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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기고

제목
문화재의 뒤안길(66)- 전통수렵술, 매사냥(서울경제, '20.11.23)
작성자
이성경
게재일
2020-11-23
주관부서
대변인실
조회수
3524

문화재의 뒤안길(66) (서울경제, '20.11.23)


전통수렵술, 매사냥


인류무형유산 오른 가장 오래된 수렵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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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이성경 학예연구사


총이나 활 또는 길들인 매나 올가미로 산이나 들의 짐승을 잡는 것을 사냥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흔히 동물 이름 뒤에 ‘사냥’이라는 말을 붙이면 그 앞에 있는 동물을 사냥하는 대상물로 생각한다.

예를 들면 ‘고래사냥, 꿩사냥’이라고 했을 때 고래와 꿩은 사냥의 대상물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매사냥’에서 말하는 매는 사냥의 대상물이 아닌 사냥의 수단이다.

매사냥은 맹금을 잡아 길들여 사냥에 이용하는 것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수렵 술 가운데 하나이다. 「삼국사기」에 백제 아신왕은 성품이 호매하여 매사냥을 좋아했으며, 법왕 1년(599) 12월에는 살생을 금지하여 집에서 기르는 매와 새매를 전부 놓아주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 충렬왕 시대에는 매의 사육과 사냥을 관리하는 국내 최초로 응방(鷹坊)이라는 관청까지 설치되었다.

매사냥은 우리 선조들의 생활문화뿐만 아니라 현대문화 속 어휘에서도 쉽사리 찾아볼 수 있다.

눈보라에서 사용된 접미사 ‘보라’는 보라매가 긴장을 풀고 앞가슴 털을 활짝 터는 모습과 사냥에서 먹이를 낚아챌 때 흩날리는 앞가슴 털에 대한 형상화이고, ‘옹골지다’는 응골(鷹鶻)에서 기원을 둔 어휘로 매가 야무지게 사냥하는 것에 대한 비유이며, 속담 중 ‘시치미 떼다’라는 뜻은 자기가 하고도 안 한 척하거나, 알고도 모르는 체할 경우에 쓰인다.

여기에서 시치미란 매사냥에 쓰이는 매의 이름표를 말하는데, 주인의 이름을 써서 매의 꽁지에 달았던 시치미를 떼고, 매의 주인이 나타나도 모르는 체 한데서 유래한 말이다.

매사냥은 2010년 한국 등 11개 국가의 공동 노력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이때 제출한 공동등재 신청서는 내용의 충실성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의 공동 노력으로 이루어낸 결실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모범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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