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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햇빛이 머물고 바람이 노니는 소금밭, 사람이 산다!
작성일
2016-06-02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1672

햇빛이 머물고 바람이 노니는 소금밭, 사람이 산다! 등록문화재 제360호 신안 증도 태평염전 140만 평의 드넓은 갯벌 위로 뜨거운 초여름 햇살이 내려앉는다. 햇빛과 바람, 그리고 사람이 일궈낸 15,00t의0 천일염이 꽃을 피우고 있는 신안 증도의 태평염전. 자연과 인간이 함께 수확한 소금에는 우리네 삶의 진한 짠내가 묻어난다. 국내 최대의 단일 염전이자 전통방식 그대로의 천일염을 지켜내고 있는 그곳에서 ‘느림’ 그대로의 순리에 취해보고자 한다. 태평염전 전경

국내 최대 단일 염전 ‘태평염전’

새벽부터 발길을 재촉한 덕분에 태평염전의 색다른 얼굴과 마주한다. 새벽녘 텅 비어 있는 듯한 드넓은 염전은 무게를 가늠할 수 없는 해무(海霧)만이 자욱하게 깔려 있다. 해가 들면서 차츰 제 모습을 찾아가는 태평염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장관은 3㎞에 걸쳐 길게 줄을 선 소금창고다. 67개의 소금밭만큼이나 장관이다. 규모가 큰 만큼 태평염전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은 국내 생산량의 5~6%를 차지한다.

금과 같이 귀했다는 소금. 태평염전의 탄생은 한국전쟁 후 피난민 구제·정착과 국내 시장의 소금 생산을 증가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됐다. 본래 증도는 전증도와 후증도로 나눠져 있었고 이두 지역을 둑으로 연결하면서 그 사이에 조성된 갯벌이 바로 국내 최대 단일 염전인 ‘태평염전’이 된 것이다. 매년 15,000t의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고 그 면적은 여의도의 2배 규모이다.

01 태평염전의 풍경 02 국내 최고 염생식물원 03 소금 박물관 내, 소금 성분 모빌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소금 생산을 끊임없이 유지하고, 천일염을 보존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으며, 근대문화유산으로도 보존 가치를 인정받아 2007년 11월 등록문화재 제360호로 지정됐다. 염전 내에는 목조 소금창고, 석조 소금창고, 염부(鹽夫)들의 사택, 목욕탕 등의 건축물이 있다. 일부는 개정해서 소금 박물관으로 개관하여 소금의 역사와 생성에 대해 살펴볼 수 있어 가족단위나 학교 단체로 증도를 자주 찾고 있는 편이다. 지키기만 하는 문화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지고 직접 체험해보는 옛 문화인 것이다. (소금 박물관 또한 등록문화재 제361호로 지정되어 있다.)

새까맣게 그을린 탄탄한 염부의 피부와 깊게 패인 주름은 게으름 모르고 그저 햇볕 아래서 바람과의 끝없는 대화를 주고받으며 ‘자연 그대로의 천일염’과 함께 세월을 먹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증도가 세계슬로시티로 지정되는 데도 태평염전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인류의 생명을 위해 갯벌 염전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그에 따라 국제슬로시티연맹은 증도를 아시아 첫 슬로시티로 지정했다.

천혜의 아름다움 ‘염생식물원’ & ‘우전해변’

태평염전에 갔다면 국내 최고의 염생식물원을 놓쳐서는 안 된다. 유네스코 생물다양성 보전지역으로도 지정되어 있으며 이곳은 함초, 나문재, 칠면초. 해홍나물 등 70여 종의 군락이 색색이 어우러져 있다. 대부분이 소금기가 많은 땅에서 잘 자라는 종이라 할 수 있다. 나무 데크로 되어 있는 식물원 탐방로를 걷다 보면 짱뚱어, 칠게, 방게, 고동 등 반가운 갯벌 생물도 만날 수 있다. 갯벌을 벗어나 한국의 발리라 불릴 정도로 이국적인 풍광을 자랑하는 우전해변으로 향해보자. 에메랄드빛 바다와 드문드문 놓여 있는 파라솔은 동남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곳을 제대로 즐기려면 우선 바닷길을 따라 걷다가 돌아올 때는 해송 숲길을 지나는 것이다. 소나무 10만여 그루가 한반도 모양을 하고 있어 일명 ‘한반도 해송 숲’이라고도 하다. 모래바람을 막기 위해 조성한 솔숲이 지금은 느림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산책길이 됐다.

04 한국의 발리라 불리는 ‘우전해변’ 05 한반도 해송 숲

자연과 하나 되어 소금을 만드는 사람들과의 만남은 물론 천혜 자연을 날 것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갯벌과 해변이 가진 매력 때문에 누구나 증도를 또다시 찾게 될 것이다. 또한 소금전망대 아래 소금 가게, 소금 레스토랑, 소금 아이스크림 등 소금으로 이색적인 맛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지나치지 않도록 하자.

Tip. 소금 박물관 & 염전 체험장

초창기 창고로 쓰던 곳을 소금 박물관으로 개조해 소금의 역사와 문화, 미네랄 소금, 지구촌 소금여행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또한 박물관 옆 체험장에서는 장화를 신고 고무래로 대파질을 하며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글‧최용미 사진‧안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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