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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국 특산의 환상적인 새 ‘크낙새’
작성일
2014-12-05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4403

한국 특산의 환상적인 새 ‘크낙새’01. 번식 중 암컷과 교대 후 경계중인 크낙새 수컷

지정번호 : 천연기념물 제197호(크낙새), 천연기념물 제11호(광릉 크낙새 서식지)
소재지 : 전국 일원
크낙새는 딱따구리의 일종으로 몸길이가 약 46㎝ 정도인 우리나라 큰 새 중의 하나다. 전나무·소나무·밤나무 등 

오래된 나무에 생긴 구멍이나 직접 판 나무 구멍 속에 둥지를 만들며, 4∼5월경이면 2∼4개 정도의 알을 낳는데 암

컷보다 수컷이 더 오랫동안 알을 품는다. 크낙새는 멸종위기에 처한 귀한 새로 생물분포 및 분류학적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매년 4∼5월 인적 없는 숲속 먼동이 틀 때 “투투투투투투투투, 투투투투투투투투” 2번씩 들리는 산울림이 정막 을 깨운다.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보면 멀리 소나무 고목에서 크낙새 수컷이 나무 뒤에 숨었다가 날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크낙새의 수컷은 크기가 약 46㎝ 검은색이며, 가슴과 배 쪽이 흰색이고 이마에서 머리꼭대기, 뒷머리가 진 홍색으로 딱다구리과에 대형 조류로 세계에서 한국과 일본에만 살고 있다. 이것이 학계에 알려진 것은 1879년 트리 스트람이라는 사람이 일본 대마도에서 채집한 한 마리가 최초였고, 한국에서는 1886년 폴란드 사람 카리노우스키가 경기도에서 채집한 것이 최초의 기록이다. 그 후 일본은 1961년부터 1976년까지 조사를 했지만 대마도에서는 절종되 었다고 보고했다.

현재 크낙새는 세계적으로 보호를 받고 있는 새로, 국제자연보호연맹의 절종위기의 동물목록 제2권(적색목록 2, 1966년)에 104호로 등록되어 있고 한국에서는 1960년 12월 3일 크낙새의 서식지로 알려진 경기도 포천군과 남양주시 광릉의 252ha(2,520,000㎡)를 천연기념물 제11호로 지정하고 1968년 5월 30일에는 크낙새 종 자체를 천연기념물 제197호로 지정 보호해왔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소수 집단이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 것 외에는 생태에 관해서 보고된 자료가 전혀 없고 확실한 서식 증거도 없이 막연히 한국의 중부 지역에 존재한다고만 알려졌다. 1974년부터 과거의 번식 흔적을 조사하던 중 1976년 12월에 잠자리 구멍에 출입하는 행동이 목격됐고, 1979년 5월 3일 크낙새 한 쌍이 소나무에 구멍을 뚫고 출입하는 것을 확인한 후 산란부터 둥지를 떠날 때까지 추적조사할 수 있었다.

 

02. 세계 최초로 확인된 부화된지 13일된 크낙새 새끼 수컷 2마리, 암컷 1마리 03. 크낙

새 새끼들에게 먹이는 소나무좀벌레

 

해충만 잡아먹는 익조, 크낙새의 특성

번식 과정에서 크낙새가 선택한 소나무는 100년이 넘는 고목이고 높이가 16미터였는데, 둥우리는 지상 11m 위치 에 깊이 55㎝의 타원형으로 나무를 파내고 밑에는 진흙을 깔고는 3개의 백색 알을 낳았다. 알 품는 14일 동안 암수 는 26% 대 74%, 새끼를 돌보는 26일간은 30% 대 70%로 수컷이 새끼들에게 시중드는 시간 비율이 훨씬 높았다. 낮에 는 암수가 교대로 1 알을 품고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지만, 밤이 되면 수컷은 다음날 아침 암컷이 들어올 때까지 철 저히 새끼들을 돌보는 과정에서 어느 조류에서도 볼 수 없는 부성애가 뚜렷했다. 크낙새의 둥우리 출입시간은 아침 에는 해가 뜬 후 약 2분에 날아가고, 저녁에는 해지기 약 1분전에 들어온다. 종족 유지를 위한 번식기간에 어미들의 소리를 좀처럼 들을 수 없지만 알과 새끼를 품는 교대시간에는 수컷은 둥지 밑에서 “비-익 빅, 비-익 빅”하는 신 호를 보내고, 암컷의 경우는 나무 밑에서 “톡톡톡, 톡톡톡”하며 약하게 나무를 쪼아 신호를 보낸다. 그리고 반드 시 머리를 내밀어 서로를 확인한 다음 교대를 하는 예의 바른 행동을 한다. 그러나 위험이 닥치면 수컷은 특이하고 강한 소리로 “클락, 클락” 또는 “끼∼약, 끼∼약”하는 소리를 낸다. 행동권은 사방 약 2㎞ 반경이고 새끼들에게 먹이를 줄 때 어미 새는 항상 먹이를 삼키고 와서 토해먹인 후, 새끼들의 배설물을 입 속에 넣고 날아가다가 숲속에 버리므로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

새끼들의 먹이는 소나무좀벌레를 비롯해 개미와 개미 알, 또 장수하늘소 유충과 지네류 등 두꺼운 나무껍질 속에 살면서 인위적으로 구제하기 힘든 애벌레들을 긴 부리와 혀로 찾아낸다. 또한 크낙새가 번식하고 있는 둥지는 말벌·다람쥐·박새·올빼미·원앙·파랑새를 포함한 20여 종의 침입종이 접근할 때 결사적으로 방어하는데, 이중 파랑새는 크낙새 새끼들이 둥우리를 떠나기 직전까지 괴롭히는 행동을 보인다. 한편 어미는 층층나무에 거꾸로 매달려서 열매를 따먹고, 오래된 밤나무나 쓰러진 고목에서 먹이를 찾다가 물가에서 온몸 에 물을 묻혀 둥지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서식지 파괴와 보호관리

크낙새는 인위적으로 구제하기 힘든 소나무좀벌레, 개미와 개미알, 하늘소 유충이 서식하는 죽은 나무에 의존하 고 있으므로 이들 나무가 보존된 곳에서라야 살 수 있다. 크낙새의 둥우리나 잠자리를 괴롭히는 박새·올빼미 ·원앙·파랑새와 같은 경쟁자들의 경쟁을 줄이기 위해서 현재 남아있거나 버려진 나무 구멍은 다른 종 과 경쟁을 줄이기 위해서 모두 자연 상태로 방치해 두고 다양한 인공새집을 제작해줘야 한다. 크낙새가 즐겨먹는 층 층나무와 같은 종자식물과 물가에서 500m 이내 고목의 묵은 구멍은 잠자리 둥우리로 이용하므로 절대적으로 보호되 어야 한다. 또 과거의 크낙새가 서식하던 숲들이 산림보호 명목으로 고사목(枯死木)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자연숲이 아닌 인공적인 숲으로 변하고 있는데, 이것은 크낙새에게 먹이공급원이 차단되는 일인 만큼 활엽수와 침엽수 같은 고목들은 절대적으로 보존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세계에서 한국에만 살았던 크낙새는 불과 30∼40년 전만 해도 우리들과 공존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소음과 진동, 각종 휴양시설의 증가와 야간 불빛 등의 요인들로 경계심이 강하고 소심한 크낙새는 다시 볼 수 없는 지역으로 떠나 고 말았다. 그러나 언젠가 어디선가 다시 한 번 숨바꼭질하며 찾아올 크낙새의 환상적인 모습을 기대해본다.

 

글·사진 함규황(경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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