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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파나마모자로 불리는 시원한 수제 모자
작성일
2015-07-02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6395

파나마모자로 불리는 시원한 수제 모자, 에콰도르 또끼야 밀짚모자의 전통 공예. 일반적으로 파나마모자(Panama Hat)로 알려진 모자의 원산지는 에콰도르이다. 에콰도르에서 ‘또끼야Toquilla’라는 부채 모양의 열대식물의 줄기에서 섬유를 뽑아 수작업으로 만든 모자이다. 스페인어로는‘솜브레로 데 빠하 또끼야 몬떼끄리스띠(Sombrero de Paja Toquilla Montecristi, 몬떼끄리스띠 짚 모자)’인 데, 일반적으로 ‘솜브레로 데 또끼야(Sombrero de Toquilla 또끼야 모자)’라고 한다. 에콰도르의 전통적인 또끼야 짚 모자 생산양식(Traditional Weaving of the Ecuadorian Toquilla Straw Hat)은 2012년 인류무형문화유산(The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으로 등재되었다.

01. 파나마모자로 불리는 또끼야 밀짚모자는 에콰도르의 해안에서 자라는 야자나무 섬유로 짠 모자로,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며 모자 하나를 만드는데 16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유네스코(UNESCO)

 

유명인사들이 사랑한 에콰도르의 수제 모자

에콰도르의 수제 모자가 파나마모자로 유럽에 알려진 것은 1630년부터이다. 이 에콰도르 모자를 ‘파나마모자(Panama Hat)’라 부르게 된 것은 파나마를 통해서 미국 및 유럽 국가 등으로 전해지면서 파나마모자로 잘못 전해진 때문이다.

파나마모자가 국제적으로 인기를 모으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중엽으로, 미국의 골드러시Gold Rush 시절 파나마 지협을 통해 미국의 캘리포니아로 가던 여행객들이 파나마에서 이 모자를 구입하여 사용하면서 파나마모자로 잘못 전해지게 된 것이다. 또한 1906년 파나마 운하 건설 당시 미국의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 대통령이 파나마를 방문하였을 때 이 모자를 쓴 모습이 보도되면서 국제적으로 유명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어네스트 헤밍웨이(Ernest Hemmingway),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해리 트루먼(Herry Truman), 폴 뉴먼(Paul Newman) 등 유명인사들이 이 모자를 애용하였다.

‘에콰도르Ecuador’는 ‘적도’라는 의미로, 실제 적도가 이 나라 수도 끼또Quito시의 근교를 지난다. 모자의 주재료인 또끼야는 에콰도르 해안지방, 특히 마나비Manabi주에서 자란다. 이 주의 몬떼끄리스띠 Montecristi시의 기후는 파나마모자 생산에 가장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

파나마모자는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며, 모자 하나를 만드는데 크게 3단계의 손을 거친다. 첫째는 원료인 또끼야toquilla를 수확하여 또끼야 짚 또는 히삐하빠 팜jipijapa palm을 만들고, 둘째는 수작업으로 반제품을 만들며, 셋째는 판매할 수 있도록 모자를 완성한다.

02. 파나마모자가 수세대에 걸쳐 인기 있는 이유로 친환경제품이라는 점과 가벼운 착용감, 말아서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편의성 등을 꼽을 수 있다. ⓒ유네스코(UNESCO) 03. 해안이나 고산지역의 농가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가족 전통으로서 파나마모자를 제작하고 있다. ⓒ유네스코(UNESCO)

 

16단계를 거쳐 수작업으로 정교하게 제작되는 모자

모자가 완성되기까지 세부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총 16단계를 거치게 된다. 또끼야 재배-수확 재료 선별-또끼야 삶기-삶은 또끼야 건조-모자를 만들 수 있는 또끼야 선별-수작업으로 모자 챙 부분직조-모자 모델 유형에 따라 반제품 제작-모자 상단 부분 제작-마감 손질(또끼야가 삐져나온 부분을 찾아 잘 다듬는 작업)-모자 세탁 : 작업 중 생긴 얼룩 등을 지움-모자 색을 내기 위해 콘테이너에 넣고 찜-대기에서 자연 건조-티를 고르기 위한 다듬이 질-다림질-수요자의 취향에 따라 모자 형태 완성-모자 포장.

