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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기고

제목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재 발굴현장
작성자
박윤정 학예연구관
게재일
2018-01-26
주관부서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조회수
7692

  발굴조사는 과거의 역사와 문화상을 밝혀내는 아주 중요한 학술적인 작업이다. 그러나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아닌 보통의 사람들에게 발굴조사는 자신들의 삶과 가까운 곳의 이야기는 아니다. 발굴조사 현장은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찾아가기도 쉽지 않고, 접근하기는 더욱 쉽지 않은 곳이다. 오히려 발굴조사는 집을 짓기도 어렵게 하고 개발도 어렵게 만드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특히 경주시민들처럼 항상 주변에서 발굴조사가 이루어진다면 더욱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발굴조사가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것이라면, 발굴조사가 아무리 좋은 학술적인 성과가 내놓는다고 해도, 결국 반쪽에 그칠 수밖에 없다. 시민들이 함께하지 못하는 발굴조사는 학계라는 틀 속에만 갇히게 되고, 오늘날의 문화적 현상에 거의 기여하지 못하는 것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즉 시민들에게 발굴조사 현장은 문화공간으로 인식되기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박물관처럼 발굴조사 현장도 시민들에게 문화공간으로 역할을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물론 발굴조사 현장에서 유적과 유물의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전제아래에서 말이다.

   2014년 12월 경주 월성 발굴조사를 시작하면서 시민들에게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발굴조사 현장을, 어떻게 하면 가깝게 느껴지도록 만들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이런 고민의 결과로 경주 월성 발굴조사 현장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처음으로 2016년 3월에 “천년 궁성, 월성을 걷다.”를 시작하였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답사프로그램이었다. 발굴조사 현장을 개방하여 시민이 현장 내부를 둘러볼 수 있게 하였고, 발굴조사를 담당하는 학예연구사가 직접 설명하였고, 시민의 관심을 높일 수 있는 유물체험, 보물찾기 등의 행사를 병행하였다.

   2개월 뒤쯤에는 “천년 궁성, 월성을 담다.”라는 이름으로 사진촬영대회를 개최하였다. 발굴조사 현장을 일반 시민이 직접 기록하여 시민의 눈높이에서 발굴조사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2017년에도 이어졌으며, 첫해에 500명 정도의 참가자가 다음 해에는 1,000명 정도 참가하여 2배 넘게 늘어났다.

그해 가을, “빛의 궁궐, 월성”이라는 제목으로 낯 시간뿐만 아니라 밤 시간까지도 발굴조사 현장을 둘러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물론 발굴조사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설명과,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유물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였다. 아울러 2017년에는 토크콘서트도 추가하여 보다 풍성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시민의 호응이 점점 높아지면서 2016년 가을부터는 매주 금요일 오후에 발굴조사 현장 내부를 공개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최근에는 “월성이랑”이라는 프로그램도 시작하였다. “월성이랑”은 경주 월성에 대한 단순한 해설에서 벗어나 시시각각 변화는 발굴조사 현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발굴조사의 배경에서부터 발굴조사를 통해 밝혀낼 수 있는 많은 이야기를 “월성이랑”이 연구하고 설명하는 것이다.

   지금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신라왕궁 월성”이라는 제목으로 특별전시도 진행 중이다. 발굴조사는 학술적인 과정이고 행위이긴 하지만 시민이 이해하지 못하고 함께하지 못한다면, 결국 반쪽에 그칠 수밖에 없다. 발굴조사가 불편한 존재가 아닌 현재와 우리 미래세대를 위한 긍정적인 투자로 인식이 된다면 문화재는 자연스럽게 보호되고 보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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