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사람들은 자신의 고장이 배출한 시인 김영랑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장흥으로 통하는 영랑사거리에 서있는 그의 동상에도, 모란슈퍼, 모란미용실, 영랑화랑 등 읍내 곳곳에서 눈에 띄는 가게 이름에도 지역민들의 영랑 사랑을 알 수 있다.

영랑생가에 대한 강긴 사람들의 애정은 두말할 나위 없다. 강진읍 남성리 군청 인근, 영랑이 태어난 집이다. 그가 떠난 후 몇 차례 집주인이 바뀌면서 일부 원래 모습이 변하기도 했지만 1985년에 강진군에서 매입해 원형에 가깝게 복원해 관리하고 있다. 뛰어난 지식과 재능을 갖춘 ‘김영랑의 생가’라는 역사적 가치와 함께 전통한옥과 근대 건조물의 이행기인 20세기 초반 가옥으로서 문화변용의 형태도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더불어, 이곳은 영랑의 문학적 세계를 후손에게 길이 체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에 강진군은 영랑생가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문화유산을 활용해 지역문화를 진흥시키기 위한 문화재 활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영랑생가, 인문학과 소통하다’라는 타이틀로 진행되는 본 프로그램은 문화유산을 활용해 매달 테마가 있는 인문학 강좌 등을 진행함으로써 문화재의 가치를 재인식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더불어 문화적으로 소외받는 지역민에게 문화체험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다.

특히 본 프로그램은 영랑생가를 문화재 교육의 장으로 삼아 매월 테마를 달리한 퓨전 문학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데 그 특징이 있다. 4월~11월 첫째 주 수요일에는 성악가, 바이올리니스트, 연극배우, 화가 등의 인문학 강의로 구성되는 ‘영재 인문학 교실(초등생 대상)’이, 둘째 넷째 주 토요일에는 김영랑 시인의 시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미술창작지도 프로그램 ‘영랑생가와 미술의 만남(일반인 대상)’이 영랑생가 일원에서 진행된다. 또 5월 2일~10월 31일까지 시문학파기념관 북카페에서는 ‘영상으로 보는 영랑생가 사계’라는 제목으로 영랑생가의 사계절 사진 전시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매월 새로운 프로그램이 계획되어 있는데, 5월에는 16일~17일 양일간 ‘시와 음악이 흐르는 영랑생가(청소년, 일반인 대상)’, 6월에는 매주 목요일마다 ‘영랑생가, 인문학과 소통하다(일반인 대상)’라는 제목으로 인문학 콘서트를 개최한다.

본 프로그램의 특징은 문화재 안에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학교 밖 열 린 교육을 제공해준다는 점이다. 또한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주민들에게 시와 음악, 사진, 그림 전시회 등 다양한 인문학적 프로그램 체험의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점도 큰 특징이다.

강진군은 ‘영랑생가, 인문학과 소통하다’를 지속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영랑생가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재창출하여 교육, 문화, 관광자원으로써 활용가치를 높이고, 문화적으로 소외받은 지역민들에 대한 문화체험 기회를 더욱 확대 제공할 계획이다. 영랑생가는 이러한 강진군의 노력과 지역민들의 참여 속에 밖에서 바라만 보는 문화재가 아니라 그 안에서 직접 즐기고 소통하는 문화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 이채윤 사진. 강진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