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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투박함 속의 세련됨
작성일
2019-07-02
작성자
문화재청
조회수
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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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함 속의 세련됨

우리는 화려한 것이 곧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한껏 치장하고 꾸며야만 세련된 것은 아니다. 우리조상은 소박한 것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투박하면서도 은근히 우러나는 우아함을 사랑했다. 로마네스크 양식에 한국 전통 건축기법을 조화시킨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창문이 거의 없는 두꺼운 벽과 굵은 기둥이 빚어내는 투박함 속에 황금빛으로 빛나는 모자이크 벽화는 더욱 성스럽고 찬란한 아름다움을 전한다. 구한말 대표적 우국지사인 면암 최익현 선생의 초상에는 화가 채용신의 근실한 화격이 배어 있다.


기교 없이 담백하게 그렸기에 그 세련된 화면 구성이 더욱 돋보인다. 살림집에서 음식을 담아 먹던 옹기는 또 어떤가. 자연으로부터 흙, 물, 바람, 불을 빌려 장인의 손길로 만든 그 모양새는 더없이 순박하고 우아하다. 자연에 깃든 순수한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토우는 정교한 표현을 생략하고 과감할 만큼 대상의 순간적인 모습만을 포착해 투박하지만 그 속에 힘이 넘치고, 여인의 한숨과 같은 서글픔이 깃든 정선아리랑은 잔잔한 흐름 속에 미려한 감성을 더욱 인상적으로 전한다. 인위적인 장식은 과해질수록 오히려 아름다움을 가린다. 우리조상의 삶 속에는 투박하면서도 세련된 미학이 담겨 있었다. 그 심오한 미학이 깃든 문화재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깊이 있게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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