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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시 찾은 공산성에서
작성일
2015-09-01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2527

다시 찾은 공산성에서. 백제의 도읍이 공주였을 때 수도 공주를 수호했던 백제의 산성.
금강변 야산의 계곡을 둘러싸고 있는 공산성은 위례성에 수도를 두었던 한성백제 이후 63년간 웅진시대의 중심지였다.
울창한 숲과 금강을 끼고 동서로 뻗은 성곽을 따라 아름다운 풍광이 이어져 있 어 걷는 내내 조금도 지루하지 않다.
그 풍경 너머 백제의 옛 모습을 상상하며 걸으면 1시간 남짓이 금방 지나간다. 01. 공산성은 기원전 18년 건국 이 래 한강유역에 터 잡았던 백제가 고구려 장수왕의 남진정책에
밀 려 천도한 곳이다. ⓒ문화재청

 

우리 일행은 지난 해 5월 공산성에서 아침 해를 맞으며 풋풋 한 공기의 향내를 덤으로 담고 싶은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새벽길을 나섰다. 이른 아침 안개에 싸인 공산성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자 자그마한 위용에서 피할 수 없는 국운으로 인해 이곳으로 천도한 문주왕의 속 터지는 아픔이 느껴졌다. 기원전 18년 건국 이래 한강유역에 터 잡았던 백제가 고구려 장수왕의 남진정책에 밀려 천도한 곳이 바로 공산성이다.

지난 날 백제의 흔적을 찾고자 우리는 백제의 도성이자 조선시대 지방행정의 중심지였던 공산성을 거닐고 싶었다. 삼남의 관문이었던 진남루, 수문병 근무 교대식이 열리는 금서루, 공산지의 기록을 근거로 복원한 영동루, 강의 남북통로였던 공북루를 둘러보며 생각에 잠겼다. 한참을 보낸 후 다시 돌아보니 안개가 걷히기 시작했다. 멀찍이 계룡산과 차령산맥이 훤칠하게 서있고 길 아래로 비단결 같은 금강이 찰랑거렸다. 금강에 비친 아침 해의 붉은 빛이 주변 풍광을 물들이며 지난날의 백제사를 밝게 비춰주었다.

02. 03. 지난 해 12월 다시 찾은 공산성의 겨울 풍경. 금강 물결에 감싸인 공산성은 간밤에 내린 하얀 눈으로 아름다움과 애잔함이 버무려져 있는 듯 했다. ⓒ김형숙

 

계절은 뜨거운 여름과 볕 좋은 가을을 지나 겨울이 되었다. 봄날 백제문화를 찾아 나선 여정에서 만났던 공산성을 다시 찾은 건 지난 12월. 눈 내린 겨울엔 어떨까? 기대 속에 찾아간 공주에서의 이른 아침, 일행을 뒤로 하고 혼자 공산성을 찾았다. 공주에 들르면 꼭 다시 가고 싶었다. 금강 물결에 감싸인 공산성의 모습이 봄과는 완연히 달랐다. 지난 밤 폭폭 내린 하얀 눈으로 아름다움과 애잔함이 버무려져 있는 듯 했다. 길 떠난 자만이 맛볼 수 있는 이른 아침의 풍광에 시린 손을 비벼가며 셔터를 눌렀다. 바로 이 순간 수비에 철저하고 내부 결속이 단단해야 할 성곽의 모습에서 우리가 제대로 지키고 주인 노릇을 하며 이웃과 오늘을 가꾸는 꿈을 그려보았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고소한 콩고물로 덮인 인절미를 나눠 먹어본다. 담뿍 담아주시던 할머니의 손이 고맙다. 이괄의 난을 피해 공주로 갔던 인조에게 임서방이 진상했다는 그 절미한 떡을 그리며 공산성의 가을과 야경을 보러 또다시 가리라.

 

독자참여 안내,[문화재 사랑과 만나다] 코너는 독자 여러분이 만드는 코너입니다. 여행에서 만난 문화재, 내가 가장 사랑하는 문화재, 우리 역사의 흐름을 알 수 있었던 박물관 등 문화재와 관련된 독자 여러분의 기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해진 주제는 없으며 문화재에 관한 소중한 이야기,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언제든지 보내주시면, 기쁜 마음으로 지면에 싣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양식에 맞는 원고와 사진을 연락 가능한 전화번호와 함께 보내주세요. · 원고분량 : A4용지 기준 1장(10pt) · 사진 : 해당 여행 관련 사진 5매 이상 · 보내실 곳 : 문화재청 대변인실 <문화재 사랑> 담당자(chloveu@korea.kr)

 

글. 김형숙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북아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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