모자 제작의 첫 단계인 또끼야 재배에 대해 살펴보면, 또끼야는 1.5~2m 정도 자라는데 파종 후 3년 정도가 지나면 또끼야를 수확해 가느다란 잎줄기 섬유조직을 분할하여 규격과 굵기 별로 분류한다. 그런 다음 또끼야 짚을 냄비에 넣고 장작, 유황과 숯으로 5초정도 끓이면 자연 베이지색을 내게 된다. 또끼야 짚을 그늘진 곳의 빨래 줄에 걸어서 완전히 건조시키면 모자를 짤 수 있는 준비를 모두 마치게 된다. 이후 좋은 모자를 만들기 위해 또끼야 짚을 색조 및 크기별로 분류하여 선별하여 모자를 만들게 된다.

파나모자이미지

완성된 모자는 제작과정에서 묻은 때나 얼룩을 제거하기 위해 물세탁을 한 후 다시 건조 시킨 다음 다리미질을 하여 원형을 유지하도록 한다. 근래에 와서 여자용 모자는 염색을 하기도 하지만 파나마모자의 자연색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 염색보다 본래의 자연색을 더 많이 유지하고 있다.

특히 모든 과정은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고급 모자 1개를 만드는데 45일이 걸리며, 최고급상품은 모자 모델에 따라 1개 제작에 4~6개월이 소요되기도 한다. 파나마모자의 품질은 정교한 정도 따라 결정되므로 직조를 하는 각 줄마다 포인트 수가 정확한 것을 고급 모자로 인정하며, 고급 모자를 짜는 사람들은 전통 기능보유자로 인정받는다.

한편 대부분 해안이나 고산지역의 농가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가족 전통으로서 파나마모자를 제작하고 있다. 파나마모자의 제작 기술은 아이들이 집안에서 어른들이 모자를 만드는 모습을 보고 모방함으로써 전승이 이루어진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또끼야 짚을 친숙하게 다루고 놀이에 사용하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술을 익혀가고 나중에는 주도적으로 모자를 짤 수 있게 된다.

04. 삶은 또끼야 줄기를 건조하는 모습. ⓒ유네스코(UNESCO)

 

파나마모자 기술의 전파와 전승

해안에서 시작된 파나마모자 기술이 산악지역까지 전해져 전국적으로 퍼진 것은 19세기 말 국가가 경제 위기에 대응하여 시행한 정책 덕분이다. 해안지방인 마나비 주의 파나마모자 공예가들을 아수아이 주에서 고용하여 의무교육을 통해 이 기술을 널리 가르쳤다. 이를 통해 기술이 남부의 고산지역에 정착하게 되었고, 기술을 배우는 과정이 지역민들 사이의 동질감을 형성하는데 기여하면서 세대를 이어 전승이 계속되고 있다.

파나마모자가 수세대에 걸쳐 인기 있는 이유는 첫째 소재가 천연섬유로 친환경제품인데다, 착용감이 가볍다는 데 있다. 둘째 말아서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편의성이다. 셋째 색조가 옅은 베이지 계이기 때문에 여러 색조의 의상에 잘 어울린다. 넷째 통풍이 잘되어 시원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더운 지방에서 인기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젊은 세대들이 다른 생계수단을 찾아 지역을 떠나고, 기술을 전승하는 데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으며, 제품의 품질보다는 생산량과 이윤만 늘리려는 현상이 나타나는 등 부정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전 인류적인 관심과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05. 또끼야는 1.5~2m 정도 자라며 파종 후 3년 정도 지나면 또끼야를 수확해 파나마모자 재료로 사용한다. ⓒ유네스코(UNESCO) 06. 또끼야 짚을 냄비에 넣고 장작, 유황과 숯으로 5초정도 끓이면 자연 베이지색을 내 게 된다. ⓒ유네스코(UNESCO)

 

※ 참고 자료
·Ecua-Andino Genuine Panama Hats La Leyenda(순수 에콰도르-안데스의 파나마모자 이야기)
·Clima de Montecristi ayuda en Confeccion de Sombreros(몬떼끄리스떼 기후가 모자 제조에 도움) 2015. 2. 20 EFE 기사

 

글. 심국웅 (前주 에콰도르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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