색 재료인 쪽 문화, 국가무형문화재인 염색장과 관련된 자료 등 천연염색과 관련한 모든 것을 보고 체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천연염색으로 작업한 다양한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흥미롭게 관람하고 전통 천연염색의 과정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은 물론 쪽 염색을 비롯한 여러 가지 체험도 할 수 있어 즐거움을 더한다.

이외에도 천연염색 연구, 자료수집 및 보급, 한국천연염색지도사 양성과 자격증 관리, 천연염색 인력양성과 교원직무연수, 천연염색 산업진흥, 천연염색 인증사업, 천연염색 국제교류 등 천연염색의 문화와 산업발전을 위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우리의 귀한 문화유산인 천연염색을 알리는 거점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박물관 인근에는 15개의 천연염색 공방이 있어 저마다 특색 있는 작품을 생산·전시하고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염색장의 숨결, 염색장 정관채 전수관

나주에서 천연염색과 관련해 놓치지 말아야 할 또 하나의 공간이 바로 국가무형문화재 염색장 정관채 보유자가 운영하는 전수교육관이다. 사라질 뻔한 우리의 무형유산인 쪽 염색을 되살리는 데 크게 기여한 정관채 보유자가 직접 작품활동을 하고 천연염색을 활용해 만든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염색장 정관채 전수관은 천연염색을 전문적으로 배우려는 이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운영된다.

정관채 보유자는 천연염색에 필요한 재료를 직접 생산하여 전통문화의 원형 유지와 염색기술의 가치를 올바르게 전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평생을 천연염색에 쏟아 부은 정관채 보유자의 일생이 그대로 기록되어 있는 공간에서 살아 있는 천연염색의 현주소를 경험할 수 있다.

글. 김영임 사진제공. 한국천연염색박물관, 염색장 정관채 전수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